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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143만표 술렁···내년 4·7 보궐선거 "대선 버금간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뉴스1]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뉴스1]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망하면서 서울시는 서정협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박 시장의 임기가 2022년 6월까지였던 만큼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도 불가피해졌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로 인한 2011년 10·26 보궐선거에 이어 두 번째다.
 
내년 4·7 선거 때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4월 23일 여성 보좌진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며 사퇴했기 때문이다. 4·15 총선 기준 서울과 부산의 유권자는 모두 1143만 명으로 전국 유권자(4397만 명)의 26%에 달한다. 여기에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둔 이재명 경기지사가 유죄를 받을 경우, 경기지사 재선거까지 동시에 열린다. 서울·부산·경기 3곳의 유권자를 모두 합치면 2249만 명, 전국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다. 사실상 전국 선거에 준하는 '매머드급'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셈이다.
 
시기적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다. 이듬해인 2022년 3월 9일 열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로부터 11개월 앞서 치러져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대선 3개월 뒤엔 지방선거가 바로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4·7 선거의 결과가 중앙권력(대선)과 지방권력(지방선거)의 향배를 좌우할 공산이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기지사 재선거 여부는 대법원 판단을 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만약 서울·부산·경기 가운데 2곳 이상 패하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후반기였던 지난 2011년 10·26 재보궐선거가 이와 유사한 사례로 꼽힌다.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하자, 같은 해 12월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과 백용호 정책실장, 김덕룡·이동관·박형준·유인촌 특보가 줄줄이 물러났고 박근혜 비대위 체제가 들어섰다. 당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야권을 승리로 이끈 사람이 바로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지난 2011년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선거캠프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 2011년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선거캠프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따라서 현역 서울시장의 죽음이 가져온 충격이 가라앉고 나면,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고작 9개월밖에 남지 않아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우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들이 출마하려면 내년 3월 8일 이전(선거 30일전)에 장관직에서 내려와야 한다. 4선의 우상호 의원도 이미 직간접적으로 도전 의사를 밝혔다.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와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갑)이 서울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래통합당에서는 나경원·김용태·지상욱 등 서울을 지역구로 둔 전직 의원들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다. 9년 전 박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의 이름도 거론된다. 후보 명단만 보면 준(準) 대선후보급 정치인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역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과 김해영 전 의원 등이 민주당 후보로 하마평에 오른다. 통합당에선 김세연·이진복·이언주 전 의원 등을 유력 주자로 꼽는다. 
 
이와 관련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 정강·정책 개정특위 세미나에서 “갑작스러운 사태가 나서 말씀드리지만, 내년 4월이 되면 큰 선거를 두세 군데에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나 부산시장 보궐선거나 경우에 따라서 또 다른 선거를 전제한다면 대통령 선거에 버금가는 선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이 소속 단체장의 궐위로 생긴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는 게 맞느냐는 논란이 변수다. 민주당 당헌 96조 2항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에는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어서다. 실제 지난 2017년 4월 치러진 전북 전주시 제4선거구 도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이 규정을 적용해 후보자를 내지 않았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부하 직원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면서 사퇴했고,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중대한 잘못’이 아니라고 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상황에서 숨졌다.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더라도 여전히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다만 4·7 보궐선거의 무게감이 여느 재보궐선거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대한 지방 행정 공백을 초래한 것에 대해 집권 여당이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내년 보궐선거 흐름이 대선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공천하지 않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앞서 민주당은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여부에 대해 “8월 이후 새 지도부에서 공천하기 때문에 그때 입장을 낼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표해왔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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