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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도질 해줄까" 성폭행 무죄…대법, 조목조목 2심 꾸짖었다

소개팅 어플로 만난 여성을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다시 판결하라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강간 및 감금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바다 가자더니 50분 감금 '악몽'

[중앙포토ㆍ연합뉴스]

[중앙포토ㆍ연합뉴스]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2017년 7월 소개팅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난 여성 A씨와 친한 사이가 됐다. 두 사람은 일주일 간 연락을 주고 받으며 카페에서 만나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이씨는 어느 날 A씨에게 ‘바닷가에 가자’고 제안했고 A씨는 그의 차량에 탔다.

 
하지만 그 뒤 악몽이 시작됐다. 이씨는 A씨가 연락을 잘 받지 않는다는 점 등을 따지며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 A씨의 휴대전화를 강제로 뺏어 남성들과의 관계를 추궁하기도 했다. “너 오늘 나한테 완전히 죽었다, 나 오늘 작정하고 나왔다”는 등의 말도 했다.

 
이씨는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에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내일 출근해야 하니 집에 데려다 달라”는 A씨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가 50분 간 차를 몰고 도착한 곳은 지방의 한 모텔이었다. A씨는 이씨가 계속 욕설을 하고 위협해 어쩔 수 없이 모텔에 들어갔고,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이씨가 목을 조르고 “어떻게 죽여줄까, 얼굴에 난도질을 해줄까” 등의 말을 해 저항할 수 없었다고 했다.

 

"결혼하려했다"는 남자 주장 통했다

1심은 지난해 6월 이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모텔 앞 CCTV에 객실로 들어가지 않으려는 A씨를 이씨가 팔을 잡고 떠미는 듯한 모습이 찍혔다는 점을 들었다. 사건 발생 뒤 국수를 먹으려 들어간 한 식당에서도 A씨가 자꾸 밖으로 나가려는 듯 하고 이씨가 이를 제지하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2월, 2심은 이를 뒤집고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거나 믿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씨가 화낸 이유와 성폭행 당시의 상황, 목을 졸랐는지 여부 등에 대해 수사기관과 법정을 거치면서 말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A씨 목에 상처가 없으며, CCTV 영상에 나타난 둘의 행동을 꼭 성폭행 전후 모습으로 해석할 순 없다고도 했다.

 
당시 모텔 직원과 식당 직원들은 "이상한 점을 못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이들에 대해 “중년의 여자거나 노인이어서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고 했는데, 2심은 그 점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두 사람이 일주일 동안 연락을 수십 차례 주고 받은 점을 봤을 때 “피해자와 결혼할 생각이었다”는 이씨의 주장도 수긍할 만하다고 봤다.
 

대법 "너무 쉽게 피해자 진술 배척"

하지만 대법원은 2심이 너무 쉽게 피해자 진술과 각종 정황 증거들을 배척했다고 지적했다. A씨의 진술이 사소한 부분에서 앞뒤가 안맞긴 해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거짓말이라고 단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새벽 시간에 한적한 장소에 있던 A씨가 주변에 도움을 쉽게 요청하지 못했을 수 있고, A씨가 직장 사람들과 부자연스러운 통화를 한 점 등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여준다고 봤다.

 
대법원은 피해자와 결혼하려했다는 이씨 진술도 배척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잘 살펴보면, 이씨가 주로 장문의 문자를 하고 A씨는 답장을 짧게 하는 식이었다. 이씨는 사건 전후 소개팅 어플 등으로 다른 여성들과 계속 만남을 가졌고, 이번 일과 비슷하게 여성을 협박해 고소당한 전력도 있었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은 공소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항만을 근거로 피해자의 진술을 의심했다"고 밝혔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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