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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잡이의 감’ 대신 데이터…3D 기술로 ‘잃어버린 코’ 복구

[J닥터 열전]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가 두경부암 환자의 얼굴 재건 치료에 사용한 3D 프린팅 출력물을 살펴보고 있다. 김현동 기자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가 두경부암 환자의 얼굴 재건 치료에 사용한 3D 프린팅 출력물을 살펴보고 있다. 김현동 기자

얼굴은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누구나 동그란 윤곽에 눈·코·입을 가지고 있지만 나와 다른 얼굴을 마주하면서 자연스럽게 남을 인식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평범함이다. 얼굴 등 외양이 눈에 띄게 다르다면 일단 거부감을 느낀다. 스스로도 위축돼 스치듯 지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조차 두려워한다. 실제 두개골이 자라지 않는 선천적 얼굴 기형으로 안면이 일그러져 있거나, 암·사고·화재 등으로 얼굴이 심하게 변형되면 사회적 교류도 끊긴다. 평범한 얼굴이 소중한 이유다.
 

얼굴 재건 치료 분야 권위자
3차원 카메라·프린터로 시뮬레이션
가상 수술 하면서 최적 방법 모색
환자마다 개인 맞춤형 수술 가능

정확도 높아지고 효과 예측도
50%서 100%로 높이는 게 목표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50) 교수는 잃어버린 얼굴을 복원해 삶을 되찾아주는 의사다. 없어진 코를 다시 만들어주고, 뒤틀린 얼굴 균형을 맞춰준다. 최 교수는 고난도 얼굴 재건 치료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최근엔 인공지능(AI)에 기반한 3D 카메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사람마다 다른 얼굴의 상태를 세밀하게 계측·분석해 수술 계획을 세우고, 3D 프린터로 출력해 직접 뼈와 뼈·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부드러운 연부 조직 등을 잘라 붙여보는 사전 수술로 이를 검증해 얼굴을 재건한다.
  
얼굴 상태 정확하게 계측 … 데이터로 수술
 
요즘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고 다닌다. 첫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얼굴이다. 대부분 얼굴을 보자마자 순간적으로 그 사람에 대해 판단한다. 남의 얼굴을 미학적으로 판단하는 성형외과 전문의는 어떤 얼굴을 아름답다고 생각할까. 최 교수는 “표정이 살아있는 얼굴이 가장 아름답다”고 말했다. 사실 일반인의 얼굴을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이상적인 얼굴과 대입해 비교했을 때 수치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눈과 눈 사이의 간격, 코 높이 등의 차이는 0.2~0.5㎝에 불과하다. 아름다움은 한 끗 차이다. 실제 눈·코 성형수술 범위는 0.2~0.5㎝, 위·아래 턱 뼈 일부를 잘라내고 교합을 맞춰 얼굴 전체의 균형을 회복하는 양악수술의 범위도 최대 1.5㎝를 넘지 않는다.
 
얼굴 재건 치료는 단순히 외양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뼈는 물론 혈관·근육·피부까지 동시에 옮기는 복합 이식 수술이다. 레고를 조립하듯 우리 몸의 다른 곳에서 재건에 쓸 재료를 확보한 다음 최대한 본래 상태와 비슷하게 겉과 속을 복구한다. 기능적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손끝의 작은 움직임과 순간의 판단이 환자의 얼굴은 물론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따라서 정교하고 체계적인 수술계획이 필수다. 최 교수는 “3D 카메라, 3D 프린팅,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으로 치료할 대상의 얼굴 골격 등을 그대로 출력해 가상 수술을 진행하면 최적의 수술법을 찾는 데 좋다”고 말했다. 수술 정확도가 높아져 치료 결과도 긍정적이다.
 
3D 프린터 같은 의료기술이 얼굴 재건 등 고난도 성형외과 치료를 어떻게 바꿨나.
“개인 맞춤형 수술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객관적 데이터를 토대로 칼잡이의 ‘감’에 의존하던 부분을 최소화한다. 더 정교하고 섬세하게 수술을 준비해서 일관된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여러 첨단 의료기술을 활용하면 어떤 부위·각도로 접근하고, 어떤 뼈를 이용해 재건하는 것이 이상적인지를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결손 부위에 딱 맞는 이식 보형물 제작도 가능하다. 요즘엔 관련 데이터가 쌓여 수술 후 치료 결과까지 예측이 가능하다. 혁신적인 변화다.”
 
암으로 코 전체를 잘라낸 사람의 코를 만들어주기도 했는데.
“그 사람의 피부·뼈 조직을 활용해 코의 안팎을 재건했다. 갈비뼈 연골로 코의 기둥을 세우고, 코 안쪽은 왼쪽 팔목의 피부·혈관을 이식했다. 겉 부분은 얼굴과 가장 비슷한 색·재질을 가지고 있는 이마 피부를 늘려 되살렸다. 전체적인 코 모양은 3차원 카메라로 최적의 상태로 디자인했다. 마지막으로 숨을 쉴 수 있는 기도를 확보하는 콧구멍을 만들었다. 수술 후 코 안쪽 부분에 점막·콧털이 만들어지는 것까지 확인했다. 코의 형태·기능을 모두 복구한 것이다.”
 
얼굴 재건 치료를 위해 최 교수를 찾는 사람의 상태는 제각각이다. 똑같은 두경부암이더라도 암세포가 어디로 퍼졌냐에 따라 치료 범위, 방식이 달라진다. 어떤 사람은 뇌를 감싸 보호하는 이마 뼈 일부가, 또 다른 사람은 코·혀 등이 없는 상태다. 여기에 얼굴의 해부학적 구조, 언어 구사력, 음식 씹는 힘, 호흡 등을 다각도로 반영해 수술을 준비해야 한다. 최 교수는 “두경부암 재건 수술만 1000번 이상 했는데 환자에 맞는 최선의 수술법은 다 달랐다”고 말했다. 그가 얼굴 재건 치료에 각종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한 배경이다. 현재 최 교수가 집도하는 수술의 50%는 이런 기술이 쓰인다. 앞으로 그 비율을 100%까지 늘려 가는 게 꿈이다.
  
모든 수술에 3D 기술 적용하고 싶어
 
선천성 얼굴 기형도 치료가 가능한가.
“물론이다. 3차원(3D)을 기반으로 한 첨단기술은 두개골 조기유합증이나 주걱턱·무턱·안면 비대칭 등으로 변형된 머리·얼굴 뼈(두개안면골)가 정상적인 위치로 교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자르고 붙여야 할지를 계산한다. 개인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최 교수의 최종 목표는 안면 이식(페이스오프)이다. 얼굴 재건을 위한 수술법이 발달해도 눈·코·입이 복합적으로 손상됐다면 형태·기능을 회복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피부가 매우 얇으면서 깜빡거리는 운동성을 가진 눈꺼풀, 완만한 곡선으로 안구를 감싸는 안와 뼈, 피부와 점막의 중간 형태로 말랑말랑한 입술 등과 비슷한 부위는 신체 어디에도 없다. 화상·사고 등으로 얼굴 손상이 심할 땐 재건치료에 쓸 피부·뼈·혈관 등을 찾기도 어렵다. 최 교수는 “간이 완전히 망가지면 남의 간을 이식하듯 얼굴을 잃은 이들에게는 망가진 얼굴 피부를 대신할 안면 이식이 필요하다”며 “의학기술적으로 한국도 안면 이식이 충분히 가능하다. 법적·윤리적 문제만 해결되면 얼굴이 심하게 손상·변형돼 기존 방식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한 이들에겐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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