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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 “코로나는 현대문명 병···생명 실상에 대한 무지서 비롯”

백성호 기자 사진
백성호 중앙일보 종교전문기자
 
 

“불교 누구나 이해할 수 있어야”
『붓다, 중도로 살다』 깨달음 책 펴내

 “불교 수행자로 살아온 세월이 55년이다. 불교를 해보겠다고 나름대로 모색했다. 그런데 해도 해도 불교가 어렵더라.”
 
도법 스님은 "깨달음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불교 수행이다"고 말했다. [사진 불광출판사]

도법 스님은 "깨달음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불교 수행이다"고 말했다. [사진 불광출판사]

 
출발은 자기 고백이었다. 6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서 도법 스님을 만났다. 그는 “불교는 왜 이리 어려운가?”라는 물음을 파고들 끝에 최근 『붓다, 중도로 살다』(불광출판사)를 출간했다. “나만 어려운 줄 알았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다 그렇더라. 출가자와 재가자를 막론하고 말이다.” 그래서 그에게 물었다. 도법 스님이 간추린 불교는 어떤 얼굴인지 말이다.  
 
불교는 원래 난해한가.
 
“그렇지 않다. 초기 경전인 ‘니까야(아함경)’를 보면 붓다는 이렇게 말했다. ‘말을 알아듣는 사람이라면 나의 가르침을 듣고 바로 이해할 수 있고, 바로 실현할 수 있고, 바로 증명할 수 있다.’ 그러니까 쉽다는 말이다. 들으면 바로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도 그런가.
 
“아니다. 다들 어려워한다. 불교가 이렇게 어려운 것이라면 어쩌겠나. 내 스스로 하는 것도 어렵고,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주기는 더더욱 어렵다면 말이다. 그래서 고민했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딱 듣고서 ‘아, 불교가 그런 거야? 그럼 나도 한 번 해봐야지’라고 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불교, 누구나 적용할 수 있는 불교, 누구나 검증할 수 있는 불교. 그걸 정리해서 책에 담고자 했다.”
 
도법 스님은 "불교의 깨달음, 그 첫걸음은 자신의 참모습을 참되게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불광출판사]

도법 스님은 "불교의 깨달음, 그 첫걸음은 자신의 참모습을 참되게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불광출판사]

 
그런 불교의 출발점은 어디인가.
 
“붓다의 삶, 그 자체다. 그게 붓다가 전하고자 하는 불교의 원형이다. 생각해 보라. 우리가 주로 만나는 붓다는 어떤 붓다인가. 신이 된 붓다다. 인간 붓다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모색의 출발점을 ‘인간 붓다’로 삼았다.”
 
‘인간 붓다’를 들여다 봤더니 어땠나.  
 
“중도(中道)다. 중도란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깨달음을 이룬 후 붓다의 삶은 중도의 삶이었다. 그게 정법이다. 정법 불교는 치열한 삶의 현장 한복판에서 설해지고 실천되고 검증되어야 한다. 정법 불교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제도화된 기성의 틀, 종단이나 절집 안에 가두어놓고, 그저 우리 집단의 이익과 번영에 골몰해서는 결코 참된 불교, 미래 불교의 희망을 만들 수가 없다.”
 
절집에서는 도법 스님을 가리켜 ‘이상을 꿈꾸는 현실주의자’라고 부른다. 늘 이상을 꿈꾸고, 생명평화운동이나 탁발 순례 등 늘 현장에서 이를 접목하려고 애를 쓴다. 도법 스님은 이런 수식어를 어떻게 생각할까.  
 
도법 스님이 합장하고 있다. 그는 "지리산 실상사에서 미혹의 문명을 넘어 깨달음의 문명으로 가기 위한 천일결사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사진 불광출판사]

도법 스님이 합장하고 있다. 그는 "지리산 실상사에서 미혹의 문명을 넘어 깨달음의 문명으로 가기 위한 천일결사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사진 불광출판사]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불교 자체는 이상적인 거다. 나는 그 이상을 내 삶에서 구체화하고자 살고 있다. 그러니 ‘이상을 꿈꾸는 현실주의자’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하하.”
 
도법 스님은 편모 슬하에서 자랐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그는 막내로, 또 유복자로 컸다. 어머니는 절에 가서 기도하고 복을 비는 불교 신자였다. 어디 가서 물어보니 “막내는 절로 보내는 게 낫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 뒤로 집안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갔다. 그래서 도법 스님은 자신의 출가 이유를 ‘자의 반, 타의 반’이라 표현한다. 그럼에도 절반의 자의는 식을 줄을 모른다.  
 
오랫동안 생명평화운동을 펼쳐 왔다. 코로나19 국면을 바라보는 소회가 남다르지 싶다.
 
“코로나19는 생명의 실상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나는 현대문명이 이 병을 낳았다고 본다. 감각적 기쁨에 매몰된 우리 삶의 방식이 이 병을 더 깊어지게 한다. 이제는 미혹의 문명을 넘어서 깨달음의 문명으로 가야 하지 않겠나. 그 길이 붓다의 삶 속에 있다.”
 
도법 스님은 "상식의 가진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불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불광출판사]

도법 스님은 "상식의 가진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불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불광출판사]

 
왜 미혹에서 깨달음으로 가야 하나. 
 
“붓다께서는 ‘미혹(무명)’으로 인한 고통은 ‘깨달음(참된 앎)’으로만 치유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무명의 문명’은 ‘깨달음의 문명’으로만 활로가 열릴 수 있다. 우주만물이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의 대전환을 바탕으로 인간·자연·사회가 어우러지는 깨달음의 문명으로 담대하게 전환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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