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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혼낸 16세 툰베리가 81세 다보스포럼 설립자에 쓴 편지엔…

올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연사로 초청된 청소년 환경운동 아이콘 그레타 툰베리의 강연 모습. 지난해 처음 이 포럼을 찾은 그는 포럼의 설립자 클라우스 슈밥과 특별한 편지를 주고받았다. [EPA=연합뉴스]

올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연사로 초청된 청소년 환경운동 아이콘 그레타 툰베리의 강연 모습. 지난해 처음 이 포럼을 찾은 그는 포럼의 설립자 클라우스 슈밥과 특별한 편지를 주고받았다. [EPA=연합뉴스]

“어른들은 청년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해요. 여러분의 희망 저는 필요 없어요. 대신 제가 매일 느끼는 공포를 느껴주세요. 그리고 행동해주세요.”

지난해 각국 정상들이 모인 세계경제포럼에 울려 퍼진 스웨덴 출신 청소년 환경투사 그레타 툰베리의 호소다. 당시 열여섯 살 툰베리는 “우리가 사는 집에 불이 났는데 다보스포럼 같은 곳에선 다들 성공담을 늘어놓는다”며 따끔하게 질책했다.  
‘세계경제올림픽’으로 통하는 세계경제포럼은 매해 전세계 정재계 지도자 3000명이 참석하는 최대 국제회의. 개최지인 스위스 동명 도시 이름을 따 ‘다보스포럼’이라 부른다. 이곳에서 툰베리는 지난해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다보스포럼 설립자인, 81세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당시 툰베리의 연설 영상을 공식 상영한 데 더해 손녀뻘 그에게 정중한 손편지까지 썼다.  

2일 개막 서울환경영화제 상영 다큐
세계경제포럼 설립자와 16세 환경 투사 툰베리,
그들 사이 특별한 편지 담은 '다보스포럼'

 

세계 최대 포럼 설립자, 툰베리에 손편지 쓴 이유 

2018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맨 왼쪽)이 글로벌 기업 리더들과 특별 만찬을 가졌다. 이런 모습은 다보스포럼 설립자 클라우스 슈밥 회장과 청소년 환경투사 그레타 툰베리의 만남을 그린 다큐멘터리 '다보스 포럼'에도 담겼다. [사진 서울환경영화제]

2018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맨 왼쪽)이 글로벌 기업 리더들과 특별 만찬을 가졌다. 이런 모습은 다보스포럼 설립자 클라우스 슈밥 회장과 청소년 환경투사 그레타 툰베리의 만남을 그린 다큐멘터리 '다보스 포럼'에도 담겼다. [사진 서울환경영화제]

“그레타양, 시간이 없다는 그 확신에 나도 공감합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그의 편지에 툰베리는 어떤 답장을 보냈을까. 이는 올해 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2일 개막)에서 상영된 다큐멘터리 ‘다보스포럼’의 핵심 내용. 독일 감독 마르쿠스 페터가 2018~2019년 2년에 걸쳐 슈밥을 좇으며 다보스포럼과 툰베리에 관한 뒷이야기를 담았다.  
 
올해 50주년을 맞은 다보스포럼은 UN 비정부자문기구로서 세계무역기구(WTO), 서방선진(G7) 등 국제무대 막후 영향력을 키워왔다. 스위스 고급휴양지에 개인 비행기로 모인 엘리트층이 이익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악당들의 연례행사’란 오명도 얻었지만, 1971년 하버드대 경영학과 교수였던 슈밥은 지구촌 의사결정권자들을 처음 다보스에 불러 모으며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길’ 꿈꿨단다. 지금의 다보스포럼은 그런 사명을 이뤄낼 수 있을까.  
 

"기성세대 타락한 결정이 세대위기 빚었다"

다큐멘터리 '다보스 포럼'이 담은 다보스포럼 설립자 클라우스 슈밥 회장. [사진 서울환경영화제]

다큐멘터리 '다보스 포럼'이 담은 다보스포럼 설립자 클라우스 슈밥 회장. [사진 서울환경영화제]

개최 초기인 1973년부터 기후변화를 걱정해온 슈밥이다.  
“우리가 만들어낸 큰 부채를 다음 세대가 줄여나가야 한다. 우리는 다음 세대를 희생하면서 살고 있다.”  
 
“다음 세대는 가난한 약자가 될 것이다. 오늘 우리가 내린 타락한 결정을 막아낼 힘이 없는 청년들 말이다. 우리는 금융위기를 일으켰고 그것이 경제위기가 되고 사회위기가 되어 세대위기가 왔다.” 그는 이런 경고를 거듭해왔다.  
 
