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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해감식팀 "北, 英엔 동물뼈 보냈지만 美엔 그런 적 없어"

DPAA 제니 진 박사가 지난 2018년 북한 원산공항에서 북측이 넘겨준 유해에 관한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 주한미군]

DPAA 제니 진 박사가 지난 2018년 북한 원산공항에서 북측이 넘겨준 유해에 관한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 주한미군]

 

“저희 조부모님은 평안북도에서 내려온 피난민이고, 이후 할아버지가 한국전에 참전하셨거든요. 그래서 송환된 유해를 지켜보는 마음이 남달랐어요. 네 번째 유해 송환인데 처음으로 눈물이 나더군요.”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ㆍ실종자 확인국(DPAA)’에서 한국전 참전 유해 전담 감식팀 ‘코리아 워 팀’을 이끌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제니 진(한국명 진주현) 박사의 말이다.
 
한국전 참전 용사 유해 147구가 지난달 25일 70년 만에 고국의 땅을 밟았다. 우리 정부는 성남 서울공항에서 ‘6·25 70주년 추념식’을 열고 이들을 맞았다. 이 유해들은 북한군이 미국에 보낸 유해 중 감식결과 미군이 아닌 국군으로 판명 난 유해들이다. 유해 147구가 한국으로 돌아오기까지 모든 과정 뒤엔 ‘피난민 손녀’ 진 박사가 있었다. 그는 지난 2018년 북한으로 가 유해를 건네받고, 미국에서 직접 감식을 한 뒤, 유해를 공군기에 싣기 직전 관을 태극기로 감싸는 작업에까지 참여했다.
 
진 박사는 “지난 2012년(12구), 2016년(15구), 2018년(65구)에도 유해를 감식해 한국으로 보냈지만, 이번엔 역대 최대 규모인 만큼 더욱 뜻깊었다”고 했다. 미국 하와이에 거주하고 있는 진 박사와 전화 인터뷰를 해 유해 송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2018년 北이 보낸 유해는 55구 아닌 250구”

한국군 유해 147구를 미국 히캄공군기지 공군기에 실은 모습. [제니진 박사 제공]

한국군 유해 147구를 미국 히캄공군기지 공군기에 실은 모습. [제니진 박사 제공]

 
이번에 고국으로 돌아온 147구 중 77구는 지난 2018년 1차 북·미 정상회담(6·12 싱가포르 회담) 합의에 따라 북한이 미국에 전달한 유해다. 진 박사는 같은 해 8월 직접 북한 원산을 방문해 유해를 받았다. 당시 북한은 유해가 담긴 상자 55개를 건넸다.  
 
진 박사는 “원산에 갔을 때 북한의 ‘뼈 전문가’가 ‘한 상자에 한 사람의 유해가 들어가도록 최대한 개체 분류를 했지만, 55구보단 많을 수 있다’고 했다”며 “실제 감식해보니 55구가 아닌 약 250구고, 이 중 77구가 한국군의 유해였다”고 말했다. 나머지 미군 유해 중 68구는 신원확인 작업까지 마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상태다.
 
그는 “당시 북한이 건넨 서류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끝난 직후 3000명을 투입해 발굴한 유해라고 적혀있었지만, 유해 상태로 봐선 그때 발굴한 게 아니라 어딘가 보관해뒀다가 준 유해가 확실하다”며 “오히려 땅에 오래 묻혀있었으면 뼈가 부식돼 DNA 추출이 잘 안 됐을 텐데, 잘 보관을 해둔 덕에 감식작업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北, 미국에 동물 뼈 보낸 적 없어”

미군이 한국군 유해가 담긴 관을 태극기로 감싸고 있는 모습. [제니진 박사 제공]

미군이 한국군 유해가 담긴 관을 태극기로 감싸고 있는 모습. [제니진 박사 제공]

 
진 박사는 ‘동물 뼈 논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북한이 과거 미국으로 유해를 송환했을 때 사람 뼈가 아닌 동물 뼈를 건넸다는 일부 소식이 있었다. 하지만 진 박사는 “이번에 감식한 유해에도, 90년대부터 지금까지 북한이 미국으로 보낸 유해를 모두 살펴봐도 동물 뼈가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북한이 과거 영국에는 동물 뼈를 준 적이 있지만, 미국에는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당초 2018년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후 미 국방부는 2019년 봄에 유해발굴단을 북한으로 파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색된 북미 관계 탓에 이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진 박사는 “꾸준히 북측에 유해발굴 관련 문의를 하고 있지만 아무런 답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산가족 찾기 참여했던 손주가 감사 인사”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25일 저녁 경기도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유공자 및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디어파사드 및 드론비행이 펼쳐지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25일 저녁 경기도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유공자 및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디어파사드 및 드론비행이 펼쳐지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진 박사는 신원이 확인된 한국군 참전용사의 손주로부터 감사 인사도 받았다고 전했다. 현재 147구 중 7구의 신원이 확인된 상태다. 그는 “손주분께서 어릴 때 할아버지를 찾기 위해 할머니, 아버지와 함께 이산가족 찾기 행사에도 참여하셨다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할아버지의 행방을 알게 됐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진 박사는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겐 평생의 한을 풀어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참전용사가 가족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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