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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책임질 거야" 회사를 떠나고 싶게 만드는 회사의 말 세 가지

 
"당신이 모르는 사이 혹시 이런 말을 하고 있진 않나요?"

"당신이 모르는 사이 혹시 이런 말을 하고 있진 않나요?"

 
지난 6월과 7월 초, 저와 일대일로 마주 앉아 커리어 이야기를 나누는 직장인 분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불안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커리어 방향성을 고민하는 분들도 많았고,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하면 성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분들도 많았는데요.
 
수많은 직장인 분들의 커리어 고민을 듣고 조언을 드리는 일을 하다 보니,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회사의 말’이 있었어요. 직장인들을 당장 떠나고 싶게 만드는 회사의 세 마디 말을 정리해봤습니다.
 

“누가 책임질 거야?”  

 
의류 회사를 다니고 있는 A는 종종 사무실에서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조용한 사무실에 갑자기 천둥 벼락이 내려치는 것처럼, “누가 책임질 거야! 누가 이 따위로 일을 하라고 했어!”라는 말이 울려 퍼진다면서요. 목부터 귀까지 새빨개진 상태로 고개를 숙인 채 동료는 이 말을 듣고 있고,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자리에 앉아 호통치고 있는 풍경. 당장 자신이 당하는 일은 아니지만, 이런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오가는 회사를 언제까지 다녀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고 했는데요.  
 
A의 이야기를 들으며 예전 제 마지막 직장에서의 에피소드가 생각났습니다. 한번은 제가 결정적인 실수를 한 적이 있었어요. ‘회사에서 나가라고 해도 할말이 없다’는 생각까지 하며 상사에게 리포트 했는데, 제 예상과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왔습니다. 
 
그는 “일부러 실수했을 리 없으니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으로 보완할 수는 없을까?”라고 말을 시작하며, 그렇게 하려면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인지 알아보고 빨리 실행에 옮길 것을 요청했어요. 
 
정말 미안하다고 말하는 저에게, 앞으로 누가 이 일을 해도 지금과 같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보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 미안하다는 말은 그만하라는 조언과 함께요.  
 
조직에서 실수나 잘못이 일어나면 그 일은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담당자의 책임일까요, 그 일을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한 바로 위 상사의 책임일까요, 아니면 더 상위 상사의 책임일까요?  
 
가만 생각해보면, 책임 소재를 찾고, 책임을 전가하고, 누군가를 탓하는 것이 사실 가장 쉬운 일이라 우리는 누군가에게 날선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런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얼마나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실패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며 도전할 수 있을까요? 함께 일하는 조직 구성원을 신뢰하고, 그럴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사람이 할 수 있는 실수(Human error)를 시스템으로 보완하고,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인 일이지 않을까요?  
 
질책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질책의 본질은 바로잡는 것이며, 정보를 주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업무 과정에서 무엇이 부족했고,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앞으로 무엇을 보완하고 어떤 점을 노력할지 깨닫도록 하고,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로 그것을 보완할 수 없는지 함께 고민해야 더 성장하는 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원래 하던 대로 해.”  

 
대학 때부터 자신이 원했던 직무를 원하던 회사에서 하게 된 B는, 입사 후 한 달 만에 자신이 이 회사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은 꿈과 환상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5년차인 그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그냥 하던 대로 해”라고 했어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해보려 할 때마다 이전 담당자가 어떻게 진행했는지 찾아보고 하던 대로 하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들으며 그는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다고 느꼈고, ‘내 일은 이 조직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저를 찾아왔습니다.  
 
‘원래 하던 대로’는 쉽습니다. 과거에 어떻게 했는지, 예전 담당자가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그대로 하면 별다른 고민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물론 하던 대로 해야 하는 영역도 있을 수 있습니다. 회사나 조직 구성원의 안전 혹은 리스크와 직결된 영역은 너무 새롭고 신선한 방식이 실제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렇지 않은 일들도 안전과 리스크를 생각하며 ‘원래 하던 대로’를 고수하고 있는 것일까요? ‘귀찮아서, 피곤해서,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는 그 이유에 없을까요?  
 