그에게 툰베리는 그런 세상이 낳은 잔다르크 같았을 터. 이 작은 소녀가 지구 온난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선 ‘학교 파업’ 1인 시위는 모국 스웨덴에 더해 전세계 젊은 세대를 공감시켰다. 다보스포럼 이후 우크라이나·호주·태국·미국·말레이시아·인도‧독일 등지로 번진 청소년들의 환경 운동 행진은 이번 다큐에도 담겼다. “어른들이 우리 미래를 훔쳐가게 두지 않겠다”는 툰베리의 외침과 함께다.  
지난해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타임'지 표지. [사진 타임]

지난해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타임'지 표지. [사진 타임]

 
편지에서 슈밥은 “시간이 없다는 그 확신에 공감한다. 그레타 양이 주도하는 운동이 다보스포럼 이후 힘을 얻었다니 기쁘다”며 “파격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기후변화가 아니라 체제변화 등은 정치가뿐 아니라 지구에 사는 각 개인이 이끌어야 한다”고 썼다. “저도 공약할 준비가 됐다. 다음 다보스 연차총회 참석자들에게 행동 공약에 서명하게 하겠다. 그 공약은 기업‧금융‧정치에 맞게 각각 조정할 것”이라 약속했다.  
 

81세 노학자가 16세 툰베리에 지킨 약속

“슈밥 교수님 편지 감사합니다.” 이렇게 돌아온 답장에서 툰베리는 “등교 거부에서 진전한 모습을 지켜보셨다니 기쁘다”면서 “지난 수십년간 세계 지도자들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고도 인류의 미래가 달린 조건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바로 그런 사람들이 다보스 포럼 참석자들”이라며 “지금 힘을 가진 사람들이 책임회피는 그만두고 정말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2018년 시작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 1인 시위는 이제 전 세계 청년이 동참하는 환경 운동이 됐다. 사진은 50주년 다보스포럼이 열린 올해 1월 24일 스위스 다보스 거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다. [AFP=연합뉴스]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2018년 시작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 1인 시위는 이제 전 세계 청년이 동참하는 환경 운동이 됐다. 사진은 50주년 다보스포럼이 열린 올해 1월 24일 스위스 다보스 거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다. [AFP=연합뉴스]

 
이에 슈밥은 이듬해인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경각심을 일깨울 또 하나의 ‘무대’를 성사시키는 것으로 화답했다. 올 1일 21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50주년 포럼의 주제 중 하나는 ‘지구를 구하는 방법’. 최대 이슈는 공식 연사로 초청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툰베리의 격돌이었다.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주도하고 화석연료 관련 규제를 완화해온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자 트위터에 “툰베리는 자신의 분노 조절 문제를 신경 써야 한다”고 조롱한 걸 포함해 이미 사사건건 툰베리와 부딪혀온 바다. 
 

트럼프 "낙관할 때다" vs 툰베리 "그런 무대책이…"

앞서 지난해 9월 뉴욕 UN 본부에서 개최한 '기후 행동 정상 회의'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 직접 마주한 툰베리가 그를 매섭게 쏘아본 이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지난해 9월 뉴욕 UN 본부에서 개최한 '기후 행동 정상 회의'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 직접 마주한 툰베리가 그를 매섭게 쏘아본 이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사실을 슈밥이 모를 리 없을 터.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그는 툰베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간에서 뒤이어 연설하도록 했다. 툰베리에게 편지로 약속한 대로, 그해 포럼에 참석한 의사결정권자들에게 나무 1만 그루 심기 등 환경을 위한 ‘행동공약’ 참여를 권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 연설에서 “지금은 낙관할 때다. 내일의 가능성을 수용하기 위해 우리는 비관론을 퍼뜨리는 예언자나 대재앙 예언을 거부해야 한다. 과학자들이 세계가 처한 긴급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자신의 성과 과시에 시간을 할애할 때 툰베리는 객석에서 이를 전부 지켜봤다. 그리곤 이어 ‘기후 대재앙 방지’ 세션에서 “당신들의 무대책이 불난 집에 시시각각으로 부채질하고 있다”고 74세 트럼프 대통령을 따끔하게 꼬집었다. 
 
그 모습을 슈밥은 어떤 기분으로 바라봤을까. 툰베리와 함께 ‘지천명’ 다보스포럼이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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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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