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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ILO협약 비준 강행…친노동 운동장 더 기울어지나

정부가 어제 국무회의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3건의 비준안을 의결했다. 이 비준안들은 지난해 노조법 개정안 등과 함께 국회에 제출됐으나 20대 국회 임기 종료로 자동 폐기된 것들이다. 새 국회가 열리자마자 다시 비준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거대 여당의 출현에 따른 자신감이 깔렸을 것이다.
 

경영계 반발에도 비준안 국무회의 의결
대체근로 등 사측 방어권 인정해야 균형

정부는 이들 핵심 협약의 국회 비준을 다시 추진하는 이유로 ‘국격’을 들고 있다. 정부 설명이 아주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1991년 ILO에 가입한 한국은 ILO 전체 협약의 기본이 되는 핵심 협약 8건 중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강제노동 금지 등에 관련한 4건을 아직 비준하지 않았다. ILO 187개 회원국 중 146개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32개국이 핵심 협약 전체를 비준한 것과는 대비된다. 유럽연합(EU)이 한·EU 자유무역협정을 근거로 비준을 압박하고 있는 것도 정부로서는 부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이 불러올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20대 국회에서 재계와 야당이 협약 비준을 반대한 것은 당위성만으로 재단하기 힘든 노동 현실 때문이었다. ILO 협약이 없더라도 강성 일변도의 노동운동은 합리적 노사관계를 어렵게 했다. 정부는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해 노조법 등 관련법의 개정안을 이미 국회에 제출해 놓았다. 해직자들의 노조 가입 허용, 법외노조인 전교조의 합법화, 공무원·교사 파업권 인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들이다. 통과될 경우 가뜩이나 노동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노사관계 운동장에서 노동 쪽 힘이 더욱 커지게 된다.
 
시기도 문제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기업 체력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런 상태에서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경제 쇼크까지 겹쳤다. 이 판국에 기업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고용 유지 및 창출 등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당장 사용자 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정부가 노동 관련법 개정과 비준 동의안 처리를 지나치게 서두른다”며 반발했다.
 
ILO 핵심 협약 비준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측면은 부인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 때문에 초래될 노사관계의 불균형 심화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체근로 등 사용자 측 방어권을 허용하고, 노조 측 부당노동행위 신설 같은 공평한 법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사용자 측 방어 수단들은 EU 등 ILO 협약 비준국도 허용한다는 점에서 역시 ‘글로벌 스탠더드’라 할 수 있다. 친노동 일변도의 관련법 개정 추진을 멈추고, 노사 관계의 한쪽 파트너인 사용자 측의 목소리까지 담은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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