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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드라이브 스루 승하차 어때? 시골 경찰서의 기발 착상

지난 7일 오전 8시 충남 태안군 태안초등학교 옆 공영주차장. 주차장으로 들어온 차들이 주차하지 않고 유도선을 따라 둥그런 원을 그리며 ‘등교 학생 내리는 곳’이라고 쓰인 안내판 앞으로 줄지어 이동했다.
7일 오전 충남 태안군 태안초등학교 옆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승하차 장소에서 학생을 태우고 온 차량들이 원을 그리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7일 오전 충남 태안군 태안초등학교 옆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승하차 장소에서 학생을 태우고 온 차량들이 원을 그리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태안경찰서 "주변 주차장 활용하자" 제안
스쿨존 정체 해소, 안전 두마리 토끼 잡아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외부기관 견학나와

 정차한 차에서 내린 학생들은 곧바로 안전펜스 사이 출입구를 통해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평소 같으면 학교 정문 앞에 차를 세운 뒤 아이를 내려주고 다시 출발하는 과정에서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학교 건물 앞에서 불과 10~20초 만에 하차와 등교가 이뤄지면서 차량 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이날 이곳을 통과한 차량은 200여 대. 경찰관과 교사, 모범운전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하차한 학생들은 모두 안전하게 등교했다. 이날 태안초 앞에서 이뤄진 하차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에서 착안한 방식으로 학생 안전과 차량 흐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25일 이른바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주·정차가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여전히 학교 정문이나 후문 앞에서 아이들을 내려준 뒤 이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느린 이동속도(시속 30㎞ 이하)에다 학생들의 승하차까지 이뤄지면서 체증이 가중돼 “단속해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7일 오전 충남 태안군 태안초등학교 옆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승하차장에서 자녀를 태우고 온 학부모가 경찰관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7일 오전 충남 태안군 태안초등학교 옆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승하차장에서 자녀를 태우고 온 학부모가 경찰관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 또한 학교 주변 승하차로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안전사고를 우려하면서 경찰과 자치단체·교육 당국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지난달 10일에는 태안과 행정구역이 맞닿은 충남 서산에서 등교하던 초등학생(8세)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숙취 상태에서 운전하던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하자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올해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전국에서 78건의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2명의 어린이가 숨지기도 했다.
 
 태안경찰서에도 비슷한 민원이 제기되자 교통담당 경찰관들이 머리를 맞댔다. 해결방안을 고민하던 태안경찰서 김흥구 교통관리계장은 지난달 중순 태안군에 “학교 주변 주차장을 활용해 어린이 승하차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태안군과 태안경찰서, 태안교육지원청은 곧바로 협의에 들어갔다. 논의 끝에 태안군은 태안초 인근 공영주차장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태안교육지원청은 백화초 인근 일반 주차장 사용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태안경찰서는 두 개 초등학교에서 교통안내 지도를 맡기로 결정했다. 모범운전자회와 녹색어머니회도 "매일 아침 나오겠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7일 오전 충남 태안군 태안초등학교 옆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승하차장에서 한 학생이 차에서 내린 뒤 학교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보행통로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7일 오전 충남 태안군 태안초등학교 옆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승하차장에서 한 학생이 차에서 내린 뒤 학교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보행통로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김 계장이 제안한 드라이브 스루 승하차 시스템은 등하교 차량이 학교 인근 주차장으로 들어온 뒤 유도선을 따라 정해진 지점에서 아이를 하차시킨다. 차에서 내린 학생은 경찰관과 교사 등의 안내를 받아 바로 옆 보행로를 따라 안전하게 학교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애초 정문을 통과해 후문으로 빠져나가는 방법을 고려했던 김 계장은 문이 1개인 학교 사정을 고려해 방식을 수정했다고 한다. 김 계장은 “민식이법 시행과 스쿨존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가 시작되면서 발생한 문제를 우려해 시스템을 제안했다”며 “시스템의 가장 큰 목적이 아이들의 안전인 만큼 다른 학교에서도 많이 도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 처음으로 태안에서 시작된 드라이브 스루 승하차 시스템이 알려지자 7일에는 충남도와 충남경찰청, 충남교육청, 한국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들이 견학을 오기도 했다.
7일 오전 충남 태안군 태안초등학교 옆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승하차 장소에서 학생을 태우고 온 차량들이 원을 그리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7일 오전 충남 태안군 태안초등학교 옆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승하차 장소에서 학생을 태우고 온 차량들이 원을 그리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이날 현장을 둘러 본 가세로 태안군수는 “올해 들어 태안에서는 스쿨존 관련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경찰, 교육지원청 등과 협의해 드라이브 스루 승하차 방식을 다른 학교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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