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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나온다"더니…'유일 희망' 코로나 백신 어디까지 왔나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 제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모형. 이날 미국 상원에서는 미 정부가 추진하는 '초고속작전(Operation Warp Speed)' 논의가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 제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모형. 이날 미국 상원에서는 미 정부가 추진하는 '초고속작전(Operation Warp Speed)' 논의가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전 세계가 '백신 개발'에 사실상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해 봉쇄를 풀자마자 재확산 추세가 나타나는가 하면, 이른바 '집단면역' 을 시도했던 나라들 역시 모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백악관 "올 여름 안에 백신 생산"
미·중 등 전폭적 지원으로 '초고속작전'
현재 23개 백신 후보 물질 임상단계
국내 전문가들 "이르면 연내 가능할 것"
백신 효과, 지속성에 의문 제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 신규 확진자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 신규 확진자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WHO에 따르면 현재 세계 각국에선 160개의 후보 물질을 놓고 경쟁적으로 백신 개발에 나선 상태다. 이 중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간 것만 23개다. 최종 단계인 3상을 진행 중인 것도 2개(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과 중국 바이오기업 시노백에서 개발 중인 백신)다. 이를 근거로 연내에는 백신이 공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한편에선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의 효과를 두고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백신에 대해 제기되는 주요 궁금증을 일문일답 방식으로 풀었다. 
 
Q. 올해 안에 나오나
A. 통상 백신 개발에는 수년이 걸린다. 하지만 지금은 이례적 상황이다. 과거 신약개발에선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지원에다 규제와 절차도 축소하는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전 세계 감염자 수 1위인 미국이 적극적이다. 신속한 임상시험 허가, 임상 1ㆍ2상 동시 진행, 임상시험과 대량생산 동시 진행 등이 대표적이다.  백신 개발 제약사에 지원되는 정부의 자금도 파격적이다. 지난 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제약업체 노바백스의 경우 연내 백신 유통을 목표로 미 행정부가 추진 중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 프로그램에 따라 16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게 됐다.  
 이런 가운데 13일(현지시간) 미국 행정부 고위 관료는 “4~6주 안에 백신 물질 제조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번 여름이 끝날 때는 활발하게 백신을 제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여기에는 백신 후보 물질이 모든 개발 절차를 차질 없이 마친다는 전제가 깔렸다. 또 개발을 마친다 해도 상용화를 위해선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당장 일반인들이 쓸 수 있는 백신이 여름이 끝나기 전 나온다는 의미는 아니란 얘기다. 
 다만 각국의 속도전을 감안하면 국내 의약계ㆍ학계 전문가들도 “영국ㆍ미국 등에서는 이르면 올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일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신의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매일 수천 명씩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비상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과학보다는 정부의 의지가 더 중요해졌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규제를 풀고, 자금을 지원한다면 올해 내로 백신 개발을 완료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공동으로 백신 개발에 들어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현재 임상 3상에 들어간 상태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공동으로 백신 개발에 들어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현재 임상 3상에 들어간 상태다. [로이터=연합뉴스]

 
Q. 백신 개발되면 코로나 종식되나
A. 백신이 빠르게 나온다면 상황을 진정시키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평가다. 프랑스 정부 자문위원인 감염병 전문가 아르노 퐁타네는 12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효과가 있는 백신은 빠르게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코로나19 종식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백신이 나오더라도 100% 효과가 있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역시 현재 개발 중인 백신에 대해 “백신의 면역 효과가 영구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류가 난생처음 접하는 신종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항체가 얼마나 지속하는지, 혹은 면역 작용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아직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 최근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완치된 사람들 상당수가 시간이 지나자 항체가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까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신의철 교수도 “이번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경우 효과와 부작용 등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실패라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뛰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6월 30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했다. 이날 파우치 소장은 "현 상태가 이어진다면 미국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이 나와도 놀랍지 않다"고 경고했다. [신화=연합뉴스]

6월 30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했다. 이날 파우치 소장은 "현 상태가 이어진다면 미국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이 나와도 놀랍지 않다"고 경고했다. [신화=연합뉴스]

 
Q. 속도도 중요하지만 지나친 경쟁의 부작용은 없을까
A.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개발 선점을 놓고 미국과 중국은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섣부른 경쟁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백신 개발로 이어져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마음이 급한 미국 행정부가 식품의약국(FDA)에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백신 후보 물질을 승인하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른바 '백신 민족주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 책임자인 엘스 토릴은 "현재 백신 개발을 나서는 국가들이 공중보건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기본 규칙을 망각한 채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백신인 만큼 시장 논리가 아닌 집단 지성으로 백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Q. 국내 개발 상황은?
A. 지난달 국내 최초로 임상 1상에 들어간 제넥신의 경우 아무리 일러도 내년 초 3상을 시작해, 내년 하반기쯤 백신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영철 제넥신 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우리가 외국 선두업체보다 두 달 정도 출발이 늦었다”며 “국내에서도 미국ㆍ유럽처럼 정부의 파격적인 자금 지원과 더 신속한 임상절차가 진행된다면 백신 개발 일정을 다소 당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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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경민 기자,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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