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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미애 뜻대로 봉합된 검찰-법무부 갈등, 나쁜 선례 되나

윤석열 검찰총장이 어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를 사실상 수용했다. 이로써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을 둘러싼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하지만 수사지휘권 발동부터 수용까지 일련의 과정은 윤 총장이 2013년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 수사에서 수사팀장을 맡았다가 배제됐던 것과 유사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윤석열, 수사지휘 사실상 수용
장관 입장 초안은 최강욱 손에
지휘권 남발해 권력 수사 막나

대검은 수용 이유에 대해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발동하는 순간 이미 효력이 생겼다(형성적 처분)’고 설명했다. 장관의 수사 지휘를 수용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이미 총장이 지휘권을 상실한 상태가 됐으니 중앙지검이 알아서 수사하라는 의미다.
 
앞서 지난 2일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검찰은 3일 전국 검사장 회의를 열어 전문수사자문단 개최는 중단하고 독립적인 특임검사를 임명하되, 총장의 지휘·감독을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추 장관이 외면하자 9일엔 법무부와 대검이 물밑 조율을 거쳐 총장이 손을 떼는 대신 서울고검장이 지휘하는 독립적인 수사본부를 만들자고 건의했다. 이 사안은 총장의 측근이 연루된 검언 유착 사건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정치권과 언론이 함정을 파고 채널A 기자의 무리한 취재를 유도했다는 권언 유착 사건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 추 장관과 서울중앙지검장이 노골적으로 여권의 편을 든다는 공정성 시비도 있는 만큼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재지휘를 거듭 요청한 이유였다.
 
하지만 추 장관은 이마저도 단칼에 거절했다. 추 장관의 이런 태도는 공정한 수사에 대한 보장보다는 자신의 지시를 단 한 글자도 훼손하지 말고 문자 그대로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고집으로 보인다. 나아가 검찰총장의 지휘권에 상처를 줘 식물 상태로 만들거나 아예 사퇴하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
 
근거 없는 우려가 아니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9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법무부 알림문을 통해서다. 이 알림문은 두 시간 전에 나온 법무부의 공식 알림문과 표현이 다소 달랐는데, 추 장관이 만든 초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되자 최 대표는 “지인이 보내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최 대표는 이 사건과 관련해 ‘채널A 이모 기자의 발언 요지’라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허위라는 이유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상태다. 어떤 방식으로든 이 사건 수사팀으로부터 조사받아야 하는 사건 관계자다. 또 지난해 조국 사태 때부터 윤 총장을 가장 강력하게 비난해 온 범여권 인사다. 이런 사람에게 발표되지도 않은 장관의 입장 초안이 흘러갔으니, 추 장관이 고집을 부린 이유가 공정한 수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데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어제 결정으로 윤 총장이 사임하는 상황은 피했지만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권 후반부로 오면서 권력형 비리로 의심되는 사건들이 쏟아지고 있다. 라임 펀드에 이어 옵티머스 펀드 전 대표와 현 정부 고위급 인사와의 유착설, 윤미향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의 회계 부정 의혹 등은 이미 수면 위로 올라온 상태다. 이런 수사가 여권 핵심부로 향할 때마다 장관의 지휘권을 발동해 수사를 무력화할 것인가. 추 장관과 수사팀은 이런 우려에 대해 명백히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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