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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있어도 극빈층 부모 국가 지원 받는다, 한해 10조 투자

적어도 2년 뒤엔 부모를 돌보지 않는 '능력 있는 자녀' 때문에 노인이 기초생활보장 급여 혜택에서 제외되는 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22년까지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없애기로 하면서다. 신청자의 살림살이 만으로 평가해 지원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연간 10조원 넘게 들어 재정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문재인 "2022년까지 완전 폐지"
부양의무자 기준 걸려 비수급 빈곤층 93만명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2022년까지 완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부양의무자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취임 이후 내놓은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제7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한경 허문찬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제7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한경 허문찬기자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는 부양의무자의 유무에 따라 기초수급 대상자를 정한다. 소득에 따라 생계·의료·주거·교육 등 급여를 지급하는데 소득 기준으로는 대상자이지만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수급에서 제외되는 비수급 빈곤층이 많았다. 아들·딸과 며느리·사위가 있으면 부양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 부양의무자로 간주한다. 
 
해당하는 이들과 실제 교류가 없어 부양을 받지 못해도 규정에 따라 기초수급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시민단체 등에서 기초수급 사각지대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오랫동안 폐지를 요구해온 이유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중위소득 40% 이하이지만 이 같은 규정으로 수급자에 들어가지 못하는 인원은 2015년 기준 9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4년 ‘정말 죄송하다’는 메모와 함께 숨진 송파 세 모녀도 비수급 빈곤층이었다. 복지부의 2017년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소득은 많아야 수급가구 소득의 70%를 채 넘지 못한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해 2017년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해왔다. 그러나 대상을 부양의무자 가구에 노인이나 중증장애인이 있는 빈곤층으로 제한했다. 
 
노인이 노인을 부양하는 ‘노노부양’, 장애인이 장애인을 부양하는 '장장부양' 등에 한정해 부양의무자 조사 없이도 소득과 재산에 따라 기초생활을 보장해준다.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전히 폐지된 것은 4개 급여(주거·교육·의료·생계) 가운데 주거·교육 급여뿐이다.
지난해 7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초생활 보장법 바로 세우기 공동 행동 회원 등이 기준 중위소득 인상과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초생활 보장법 바로 세우기 공동 행동 회원 등이 기준 중위소득 인상과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취지를 공감하면서도 재정부담과 사회정서 문제로 완전 폐지에 다소 부담을 느껴왔다. 2016년 국회예산정책처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할 경우 2018~2022년 연평균 10조1502억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복지부 관계자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대거 의료급여로 들어오면 건강보험 재정은 절약되지만, 정부 예산은 조 단위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양 부담이 빈곤 대물림으로 이어질 경우 더 큰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 우려해왔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초연금 등 보편적 복지에 재정을 투입하는 것보다 부양의무자를 없애 선별적 복지를 더 강화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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