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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개발이익 서울 전역 쓰자” 국토부 때린 박원순 승부수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 서울 시민청에서 열린 민선7기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 서울 시민청에서 열린 민선7기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수도권 부동산값 폭등이 국정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부동산 정치'라 일컬을만큼 적극적이다. 박 시장은 ‘개발이익 광역화’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지사는 “징벌수준 중과세를 환영한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박원순이 던진 ‘승부수’

 
박 시장은 지난 5일 “강남 개발이익을 서울시민 모두의 이익으로... ‘개발이익의 광역화’를 국토교통부에 촉구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서울 삼성동의 현대차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 등 강남 지역의 개발 이익을 서울 전역으로 ‘광역화’해 균형 발전에 쓸 수 있도록 국토부 시행령을 개정해달라는 주장이다.
 
박 시장은 “현행 국토부 시행령은 GBC 건설로 생긴 개발이익 1조7491억원을 강남에만 쓰도록 강제돼 있다. 강남권 개발 이익이 강남에만 독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토부 담당자들이 반대할수록, 강남 3구 안에서의 ‘개발과 이익의 선순환’이 지속될 것이다. 시행령 개정을 수용해달라”고 했다. 그간 정부와 보조를 맞춰왔던 박 시장 입장에선 국토부, 내지 정부와 '각'을 세우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박 시장이 나름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한다. 서울시-구청 간 갈등으로 8년 가까이 보류된 개발이익광역화를 ‘박원순표’로 밀어붙일 태세라서다. 2015년 6월 박 시장과 서울 25개 구의 구청장이 모여 이 문제를 집단 논의했을 당시, 구청장 신분으로 회의에 참석했던 민주당의 한 의원은 “박 시장이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 달라진 태도를 보며 ‘박 시장이 승부수를 던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조7000억원 가운데 70% 이상 예산이 이미 사용처가 정해져 있다. 시행령이 개정돼도 서울시가 활용 가능한 금액은 5000억원(전체 개발이익의 28.5%)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박 시장 측은 ‘강남’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가 더 해지면 실효적 의미가 적지 않다고 본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강남이 부동산 태풍이 진원지인 가운데 서울시장으로서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정치적으로 좋은 어젠더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공론화했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향해 ‘시행령’ 개정을 요구하며 각을 세우는 모양새도 의도된 것으로 보는 해석이 있다.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는 정부 정책과 큰 궤를 함께 한다”(박 시장 측 관계자)는 계산이 작용한 것이다. 박 시장 측은 부동산 논쟁이 더 거세질 경우를 대비해 또 다른 카드도 준비 중이다. 한 관계자는 “개발이익광역화는 예열작업 정도다. 공급 관련 등 다양한 정책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재명도 연일 ‘부동산 이슈’ 목소리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제10차 목요대화에 참석해 있다.  이날 목요대화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호기 연세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제10차 목요대화에 참석해 있다. 이날 목요대화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호기 연세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현 정부와 현안마다 각을 세우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7일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적극 옹호’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값 안정책 제2는 장기공공임대주택 확대와 투기수요 축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적정하게 공급을 늘리고, 투자나 투기용 수요를 억제해 실수요자만 주택을 보유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다주택보유에 ‘징벌수준의 중과세’를 추진하기로 하였다는데 전적으로 공감하며 환영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실거주용 외에는 취득ㆍ보유ㆍ양도에 따른 세금을 중과하여 불로소득을 제로화하고 대출을 제한해 집을 사 모을 수 없게 하면 투기투자수요는 줄고 매집된 투자매물이 시장에 나와 공급을 늘릴 것”이라며 “이는 신도시 수십 개를 만드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라고도 덧붙였다.  
 
과거 이 지사가 내놓은 대표적 부동산 정책은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다. 이 지사는 2017년 대선 당시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전국 토지를 과세대상으로 해 국토 보유세를 걷은 후 이를 시민에게 기본소득으로 배당하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를 주장했다. 보유세를 강화한다는 점은 현 정부와 비슷한 맥락이다.  
 
동조 목소리만 내는 것은 아니다. 지난 5일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꺼내 들며 정부 핵심 인사 상당수가 다주택자라는 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이날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부동산 소유자라는 사실 자체가 국민에게 부동산 가격 상승을 암시한다”면서 “정책신뢰를 위해서도 부동산 소유자가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어야 한다”고 했다.  
 
경기도에 건설되는 3기 신도시 등을 통해 ‘이재명식 부동산 정책’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재명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의지는 강하지만, 국토부 관료들이 기존 방식에 갇혀 있다고 보는 편”이라며 “향후 3기 신도시의 장기공공임대주택 비율을 높이는 등 정책적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리·오현석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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