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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린] 거래소에 빙의해 애니멀고를 상장심사 해봤다

 

[스존의 존생각]  큰 거래소의 상장, 유의종목 지정, 상장폐지 이슈 등은 코인 시장에 언제나 큰 화제를 몰고 온다. 그리고 투자자들 생각에 ‘이건 아닌데…’일 때에는 논란도 함께 몰고 오곤 한다. 거래소가 일관된 기준에 따라 운영되지 않는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4대 거래소의 상장 심사 기준을 보고 주요 키워드를 추려 보면, ^법률 준수, ^사용처 확보, ^비즈니스 영속성, ^기술적 능력, ^분배 및 운영 투명성, ^팀원 확인 등의 ‘훌륭한’ 기준들이 공통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검토 결과는 늘 미궁 속에 있다.

 

최근 이슈가 됐던 상장 관련 사건은 업비트의 애니멀고(고머니2) 상장이었다. 희대의 사기꾼이 관련됐다던 이력은 소명했다고 한다. 유통량도 문제없다고 한다. 코인원ㆍ업비트에 23% 가량의 물량이 있지만, 백서에는 세일 미판매 물량 등을 매도할 수 있다는 문구가 있다. 최근 업비트 상장 후엔 바이백을 했다며 스크린샷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데 자꾸 배 타고 중국 가 버린, 과거 모 코인 상장 논란을 또 보는 것만 같다. 그래서 제한된 외부 정보를 가지고 거래소에 빙의해서, 애니멀고 상장 심사를 따라해 보기로 했다.

 

#토큰의 사용처: 사용성보다 가격 방어가 우선?

‘애니멀고’ 앱을 설치하고 토큰 용처를 확인해 봤다. 앱 내에서는 현재 GOP라는 포인트만 지원하며, 상장해 있는 GOM2는 환전이 필요하다. GOM2↔GOP 상호 환전은 애니멀고의 웹페이지에서 지갑 생성 후에나 할 수 있다. 앱 내에서 토큰 결제는 가능하나 환전 기능을 넣지 않은 것을 보면, 애초에 애완용품 관련 몰ㆍ미용실ㆍ호텔 등의 결제는 현금이나 카드 결제가 주인 것으로 보인다. 또 토큰을 벌어들일 메인 서비스인 SNS 글 업로드 후 토큰을 받는 기능이 사라져 있어, 사실상 원래 사업 의도대로 토큰을 벌 수 있는 공간은 없어지다시피 했다. 토큰을 벌어들이기 힘드니 가격 방어는 되겠지만, 용처가 애매해졌다. 혹시 사용보다 가격방어에 초점이 맞춰진 토큰이 상장 심사에서 가점을 받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비즈니스 영속성: 사업은 잘 되면 토큰도 잘 나갈까?

애니멀고 팀은 유튜브 방송, 애견샵, 애견미용 관련 사업 등 애완동물 관련한 온/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진행 중이다. 해당 서비스에 대한 결제는 앱에서 사용하는 GOM2의 변환 포인트인 GOP로 가능하지만, 사용하기 쉽지 않다.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TV 출연이나 투자 미팅 등 다양한 소식을 업데이트 하고 있다. 비즈니스 영속성은 토큰과 같이 가야 한다. 토큰의 존재감이 희박한 현 상황에서 애완동물 관련 사업이 지금보다 잘 될 수도 있겠다. 다만, 토큰을 데려갈 것이란 기대는 되지 않는다.

#기술적 능력: 삭제 업데이트는 사람이 없어서?

앱에서 내세우는 기술은 개 혈통 판정, 건강 분석 등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개를 키우지 않는 관계로 애니멀고를 깔고 써 봤다는, 닥스훈트 키우는 밴드를 찾아갔다. 당연히 대부분의 견주는 키우는 개의 혈통을 잘 알고 있고, 재미로 결과를 돌려 봤으리라. 그런데 닥스훈트 모임에서 닥스훈트 결과가 안 나온다는 반응이 속속 보였다. 이 분들은 속아서 개를 잘못 구입한 것인가. 아니면, 인공지능의 현주소가 아직 이쯤인 걸까. 투자자와 거래소가 생각하는 기술의 성숙도에 차이가 있는 것일까.

 

홈페이지는 트라이앵글(기술 스타트업 데뷔 플랫폼) 프로그램 출연 후 리뉴얼됐다. 리뉴얼 전 v4.31 앱 릴리즈를 2019년 12월 11일에 공지했고, 묘하게도 아이폰용은 딱 그때부터 업데이트가 없다(v1.1.0). 안드로이드용은 이후 3월 말 한 차례 업데이트(v4.4)가 있었는데, 관련해 공지가 없었다. 그 이전 3월 다른 공지사항에서는, 애니멀고 SNS에 의미 없는 매크로성 게시글로 GOP를 부정하게 타 가는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기술적 업데이트가 필요하겠지만 현재 앱에서 SNS 기능은 사라져 있어 삭제 업데이트로 추정된다. 혹시 해당 기술 지원이 가능한 인력이 없어졌거나 외주를 중단한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최근 코인원에 상장한 엉뚱한 코인 도메인에서 ‘애니멀고’를 발견한 사건은 이런 의심을 증폭시킨다.

 

#팀 관련 정보: 단 2명만 확인 가능하다

네오로켓 시절 홈페이지에는 12명의 팀원이 공개됐고, 트라이앵글 출연 당시는 해당 팀 구성 상태에서 참여했다. 그런데 현재는 사명이 달라졌고, 대표이사도 바뀌었으며, 해당 팀원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사라져 있다. 코인원 상장 보고서 및 쟁글에서 단 2명을 확인할 수 있다. 팀원 정보는 투명성이 생명이다. 만약 팀원이 크게 줄었다면, 특히 개발/디자인 실무 인력이 줄었다면,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관대한 거래소에 일침을 날려라

해당 코인이 코인원과 업비트에 상장돼 있어 공지가 뭐가 다른지 비교해 봤다. 코인원이 공지에 조금 더 유의미한 정보를 담고 있었다. 상장 당시 3월엔 묻혔지만 지금은 경악할 만한 ‘스마트 컨트랙트 권한’ 관련 위험성 고지를 하고 있었다. 즉, 홀더의 토큰 소각, 임의 생성, 다른 홀더로의 전송 등을 재단에서 다 할 수 있다. 이미 발행량 조작으로 상장폐지된 코인이 있는 현 시점에서 위 내용과 함께 조합해 보았을 때, ‘자체적으로 검토를 마쳤다’고 퉁 칠 일이 절대 아니다. 참으로 관대한 거래소들이다. 

하나의 개미일 뿐이지만, 최근 알트갤러리 발 게시글이 공론화돼 상장폐지까지 가는 사태를 보며 느낀 점이 있다. 우리의 기준보다 거래소가 너무 관대해 보인다면, 우리의 적극적인 클레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엄격함이 코인 시장을 망하게 만들까? 아닐 것이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프로젝트가 상장을 못 하거나 상장 유지를 못 하게 되면, 암호화폐가 궁극적으로 제도권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김태린 블록체인 밋업 정보교류방(https://open.kakao.com/o/gZDWUObb)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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