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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X' 한번 조사하고 끝인가···‘채널A 의혹’ 한동훈의 분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지모씨가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오른쪽)과 함께 인터넷 방송에 출연했다. 지씨는 카메라에 나오지 않았다. [유튜브 사진]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지모씨가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오른쪽)과 함께 인터넷 방송에 출연했다. 지씨는 카메라에 나오지 않았다. [유튜브 사진]

채널A 강요미수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24일 열리는 가운데 검찰 안팎에서는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제보자 X’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제보자 X로 알려진 지모씨는 이모 전 채널A 기자가 검찰 고위 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이철 전 밸류인배스트코리아(VIK) 대표를 ‘협박’ 취재했다고 언론에 제보한 인물이다. 검찰 내부에서도 강요미수 범죄 성립에 대해 이견이 있었던 만큼 논란을 불식시키려면 사건관계인 모두에 대한 ‘집중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동훈 검사장 “공작 실체가 우선 밝혀져야”

 
15일 검찰에 따르면 이 전 기자와 함께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은 지난 13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한 검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채널A 의혹에 대해서 “소위 제보자 X를 내세워 가짜 로비 명단 제보를 미끼로 기자를 현혹해 어떻게든 저를 끌어들이기 위해 집요하게 유도했으나 실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검사장은 “공작이냐, 협박이냐는 양립할 수 없는 사실관계이므로 공작의 실체가 우선적으로 밝혀져야만 제보자 X 측이 협박 또는 강요미수를 당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다”며 “공작을 기획하고 실행한 쪽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반면 공작의 피해자인 저에 국한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검사장 측은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의 수사가 편파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동훈 검사장이 1월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검사장이 1월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제보자 X 조사 한 번…검찰 내부서도 ‘의심’

 
수사팀은 지난 5월 지씨를 참고인 겸 피고발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지씨가 제출한 자료 일부를 확보했다. 그 이후에는 지씨에 대한 직접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지씨는 자녀 입시 비리 의혹을 받는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며 추가 소환을 거부했다. 다만 전날 본인의 횡령 등 혐의에 대한 전주지검의 조사는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씨와 이 전 대표 사이 ‘메신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변호사 A씨에 대한 조사도 한 차례 진행됐을 뿐이다. 한 시민단체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A씨를 수사 의뢰한 사건은 최근 서울남부지검에 배당됐다. 그러나 관련 사건인 만큼 조만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로 옮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검찰 내 중론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 검사장뿐만 아니라 검찰 내부에서도 수사팀이 공정한 수사를 하고 있는지를 의심하는 눈초리가 있다.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일선의 많은 검사들이 현 수사팀이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수사를 하고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지씨에 대한 수사팀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수사팀의 정진웅 부장검사는 “(의혹을 보도한) MBC에 대한 피고발사건도 수사절차에 따라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제보자를 조사하는 등 치우침 없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서울 종로구 채녈A 광화문 사옥.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채녈A 광화문 사옥. [연합뉴스]

법조계 “양측 다 집중 조사해 진실 밝혀야”

 
애초 수사팀은 대검찰청과 강요미수 혐의 성립에 대해 이견으로 대립한 바 있다. 대검 실무진은 강요미수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반면 수사팀은 혐의가 인정되고, 강제수사 필요성도 있다며 맞섰다. 이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으로 수사팀은 대검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수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수사팀의 주장과 같이 이 전 기자 등에 대해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피해를 입었다는 이 전 대표나 지씨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진술뿐만 아니라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공작인지 강요미수인지 여부를 입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수사팀이 사실상 특임검사급 권한을 갖게 된 만큼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과 같은 강도로 지씨 등에 대한 조사를 벌여야 더는 ‘잡음’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사건 자체만 본다면 해당 의혹은 형사부가 수사하는 고발 사건으로, 양측에 대한 집중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내면 더 문제 될 게 없다”며 “수사팀이 지씨 등에 대해 휴대전화 압수 및 디지털포렌식 등 적극적으로 수사를 전개해 구체적인 증거를 확인해 나가면 밝혀지게 돼 있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강요미수 혐의 성립이 어렵다는 법조계 의견이 많은 상황이다. 수사팀이 지씨 등을 적극적으로 조사해 그에 대한 의문점이 없도록 밝히면 된다”며 “그래야 수사 불공정에 대한 의심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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