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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전 요절한 여성화가 최욱경 작품, 내년 퐁피두 간다

최욱경의 그림은 대담한 색상과 자유분방한 붓질로 강렬한 조형의 힘을 보여준다. 왼쪽은 1971년 최욱경 모습. [사진 국제갤러리]

최욱경의 그림은 대담한 색상과 자유분방한 붓질로 강렬한 조형의 힘을 보여준다. 왼쪽은 1971년 최욱경 모습. [사진 국제갤러리]

35년 전 45세로 요절한 여성화가 최욱경(1940~1985)의 작품이 내년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 전시된다. 퐁피두센터는 내년 5월 5일~9월 6일 ‘우먼 인 앱스트랙션(Women in Abstraction)’ 전시에서 최욱경의 색채 추상 작품 3점을 소개한다.
 

5월 개막 ‘우먼 인 앱스트랙션’전
세계 여성 추상화가 112인 조명
국제갤러리에서 31일까지 전시

퐁피두센터의 수석 큐레이터 크리스틴 마셀이 대규모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세계의 여성 추상화가 112인의 작품 400여 점을 통해 여성 추상화가와 페미니즘과의 관계를 조명한다. 출품 작가는 힐마 아프 클린트, 루이스 브루주아, 바버라 헵워스 등 거장들이다. 퐁피두에 이어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2021년 10월 8일부터 2022년 1월 30일까지 전시된다.
 
작고한 국내 작가 작품이 세계적인 미술기관의 기획전에서 비중 있게 소개되는 것은 한국 미술사에서 드문 일이다. 더구나 한국 미술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여성 화가의 작품이 세계 거장들과 나란히 조명받는 기회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욱경은 20년 정도 화가로 활동하면서, 강렬한 색채와 대담한 필치로 한국 화단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겼다. 1940년 출판사 ‘교학도서 주식회사’를 창설한 최상윤과 조하진 사이 4남 3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고 어릴 때부터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부친의 지원으로 10세 때부터 김기창(1914~2001), 박래현(1920~1976) 부부의 화실에서 개인 지도를 받았다.
 
1960년대 작 ‘Untitled’(하드보드에 아크릴, 34x40㎠). [사진 국제갤러리]

1960년대 작 ‘Untitled’(하드보드에 아크릴, 34x40㎠). [사진 국제갤러리]

서울예고와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최욱경은 1963년 미국 미시간주 크랜브룩 대학 대학원에서 수학하고, 1968~1971년 3년간 프랭클린 피어스 대학에서 미술을 가르쳤다. 귀국 후 신세계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이후 다양한 조형적 실험을 하며 단청과 민화 등 한국의 전통적인 색채를 연구하기도 했다.
 
1974년 미국에서 열린 초대전을 계기로 다시 미국에서 활동하다, 1978년에 귀국해 대구 영남대 사범대 회화과 부교수로 강단에 섰다. 1981년부터 덕성여대 교수로 일하다가 1985년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남긴 작품은 500여 점. 미국 유학 시절 접한 추상표현주의를 나름의 방식으로 소화하고 숱한 실험 끝에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초기 작품에선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한 붓질과 강렬한 원색의 대비가 두드러졌고, 1970년대엔 형태와 색채, 구성에 대한 체계적인 실험이 이어졌다. 1978년 귀국해 1985년 사망하기까지 그의 작품은 광선에 따라 변화하는 색채를 표현하며 화면이 더 밝은 파스텔 빛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갤러리는 2005년 5월 최욱경 20주기 회고전을 연 데 이어, 2016년 8월엔 미국 체류 시기의 회화 작품 70여 점을 선보였다. 2013년 가나아트센터에서도 최욱경 전시가 열렸다. 현재 국제갤러리에선 최욱경 개인전 ‘Wook-kyung Choi’이 열리고 있다. 지난달 18일 개막해 오는 31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선, 흑백 잉크 드로잉부터 회화, 콜라주 등 작품 4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미술평론가 고 이경성(전 국립현대미술관장, 1919~2009)은 1987년 평론에서 “최욱경의 색채는 그 자체로서 형태가 된다”면서 “강렬한 조형의 힘이 온몸을 사로잡는다. 그것은 고요한 설득이 아니라, 강렬한 주장으로 보는 이의 눈을 통해 마음의 중심부에 도달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김성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최욱경은 1970년대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과 단색화 중심의 모노크롬 경향 사이에서 대담한 제스처와 강렬한 원색 추상회화를 통해 한국 추상회화의 다양성을 확보한 작가로, 이번 퐁피두 전시를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는 페미니즘 활동은 하지 않았으나, 인종차별과 반전 시위에 반응하는 드로잉으로 사회참여를 시도함으로써 한국 추상회화의 스펙트럼 확장에 크게 역할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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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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