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與 초유의 부동산 감찰…176명 전원에 "계약서 다 들고와라"

문재인 대통령이 7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이 청와대 여민관 회의실 벽에 설치된 모니터에 나오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수처 출범에 필요한 대통령령 등이 의결됐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앞줄 오른쪽)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이 청와대 여민관 회의실 벽에 설치된 모니터에 나오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수처 출범에 필요한 대통령령 등이 의결됐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앞줄 오른쪽)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5시50분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좌진으로부터 받은 문자였다.
 

의원 176명 부동산 실태 전수조사
“전세·매매 계약서 들고와라” 통보
이달 내 ‘1채 빼고 매각’ 조치할 듯
야당 “여권 정책실패 시인한 것”

“민주당 의원 42명이 다주택자”
임종성 “가격 내려도 안 팔려”
김홍걸 “강남 집 1채 매물로 내놔”
노영민 “반포 아파트 처분 고민 중”

“부동산계약서를 들고 와야 합니다.”
 
“나는 (부동산) 소유가 아닌데 그거 들고 가야 (하느냐).”
 
“다 들고 오셔야 합니다.”
 
전날 당 차원에서 의원들에게 소유 부동산 현황을 파악하겠다는 연락을 했다고 한다. 다음 날 새벽 김 의원과 보좌진의 대화가 이뤄진 배경이다. 당의 요구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단속’ 차원이었다.  
 
민주당 소속 한 재선 의원도 전날 오후 당 원내행정기획실로부터 부동산 소유 현황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갑자기 당에서 부동산 관련 계약서를 제출하라고 해 의아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소속 의원 176명에 대한 주택보유실태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7일 “당에서 의원들의 주택 보유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현황 파악부터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향후) 조치에 대한 말은 없었다”면서도 “조사한다는 것은 그다음에 뭐가 있다는 뜻이 아니겠냐”고 부연했다. 다주택 보유 결과에 따라 당 차원의 추가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의미다.

관련기사

 
정당이 이 같은 실태조사에 나서는 건 초유의 일이다. “법으로 보장된 재산권을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감수할 정도로 이례적이다.
 
여권이 이렇게까지 몰린 건 ‘21번째 부동산 대책’ ‘문재인 정부서 서울 아파트값 52% 상승’ 등으로 표현되는 부동산 민심이 크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여권은 고위 공직자나 선출직 후보자들에게 “실거주 목적의 주택 외엔 다 팔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4·15 총선을 앞두고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 지역 내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총선 후보자에게 실거주 한 채를 제외한 주택에 대한 ‘부동산 매각 서약서’를 받았다. 2022년 4월을 처분 시점으로 정했다. 민심 달래기 차원이었다.
 
6·17대책(21번째)이 나온 후엔 현 정권 지지 기반인 3040세대까지 들끓게 됐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 참모들 가운데 여전히 다주택자가 많다는 사실이 공개됐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재차 1주택 외엔 팔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똘똘한 한 채’(반포)를 남기고 3선을 한 지역구의 아파트(청주)를 매물로 내놓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어 민주당에도 다주택자가 40여 명에 달한다는 사실이 발표됐다.
 
민주당이 일종의 ‘다주택자 감찰’에 나선 배경이다. 게다가 7월 31일은 공직자윤리법상 재산 등록 마감일이다. 초선들의 재산 내역이 공개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의원 재산 등록 현황이 공개됐을 때 여당에 다주택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선 이번 달 안에 ‘실거주 이외 주택 매각 방침’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하지만 당장 여론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조사한 민주당(더불어시민당 공천 포함 180명 대상) 다주택 보유 42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 중 21명은 규제 지역의 다주택자라고 했다.
 
경실련 “임종성 강남·광주·하남 4채, 김홍걸 강남·마포 3채”
 
임종성 4채(경기도 광주시·하남시, 서울 강남구·송파구), 김홍걸 3채(서울 마포구·서초구·강남구), 양정숙 3채 (무소속·강남구, 서초구 2채), 김주영 3채(서울 강서구·영등포구, 고양시) 등이다.
 
민주당 의원 규제지역 부동산 보유 현황

민주당 의원 규제지역 부동산 보유 현황

의원 9명에 대해선 주택 시세까지 공개했다. 국회의장이 되면서 무소속이 된 박병석(대전 서갑·6선) 의장의 경우 서울 서초구와 대전시 서구의 아파트 가격이 2016년 35억6000만원이었는데 최근 59억4750만원이 됐다고 주장했다. 4년 사이 시세차익이 23억8000만원이 된다는 얘기다. 김병욱(성남분당을·재선) 의원은 9억2000만원, 이상민(대전 유성을·5선) 의원은 3억3000만원 올랐다.
 
경실련은 그러면서 “6월 3일 민주당 측에 주택매각 실태 공개 요청 공문을 발송했으나 이인영 원내대표 시절이라 파악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지난 6월 19일 윤호중 사무총장과 김태년 원내대표에게 재차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답변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50% 상승하는 동안 민주당 대표, 원내대표 등 국회의원은 어디에 있었느냐”고 따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거명된 의원들이 해명에 나섰다. 박병석 의장실은 “서초구 아파트는 만 40년간 실거주 중”이라며 “대전시 서구 주택은 자가가 아닌 월세”라고 했다. 김홍걸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상속받은 동교동 사저를 제외한 강남권 아파트 2채 중 실거주용을 제외한 1채를 지난 4월 내놓았다고 했다. 임종성 의원은 “진작에 4채를 모두 시세보다 싸게 내놓은 상황으로 매매가 아직 안 됐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갈지(之)자 행보를 걷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긴급 부동산 간담회’에서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안 되니까 국회에 (입법화) 책임을 미루는 것 같은데, 이건 부동산 정책의 완전한 실패를 솔직하게 시인한 것으로 본다”라면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겨냥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런 분에게 국토부 장관을 맡길 때 걱정이 많았다. 이런 대단히 복잡하고 종합적인 부동산 정책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했다”며 “아니나 다를까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오죽하면 경제학 교과서와 싸우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자신 없으면 빨리 그만두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노영민 비서실장은 이날 MBC와의 통화에서 “반포 집에 살고 있는 아들이 ‘좌불안석이고 죄인이 된 것 같다’고 하소연해 처분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오현석·김기정·권혜림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