‘원래 하던 대로’는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서 오히려 더 위험한 방식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가 모르던 세상이 이미 오고 있으니까요. 과거의 경험을 답습하는 것이 우리 조직의 성장에, 혹은 나의 성장에 과연 어떤 도움이 될까요? 이런 조직에서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이 과연 ‘안전’할까요?
 

“왜 그런 일에 시간을 쏟아?”

 
지난주부터 저는 최인아 책방의 최인아 대표와 함께 10년차 이상 직장인분들과의 커리어 코칭 그룹 세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세션에서 ‘회사에서 듣는 가장 맥 빠지는 소리’ 1위로 꼽힌 말입니다. “왜 그렇게까지 해? 그냥 적당히 해. 왜 그런 일에 시간을 쏟아?” 여러분도 혹시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금융 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10년차 C는, 자신은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동료들 눈치에 여기까지만 하고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 느끼는 자괴감이 크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광고 대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15년차 D는 일의 ‘품질’을 생각할 때 자신의 기준에 한참 미달하는데 더 하려고 하는 자신이 조직 내에서 ‘유난 떠는 것’처럼 느껴질 때 의욕이 없어진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저 역시 이 말이 이직 사유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더 할 수 있는데,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이정도면 된다는 말을 들으며 ‘내가 유난인가’ 하는 생각이 든 적도 많았고, 아무리 곱씹어도 ‘이렇게 있으면 도태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 이직을 실행에 옮겼던 적이 있었어요. 일의 기준이 높고,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 회사는 무엇이 다를지 궁금했어요.
 
혹시 우리 회사는 이런 말들로 일 잘하는 사람들을 내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핵심 인재가 회사에서 자꾸 빠져나가고 있다면, 우리 조직 구성원들은 서로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무엇인지 한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의 스토리북 〈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있다〉〈어차피 하는 일, 재밌게 하고 싶어〉와〈일대일 커리어 컨설팅〉프로그램은 폴인의 웹사이트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폴인]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의 스토리북 〈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있다〉〈어차피 하는 일, 재밌게 하고 싶어〉와〈일대일 커리어 컨설팅〉프로그램은 폴인의 웹사이트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폴인]

 

당신도 모르는 사이, 혹시 이런 말을 하고 있진 않나요?

 
여기까지 이 글을 읽는 동안 ‘아, 내가 맨날 듣는 말인데…’ 싶었나요? 이런 말들로 자존감이 낮아지고, 원래 ‘나의 색깔’을 점점 잃고 있는데 버티고 있었나요? 혹시 이런 상황이라면, 무조건 참고 버티지 마세요. 회사가 다 똑같지 않아요. 회사 내 인간 관계가 다 이렇지 않아요. ‘말해봐야 바뀌는 것이 있을까’ 생각하기보다, 나의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꼭 내보세요. 그렇게 하고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으면 더 재밌게 일할 수 있는 곳, 나답게 일할 수 있는 곳을 본격적으로 탐색해보세요. 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충분하니까요.
 
그런데 회사를 떠나고 싶게 만드는 회사의 말은 사실 그 회사에서 일하는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말이기도 합니다. 회사라는 울타리에 가려 명확하게 한 개인이 드러나지 않을 뿐이죠. 혹시 나는 동료에게 이런 말로 상처를 주거나 의욕을 꺾어 놓은 적, 없었을까요? 맥 빠지게 하고, 회의감 들게 만든 적, 한 번도 없었을까요?
 
어느 때보다 우리는 불안하고 변화가 많은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비난하고 헐뜯고 공격하는 쉬운 방법을 택하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스템으로 보완할 수는 없을지 좀 더 생산적으로 고민해보면 어떨까요? 우리의 일과 삶이 조금씩 나아지는 하루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을 마칩니다.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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