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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쏟아지는 반기업 법안들, 민심 검증 거쳐야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

하반기를 맞이하는 기업인들의 심정은 착잡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실물 경제 충격은 갈수록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가을 정기국회에서 반(反)기업 법안들을 무더기로 통과시킬 태세다.
 

정부·여당 입법 몰아치기 움직임
코로나19 실물경제 충격 줄여야

하나씩 따져 보면 상식을 벗어나는 법안들이 매우 많다. ‘이익 공유제’라는 사회주의 법안도 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납품 단가 관련 분쟁이 생기면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정한다는 법안도 있다. 대주주의 감사선임권을 주식 3%로 제한한다는 초헌법적 법안도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런 정책들이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오래된 반재벌 정서에 기대는 것이다. 국민의 다수가 재벌 얘기만 나오면 앞뒤 따지지 않고 불공정과 연결하고 재벌 때리기에 동의할 것이라고 전제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민심은 변하고 있다.
 
민심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사례는 지난 6월 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검 수사심의위원회 권고를 전후한 여론 흐름이다. 쿠키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전국 101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를 보자.
 
이 부회장 불기소 권고에 대해 ‘공감한다’는 응답이 45.4%였고,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37.4%였다. 중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지지정당이 없다’ 또는 ‘기타 정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이들 중에서 찬성이 각각 52.3%와 50.6%였다. 반대는 각각 19.3%와 34.4%에 그쳤다.
 
각계 전문가 150~250명으로 구성된 풀(Pool)에서 무작위로 추출해 구성한 수사심의위의 의견은 찬반 차이가 더 컸다. 13명 중 10명이 ‘기소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고, 이에 더해 수사 중단까지 권고했다. 이런 결과는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대기업에 대해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국민이 늘어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삼성을 비판하던 사람들은 삼성을 ‘무소불위의 강자’로만 간주해왔다. 그래서 약자에 우호적인 여론을 동원해서 삼성을 공격했다. 그러나 이제는 여론이 삼성을 밀어줬다. 삼성도 억울하게 당할 수 있다고 봤고 합리적 판단을 통해 ‘삼성 판정승’을 평결했다.
 
지금 국회에 대거 올라가 있는 반기업 법안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민심 검증’이 필요하다. 180석에 육박하는 절대다수 의석을 기반으로 일거에 밀어붙이려는 여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것은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마치 ‘환부 찾기식 해부 수사’를 밀어붙이는 검찰에다 “제발 그만해 달라”고 아무리 호소해도 통하지 않는 것과 같다.
 
오히려 경제 단체들이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반기업 정책들에 대한 민심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다. 이 여론 조사는 개별 법안별로 따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너무나 많은 법안이 뭉뚱그려져 있어서 언론조차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다. 몇 가지 주요 법안을 추출해서 일반인들이 쟁점을 쉽게 이해하도록 조사 문항을 만들면 이에 대한 생생한 민심이 제대로 드러날 것이다.
 
필자는 그 결과가 삼성에 대한 수사심의위의 여론조사 못지않게 기업에 우호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정부가 재벌 때리기만 하는데 국민은 식상해 있다. 국민은 코로나19가 초래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 것인지에 대한 실존적 답변을 더 듣고 싶어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가 진행되면서 기업이 잘 커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 깨닫게 됐다.
 
반기업 법안들이 민심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민심을 거스르고 있다는 사실이 뚜렷해지면 정부와 여당의 폭주에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 하더라도 민심의 기록은 역사에 제대로 남게 될 것이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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