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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레이더 부품 中 넘긴 韓회사 적발…美 지금 공개한 속내

홍콩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규탄 시위. AP=연합뉴스

홍콩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규탄 시위. AP=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가 본사인 통신ㆍ네트워크 업체 A사는 2013년 5월 미국에서 생산된 전력ㆍ전파 증폭기를 사들였다. 중국으로 가져가기 위한 유통 업무였다.
 

수출 통제되는 미국산 전파증폭기
최종사용처 한국·홍콩으로 속여
미국 법무부, 공소장 최근 공개
“미·중 갈등 속 한국기업 단속 신호”

문제는 미국이 이 증폭기를 전략 물자로 지정해 중국 등 특정 나라로 수출되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공 미사일(Antiaircraft Missile) 레이더 등의 부품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A사는 이 증폭기의 최종 사용처가 한국 또는 홍콩이라고 허위 서류를 꾸며 통관 당국에 제출했다. 한국의 한 공공기관이 사용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서류도 첨부했지만 거짓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 검찰은 이 회사가 이듬해까지 이런 수법으로 20여 차례에 걸쳐 모두 81만 달러(약 9억7000만원) 어치의 통제 물자를 반출한 것으로 봤다. 그리고 A사와 이 회사 대표 B씨를 무기수출통제법(Arms Export Control Act) 위반 혐의 등으로 미 법원에 기소했다.
미 해군 레이더 부대 이미지. 사진 Pixabay

미 해군 레이더 부대 이미지. 사진 Pixabay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소장을 미 법무부가 워싱턴DC 연방지법의 승인을 받아 최근 공개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보안 문서로 지정된 지 3년 만이다.
 
이 공소장이 공개되면서 한ㆍ미 두 나라 간 무역 관련 법률자문 시장에서 화제가 됐다. 워싱턴DC에 사무소를 둔 로펌 고브레&킴(Kobre&Kim)의 박상윤 변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에서 공소장이 공개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면서도 "다만 공개 시점과 그 이유에 대해 주목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실제 미 현지에서 중국ㆍ이란 지역에 관련한 물자 반출 사건 수사ㆍ재판이 다수 진행 중이고, 일부 사건에서 변호인으로 활동 중"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로펌의 C 변호사도 “미ㆍ중 무역 갈등 속에서 중국으로 물품 반출을 하려는 기업에 대한 집중 조사가 일어나는 신호로 보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한국 기업에 대한 전략 물자 반출 단속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A사 사건에 대한 후속 처리 공조를 한국 정부에 요청했고, 그 결과를 통보받은 미 법무부가 공소장 공개를 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 법무부는 공소장 공개 신청서에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 내용은 한국에서 형사 사건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공론화됐다’고 적었다. 이 같은 공개 사유가 이례적이라는 게 박 변호사 등의 설명이다. 이 사건과 관련한 한국 법무부ㆍ검찰의 공식 발표는 없었다. A사 측은 "미국에서 관련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박 변호사는 “미 법무부 입장에선 A사 대표 등 관련자에 대한 신병 확보가 되지 않아 한국 측에 공조나 관련 정보를 이관한 뒤, 후속 상황에 대해 통보받은 것을 공개 신청 사유로 적었을 수 있다”며 “의문은 A사 사건 하나만을 위한 공조겠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 AFP=연합뉴스

이에 따라 이런 미 당국의 집중 조사가 중국과 활발히 사업하는 국내 기업 활동에 지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C 변호사는 “실제 최근 미ㆍ중 갈등 정국에서 미국 정부의 표적 조사를 받았다고 억울해하는 의뢰인이 있다”며 “미국을 무대로 일하는 한국 무역인들에게 경각심이 생긴 상태”라고 전했다.
 
법률 시장에서 나오는 이 같은 해석에 뜻을 같이하는 학계 의견도 있다. 정인교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한국이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시각이 미국 사회에 존재하기 때문에, 미ㆍ중 갈등 상황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미 당국의 단속 강도가 강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단속 사례가 미 당국 내부에서 공론화되면 통관 절차가 강화될 수 있고, 그에 따른 추가 적발 건수가 늘어 감시가 더 강해지는 악순환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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