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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르면 무조건 배척 문제"…JK 롤링, 촘스키 등 영미 지식인 150명 공동서한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L.롤링은 최근 성소수자 혐오 논란에 휩싸여있다. 여성을 '생리하는 사람'이라 칭한 칼럼을 보고 "여성은 여성으로 불러야 한다"고 언급한 게 화근이 됐다. 그러자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등 성소수자를 인정하지 않는 발언이란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논란은 논란을 낳고 비난의 공세도 갈수록 커졌다. 

이견에 망신주기식 보복, 논란 글 실었다고 해고
"나쁜 의견 물리치는 방법은 배척 아닌 논쟁"


뉴욕타임스(NYT) 사설 담당 편집장은 지난달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현장에 군대를 투입해야 한다는 톰 코튼 상원의원의 기고문을 지면에 실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사내에서도 기고문의 내용이 흑인 동료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위험한 주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L.롤링. [로이터=뉴스1]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L.롤링. [로이터=뉴스1]

사회적 분열, 정치적 양극화는 세계적 현상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이를 더 강화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생각, 다른 의견에 대한 비판 의 수위도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그래도 너무 지나치다는 공감대가 생기고 있는 것일까. 영미권의 지식인 150명이 '배타주의'를 경고하는 공개서한을 냈다. ‘정의와 공개 토론에 대한 서한(A Letter on Justice and Open Debate)'이란 제목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문화잡지 '하퍼스매거진'이 공개한 이 서한은 '사회 정의'라는 이름 아래 작가와 교수·언론인 등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억압하는 배타적 분위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혐오 논란의 당사자 JK 롤링, 대표적인 비판적 지식인 노엄 촘스키, 언론인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 등이 서한에 서명했다. 뉴욕타임스의 유명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와 배리 와이스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우려하는 건 최근 여론에 반하는 의견을 제기했다가 비난을 사는 건 물론, 직업을 잃거나 보복까지 당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논란이 되는 글과 기사가 삭제되고, 특정 문학작품을 인용한 교수들이 조사를 받거나, 언론인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 글을 쓰는 게 금지되기도 한다. 
 
미국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AFP=연합뉴스]

미국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AFP=연합뉴스]

이들은 서한에서 "특정 사상만을 옹호하고 표현의 자유를 묵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표현의 자유가 억압될 경우 자유로운 토론 문화가 사라지고 소수자의 목소리도 결국 묵살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쁜 의견을 물리치는 방법은 노출과 논쟁, 설득이지 묵살이나 배척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각 분야의 권위자·지도자들을 향해서는 "대중의 비판을 피하는 데 급급해 일관된 기준 없이 편향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중과 다른 의견을 냈다고 생계의 위협을 당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나와 다른, 또는 나쁜 의견을 무조건 배척하는 게 사회정의를 실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각자의 생각을 표현하고, 논쟁하고, 설득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작가이자 트렌스젠더 인권 운동가인 제니퍼 피니 보일란은 서한이 공개된 후 "다른 서명자들이 누군지 몰랐다"며 서명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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