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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재용 "무노조 경영 없앤다" 그뒤…삼성디플 노사 대표 첫 상견례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QD디스플레이 TV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 부회장 오른쪽은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QD디스플레이 TV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 부회장 오른쪽은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사진 삼성전자]

삼성 계열사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처음으로 노조위원장과 대표이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놓고 상견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더 이상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데 따른 전향적 조치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선 올 2월 회사가 "연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후, 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설립됐다.
 

노조위원장-대표이사, 경기도 기흥 사업장에서 첫 대면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장)와 김정란·이창완 공동 노조위원장은 지난 7일 경기도 기흥 사업장에서 처음 만났다. '무노조' 경영을 고수했던 삼성에서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노조위원장과 만나 교섭하는 건 전례가 없던 일이다. 
 
올 5월 첫 교섭 때만 하더라도 양측은 회사 내부가 아닌 충남 아산 탕정면사무소에서 협상을 시작했다. 사측 대표로는 김범동 부사장(인사담당)이 참석했다. 당시 노조는 "대표이사가 참석하지 않은 건 노조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라며 항의했다.
 
지난 5월 26일 충남 아산시 탕정면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노사 1차 교섭에서 김범동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등 사측 교섭위원과 김만재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등 노측 교섭위원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지난 5월 26일 충남 아산시 탕정면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노사 1차 교섭에서 김범동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등 사측 교섭위원과 김만재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등 노측 교섭위원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진의 입장이 바뀐 데에는 지난달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문성현(69) 대통령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의 노사관계 관련 강연이 영향을 미쳤다. 문성현 위원장은 민주노총 산하 금속연맹 위원장(1999년)과 옛 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이 자리에서 문 위원장은 "CEO가 시간이 날 때 노조 대표와 티타임도 가지고, 직접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며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이재용의 '무노조 경영 폐기' 후속 조치

'바람직한 노사 관계'를 목표로 삼성 경영진이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이동훈 대표와 노조위원장 간 상견례에서 양측은 일단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조속한 시일 내 임단협을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대표는 "이제 막 노조가 출범한 만큼 서로 시간을 가지고 협력해서 룰을 만들어가자"고 답했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노조 조합원 수는 약 2000명으로 전체 임직원(약 2만5000명)의 8% 수준이다. 삼성 계열사 가운데에선 가장 큰 규모다.
 
노조 가입 자격(과장급 이상)을 놓고도 양측은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노조는 "고연차 직원이 많기 때문에 과장 이상 직원 가운데서도 보직 간부가 아닐 때는 가입을 허용해달라"는 반면, 회사는 "일반 직원이라도 작업 조장일 경우, 평가권이 있기 때문에 노조 가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재용 부회장 대국민 사과 가운데 노조 관련 발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재용 부회장 대국민 사과 가운데 노조 관련 발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과거 무노조 관습과 결별하는 과정에서 삼성 내부는 현재 진통을 겪고 있다. 현재 삼성 계열사 가운데에는 삼성전자서비스·에스원·삼성엔지니어링 등에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결성됐다. 한국노총은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화재 등에 산하 노조를 두고 있다. 지난 1월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에선 SK하이닉스와 복지 차이를 비교하며 노조 가입을 독려하는 e메일이 강제 발신 취소돼 논란이 됐다.
 

22일 준법위 워크숍 

적법한 노조활동을 비롯해 삼성의 준법 경영을 최종 감독하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오는 22일 삼성 7개 계열사 준법경영팀장과 함께 워크숍을 개최한다. 삼성준법위 관계자는 "격의 없는 자유 토론과 아이디어 공유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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