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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죽여놓고 부모는 수당신청했다…'월10만원짜리'된 아이들

지난달 경상남도 창녕에서 초등학생 딸(9)을 학대한 계부와 친모 역시 수사를 받는 중에도 수당을 신청했다. 이들은 큰딸이 학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지난달 10일 둘째와 셋째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다며 가정양육수당을 추가로 신청했다. 사진은 발견된 당시 학대 피해 아동(오른쪽). 연합뉴스

지난달 경상남도 창녕에서 초등학생 딸(9)을 학대한 계부와 친모 역시 수사를 받는 중에도 수당을 신청했다. 이들은 큰딸이 학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지난달 10일 둘째와 셋째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다며 가정양육수당을 추가로 신청했다. 사진은 발견된 당시 학대 피해 아동(오른쪽). 연합뉴스

경기도에 사는 A씨에겐 '특별한 아들’이 있다. 10여년 전 그가 당시 초등학생이던 아들을 처음 봤을 때 아이의 친부모는 늘 집에 없었다. 아빠는 PC방에서 살다시피 했고 가끔 집에 오면 아이를 때렸다. 결국 A씨는 아이를 데려다 10년 넘게 키웠다. 아이를 기르기 위해 아동공동생활 가정으로 등록했다. 가정해체·방임·학대·빈곤·유기 등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양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시설이다. 

 
아들이 중학생이 된 어느 날, 아이의 할머니가 찾아와 아이를 데려갔다. 아이는 몇 달 뒤 “집을 나왔다”며 A씨에게 돌아왔다. 집에서 학교를 제대로 보내지 않는 등 학대(방임)를 받았다고 한다. 아이는 ‘수당’ 얘기를 전했다. 조손 가정의 경우 소득에 따라 약 20만원 정도의 수당이 나온다.  A씨는 “아이가 ‘난 그저 수당이었다’며 울 땐 가슴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아이의 양육을 돕기 위해 각종 수당과 출산 장려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가 이러한 복지 혜택을 악용해 아이를 ‘수당’ 취급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죽은 아이 땅에 묻고 수당 받은 부모

 
올 2월엔 갓난아이를 모텔에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부모가 적발됐다. 이들은 죽은 아이 앞으로 나온 각종 수당을 직접 신청해 다 챙겼다. 경찰은 지난 1월 다섯 살 큰아들에 대한 학대 혐의를 조사하다가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아동학대_아동폭력_아동_중앙포토_그래픽

아동학대_아동폭력_아동_중앙포토_그래픽

 
이 부부가 둘째 딸을 묻은 건 지난 2016년 9월이었다. 부부는 원주시의 한 무인호텔에서 당시 한 살이던 큰아들과 생후 5개월인 딸을 방치한 채 방을 떠났다. 돌아와서 둘째 딸이 숨졌다는 사실을 안 부부는 아이를 산에 묻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얼마나 오래 모텔을 비웠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부부는 둘째 딸에 대해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채 올 1월까지 각종 수당을 받아 챙겼다. 심지어 2018년에는 9월 도입된 아동수당을 받기 위해 다음 달 바로 직접 수당을 신청했다. 이 부부가 부정 수령한 수당은 약 700만 원이라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 부부 사이엔 2018년 태어난 셋째도 있었다. 이들은 셋째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고 둘째 옆에 파묻었다.
 

창녕 사건 학대 부모도 수당 신청

 
지난달 경상남도 창녕에서 초등학생 딸(9)을 학대한 계부와 친모 역시 수사를 받는 중 수당을 신청했다. 이들은 큰딸이 학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지난달 10일 둘째와 셋째의 가정양육수당을 추가로 신청했다.  
 지난달 경상남도 창녕에서 초등학생 딸(9)을 학대한 계부와 친모 역시 수사를 받는 중에도 수당을 신청했다. 이들은 큰딸이 학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지난달 10일 둘째와 셋째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다며 가정양육수당을 추가로 신청했다. 사진은 지난달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나오는 창녕 아동학대 계부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경상남도 창녕에서 초등학생 딸(9)을 학대한 계부와 친모 역시 수사를 받는 중에도 수당을 신청했다. 이들은 큰딸이 학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지난달 10일 둘째와 셋째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다며 가정양육수당을 추가로 신청했다. 사진은 지난달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나오는 창녕 아동학대 계부의 모습 [연합뉴스]

 
양육수당은 취학 전 만 86개월 미만 아동 가운데 종일제 아이돌봄서비스를 지원받지 않는, 즉 보육시설에 보내지 않는 아이에게 준다. 12개월 미만은 월 20만원, 24개월 미만 월 15만원, 이후 86개월까지 월 10만원을 지급한다.
 
창녕군에 따르면 이들은 학대로 탈출한 큰딸과 의붓동생 3명을 포함 총 4명 자녀를 키우며 매달 아동수당 30만원 등 90만원 정도의 수당을 받았다. 창녕군도 중앙정부 수당과 별도로 셋째 아이 이상부터 만5세까지 매달 20만원을 더 준다. 군 관계자는 “개인 정보이기 때문에 자세한 수당 내역을 공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지난 1월 거제에서 창녕으로 이사해 넷째를 낳으며 출산장려금을 신청했지만, 이는 받지 못했다고 한다. 
 
창녕군은 도내에서 출산장려금이 가장 많은 곳이다. 셋째부터 우선 현금 1000만원을 주고, 만 5세까지 1000만원을 나눠 지급한다. 여기에 7세까지 매월 양육수당 20만원도 지자체에서 지원한다. 국가에서 주는 아동‧양육수당까지 합하면 만 7세까지 지원받는 금액이 4420만원에 달한다. 창녕군은 계부와 친모의 자녀 모두가 양육시설에 입소해 수당 대상자가 없어졌다며 수당 지급을 중지했다.  
 

학대해도 수당 지급 정지 어려워  

 
전문가들은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에게 수당이 나가는 것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양육수당은 ▶수급 아동이 해외로 출국하여 국외 체류 기간이 90일 이상 지속하는 경우 ▶법에 따른 어린이집, 유치원, 아이돌봄서비스 등을 이용할 예정인 경우에 지급을 정지한다. 아동학대와 관련해 지급 정지하는 규정은 없다.
 
아동수당은 아동보호법에 따라 수당 수급 보호자 변경이 가능하지만, 현실에선 쉽지 않다고 한다. 아동학대라고 확정 할 근거가 재판 결과인데 판결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창녕 아동학대 소녀가 살던 4층 빌라(오른쪽). 위성욱 기자

창녕 아동학대 소녀가 살던 4층 빌라(오른쪽). 위성욱 기자

 
이순기 굿네이버스 복지사업부 부장은 “법원에서 학대했다는 처분을 확정받기 전까지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바꾸거나 지급 중단을 결정하기가 어렵다”며 “창녕 사건처럼 아동이 가정에서 분리돼 보호시설로 가는 경우 수당 지급이 정지되지만, 아동학대로 판단되는 모든 아동을 격리해서 보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2018년 기준 학대 피해 아동에게 분리 조치를 시행한 경우는 13.4%뿐이다. 약 82%의 아이가 원래 가정으로 돌아갔다. 현실에서 수당 수급권자를 바꾸거나 정지하기가 매우 어려운 이유다.
 
상황이 이렇지만 피해 아동을 격리·보호할 수 있는 쉼터는 올해 4월 기준 72곳 뿐이다. 한 곳당 7명이 머무를 수 있으니 약 500명의 아이를 보호할 수 있다. 반면 2018년 아동학대 의심 사례는 3만2345건이고 상황이 심각한 응급 아동학대 사례만 1187건이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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