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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靑출신 사칭해 수억 사기···가로챈 돈은 與정치인 계좌로

연합뉴스

연합뉴스

 
수억원대의 체온계 판매 사기 사건에 21대 총선에서 여권의 비례대표 입후보자가 연루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체온계를 팔겠다고 속여 수억원을 가로챈 50대 남성을 조사하던 중 이 돈이 여권의 비례대표로 입후보한 부인의 개인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포착했다. 50대 남성은 본인이 청와대 출신임을 사칭하고 부인의 정치 경력을 내세워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3억원대 체온계 사기 사건

서울 구로경찰서는 14일 비접촉식 적외선 체온계 판매 사기로 고소된 남모(53)씨 사건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입후보자였던 박모씨가 연루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남씨는 지난 4월 초부터 체온계를 팔겠다며 피해자 A씨로부터 총 3억6000만원을 받고 체온계를 납품하지 않아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 
 
경찰은 남씨가 돈을 받은 법인계좌를 압수수색해 조사하던 중 이 돈이 다시 박씨의 개인계좌로 송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박씨와 남씨는 부부 사이로, 박씨는 지난 20대와 21대 총선에서 연이어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입후보했다. 
 

청와대 출신 사칭하며 사기 행각

A씨에 따르면 지난 4월초 남씨는 비접촉식 적외선 체온계 100만개 이상을 개당 5만5000원에 납품하기로 A씨와 계약했다. 계약 당시 남씨는 ‘더OOOOO’ 회사의 대표 자격으로 계약서에 서명했다. A씨는 해당 회사의 법인계좌로 계약금과 물품 대금을 입금했다. 그러나 예정된 체온계 납품은 지켜지지 않았다.

 
A씨가 납품 지연을 항의하자 남씨는 청와대 근무 경력과 정치 활동을 하는 아내를 내세우며 납품을 미뤘다. A씨는 “남씨는 첫 만남부터 본인이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아내 역시 더불어민주당에서 활동 중인 정치인이라 소개했다”며 “아내가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의 한 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고 비례대표로 출마했던 만큼 남씨의 말을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남씨는 지속적으로 A씨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체온계를 납품받기 위해서는 돈을 더 입금하라고 요구했다. A씨는 다섯 차례에 걸쳐 총 3억6000만원을 입금했다.
 

가로챈 돈은 정치인 아내 계좌로

A씨는 지난 5월초 마침내 남씨를 사기 혐의로 구로경찰서에 고소했다. 수사가 진행되던 중 A씨는 경찰로부터 체온계 대금으로 입금한 상당액이 남씨의 부인 박씨의 개인계좌로 송금됐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A씨는 “경찰로부터 2억원가량이 박씨 개인계좌로 송금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서로 공모를 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며 “선거 전후로 박씨의 계좌로 입금된 내 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경찰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기 혐의로 피고소된 남씨의 부인 박씨는 20대 총선과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추천관리위원회 심사를 통과해 일반 경쟁 분야 최종 후보자 40명 안에 들었다. 3년 전 남씨와 박씨의 결혼식에는 박영선 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권미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구로구청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아내 경찰 출석해 조사받아

박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형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내 계좌에 돈이 입금된 사실을 알게 됐다”며 “남편이 왜 내 계좌에 돈을 입금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9일 박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남씨는 “청와대 경호실 시험에 응시했다고 얘기한 적은 있지만 청와대에서 근무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고소인이 오히려 명예훼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법인계좌에 있던 돈을 부인 박씨 개인계좌로 송금한 이유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남씨의 체온계 사기로 인한 피해자가 더 있다”며 “고소가 접수된 남씨의 사기 혐의와 관련해 범행 경위와 자금 흐름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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