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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 "환영" 외친 재계, 속내는 “기업 팔 비틀까” 걱정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제7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제7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스마트 그린산단과 의료 인프라 정책엔 박수를 보낼만 하지만,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금주법 폐지처럼 쇼킹한 정책 전환은 없었다.”
 

[현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 대회’을 본 재계 관계자의 평가다. 한국판 뉴딜 정책에 대한상의는 “경제난 극복과 국가 재도약을 위해 매우 적절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무역협회도 “한국판 뉴딜은 선도적인 국가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으로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식적인 입장 외에 개별 기업 얘기를 들어보면 속내는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우선 주요 경제단체장이 행사에 참석했지만 이날 오전까지도 정부는 뉴딜 기본계획조차 이들 단체에 전달하지 않았다.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도 정부 주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풍력·태양광·수소 에너지 전환 등 이날 발표한 그린 뉴딜도 정부가 추진하던 기존 에너지 전환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정부가 160조를 투자한다면서 결국 상당 부분을 기업 팔을 비트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들린다. 실제로 정부는 이날 114조1000억원은 국비로, 나머지는 지방비 25조2000억원, 민간 20조7000억원을 충당한다고 밝혔는데, 민간이 정부 요구에 밀려 어느 부문에 얼마를 투자해야 하는 건지 걱정이 앞선다는 것이다. 한 예로 소프트웨어진흥법 개정안에 대기업 입찰 제한을 풀어주는 '민간 투자형 소프트웨어 사업 도입'을 추진하면서, 대기업들이 해당 사업에 일정 수준 이상을 투자하도록 하는 게 대표적이다. 대기업 입장에선 "사업에 참여하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는 거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하다.
 
뉴딜 정책은 나왔지만, 기업이 체감하는 차가운 경영환경은 바뀔 기미가 없다. 일례로 지난달 출범한 21대 국회는 기업 관련 규제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한 달 새 유통산업 규제 법안만 12개가 국회에 제출됐다. 이중 절반은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으로 현재 대형마트에 적용 중인 의무휴업제를 복합쇼핑몰과 백화점, 면세점 등으로 확대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지원금 사용 대상에서 대형마트가 빠지면서 매출이 10% 가까이 줄었는데 규제 법안이 쏟아지고 있어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뭘 하라고 요구하진 않지만 고용을 챙기라는 묵시적인 분위기도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8일 국내 대형 통신ㆍ포털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만찬을 한 게 대표적이다. 김 실장은 이 자리에서 청년 고용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용기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도 5대 그룹 고위 임원을 만나 청년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로 악화한 환경 속에서 '생존해야 한다'는 숙제를 하기도 벅찬데 정부가 또 다른 숙제를 떠안기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금주법 폐지로 뉴딜을 선언한 루스벨트처럼 문 대통령이 뉴딜 선언에 앞서 구체적인 규제 개혁을 선언했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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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산업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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