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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싸게 팔면 처벌? 논란의 단통법, 어떻게 개정될까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의 핸드폰 판매 매장의 모습. [뉴스1]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의 핸드폰 판매 매장의 모습. [뉴스1]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위반으로 512억원의 역대 최대 과징금 폭탄을 맞은 가운데, 단통법 개정안 윤곽이 10일 공개된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단통법 개정을 추진 중인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 협의회'가 지난 7일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고 의견 수렴을 마쳤다. 협의회의 논의 내용은 10일 오후 학술토론회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단통법, 가격 경쟁 없애고 시장상황 왜곡" 비판

단통법은 휴대전화 판매 보조금을 공시 지원금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해, 이용자 차별을 금지하고 가격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자는 취지로 2014년 도입됐다. 당시 정부는 단통법을 시행해 이통사 간 과도한 마케팅 경쟁 비용을 낮추면 통신요금 인하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실익이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사간 가격 경쟁이 사라져 소비자들이 휴대전화를 싸게 구입할 방법이 없어졌다는 원성이 높았다. 또 이통사들이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마케팅을 벌이다 단통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내는 일이 반복되면서 "소비자 실익은 없고 시장 상황을 왜곡하는 지킬 수 없는 법"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는 8일 이통3사의 단통법 위반 과징금으로 애초에 933억원을 산정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45%를 감경해 512억원을 부과했다. 이를 두고 "법대로 시행하면 산업 발전을 막게 돼 한발 물러난 것으로, 단통법의 모순을 정부가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이동통신 3사 이미지. [연합뉴스]

 

학계·시민단체 "규제완화" "폐지" 주장

단통법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데는 이통사나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가 모두 공감하고 있다. 학계와 시민단체는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휴대전화 유통점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의 규모를 상향 조정하자는 것이다. 현재는 공시지원금의 15%를 넘기면 불법이다. 보조금이 상향 조정되면 소비자는 더 싼 가격에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둘째, 지원금 공시기간을 현행 7일에서 3일로 줄이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통사들은 단말기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지원금을 공시하는 데 일주일 내에는 지원금을 변경할 수 없다. 특정 통신사가 지원금을 기습적으로 높여, 누구는 100만원에 구입한 스마트폰을 누구는 공짜로 구매하는 일을 막자는 취지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현재의 단통법은 '전국민 호갱(호구+고객)법'"이라면서 "공시기간이 3일로 줄면, 통신사마다 지원금을 상향하는 등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셋째는 번호이동·기기변경·신규가입 등 가입유형에 따라 공시지원금을 차등적으로 지급하자는 내용이다. 현행 단통법은 가입유형에 따라 지원금을 달리 지급하는 것을 금지한다. 하지만 기기변경 시에만 단말기 위약금 면제, 멤버십 포인트 등을 통한 단말기 구매대금 결제 등의 혜택이 발생해, 번호이동이나 신규가입 때 역차별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가입유형에 따라 지원금을 달리 공시하면, 이통사들은 타사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해 번호이동에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경쟁이 촉발돼 소비자 이익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통법을 개정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병태 KAIST 경영학과 교수는 "단통법은 정상을 비정상으로, 비정상을 정상으로 보면서 시장을 왜곡한 잘못된 법"이라면서 "기업이 당연히 해야 할 가격 경쟁을 벌이면 규제하고, 해서는 안될 담합을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경제에 위배되고 공정거래에 상충되며 소비자에게 손해를 가져다주는 잘못된 법인만큼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통법이 도입된 2014년 서울 성동구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이 붙여 놓은 포스터. '단통법 무시', '최대 60만원 지원' 등을 내세우며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중앙포토]

단통법이 도입된 2014년 서울 성동구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이 붙여 놓은 포스터. '단통법 무시', '최대 60만원 지원' 등을 내세우며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통사·정부 "시장질서 위한 규제, 단통법 보완할 것"

하지만 통신사업자들은 단통법 규제완화, 폐지에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이후 마케팅 비용이 현저히 줄어들어 이통 3사의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일제히 상승한 게 사실"이라면서 "규제완화 혹은 폐지로 갈 경우 이통사 간 과당경쟁이 재현되는 등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단통법 무용론 등 소비자의 불만에 대해 알고 있지만 시장질서를 위해 규제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서 "충분한 의견 수렴과 논의를 거쳐 국민에게 실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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