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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이르게 된 것 사과” 이해찬 메시지, 대변인이 대독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3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청와대 “피해호소인 2차 가해 말라”
통합당 “이제 진실의 시간이 왔다”
정의당 “진실 규명” 진상조사 촉구

강훈식 수석대변인이 이날 오후 5시20분 고위전략회의를 마친 뒤 이해찬 대표의 메시지라며 약 25초간 대독하는 형식이었다. 130자 분량이었다. “박원순 시장의 장례를 마쳤다. 예기치 못한 일로 시정 공백이 생긴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의 아픔에 위로를 표한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사과드린다. 당은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 대표는 10일 박 시장 빈소에서 성추행 의혹 관련 질문을 하는 기자에게 “XX자식”이라고 했고, 이때도 강 대변인이 해당 언론사에 대리 사과했다. 한국기자협회는 13일 이 대표를 향해 “결자해지하라”고 요구했다.
 
결과적으론 이번에도 대리 사과한 모양새다. 다만 여권이 그동안 박 시장 추모에 집중하며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거나 오히려 언급하는 이들을 질타하는 기조였던 것과는 흐름이 달라졌다. “사안의 시급성과 중대성 때문”(강 대변인)이라고 한다. 박 시장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됐고, 성추행 피해 고소인 측이 기자회견을 연 만큼 ‘더는 사과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강 대변인은 “다음 주에 (고소인 측이) 추가 입장을 낸다고 알고 있다. 그것까지 보고 필요하다면…”이라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 진상조사에도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입장 표명은 피해 호소인 측 기자회견이 있은 지 3시간여(오후 5시17분) 만에 나왔다. 이 기자회견이 결국 버티던 여권의 기류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침묵하던 청와대도 반응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처음으로 “피해 호소인의 고통과 두려움을 헤아려 피해 호소인을 비난하는 2차 가해를 중단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피해 호소인과 그 가족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피해 호소인의 입장을 일부분 반영한 메시지다. 하지만 청와대가 고소 건을 박 시장에게 알려줬다는 건 강하게 부인했다.
 
앞서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김해영 최고위원이 유일하게 사과했다. 그는 “당 일원으로서 서울시민과 국민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당 지도부급에서 처음 나온 사과 발언이었다. 하지만 당장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제명하라” “탈당하고 수준에 맞는 당을 찾아가라”며 김 최고위원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
 
미래통합당은 “이제 진실의 시간이 왔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통합당은 ① 성추행 의혹의 실체적 진실 ② 박 시장이 피고소 사실을 알게 된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따지고 나섰다. 통합당 지도부에서는 이날 “영결식이 끝나면 피해자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김종인 비대위원장),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챙기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겠다”(주호영 원내대표)는 메시지가 연달아 나왔다.
 
정의당도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박원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은 형사소송법상의 절차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정부와 서울시, 경찰을 향해 진상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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