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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확률 48%' 복막염 급했다···확진 의심에도 메스 댄 의사

지난 4월 김정연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 교수는 미국에서 귀국한 뒤 자가격리 중이던 응급환자 서모씨를 수술했다. 서씨는 2차 코로나19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고 수술도 성공적이었다. 사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지난 4월 김정연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 교수는 미국에서 귀국한 뒤 자가격리 중이던 응급환자 서모씨를 수술했다. 서씨는 2차 코로나19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고 수술도 성공적이었다. 사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지난 4월 오후 7시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자가격리 중이던 환자가 도착했다.  
 
환자는 50대 서모씨. 그는 미국에서 직장암 수술을 받은 뒤 골반으로 전이가 의심됐지만,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해 3개월 넘게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귀국했다. 한국에 도착한 서씨는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보기 위해 알아봤지만, 해외 입국자라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해외에서 온 사람은 예외 없이 2주 자가격리해야 했다.
 
귀국한지 사흘만에 탈이 났다. 응급실에 도착한 서씨는 미국에서 직장암 수술을 받은 부위에 천공(구멍)이 생겨 대장 내 노폐물이 빠져나와 복막염이 생겼고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그날 당직의사 김정연 외과 교수는 서씨를 보자마자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꼈다. 의료진 판단에 따르면 서씨는 이미 귀국행 비행기에서 천공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었고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고 한다. 복막염은 방치할 경우 사망률이 48%에 달하고 하루가 지날 때마다 사망률이 5~8% 증가한다.
 
서씨는 입국 직후 보건 당국에서 실시한 1차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입국한 사람 가운데 2차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는 경우가 더러 있어서 계속 음성 상태인지를 장담할 수 없었다.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2차 코로나19검사를 했다. 결과를 기다리면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었다.  
 
왼쪽부터 외과중환자실 김성수 간호사, 외과 김정연 교수, 외과 김의명 레지던트 [제공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왼쪽부터 외과중환자실 김성수 간호사, 외과 김정연 교수, 외과 김의명 레지던트 [제공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김 교수는 결국 응급수술을 결정했다.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환자실 음압격리실에서 별도로 기도 삽관을 했고 음압이송용 카트를 이용해 수술실로 환자를 옮겼다. 수술에 참여한 모든 의료진은 수술복 위에 레벨D 방호복을 덧입었다.  
 
가장 수술 시간을 짧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진행했지만 그래도 3시간 걸렸다. 레벨D 방호복을 입은 상태로 응급수술을 한 의료진은 수술 내내 줄줄 흐르는 땀과 싸워야 했다. 수술 공간을 사흘간 부분 폐쇄하고 소독했다.  
 
2차 코로나19 검사에서 서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수술도 성공적이었다. 서씨는 오랜 시간 대장 내 노폐물에 노출됐다. 자칫 패혈증(혈액 감염)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이겨냈고 일주일만에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후 서씨는 감염관리 지침에 따라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온 날로부터 14일 동안 격리병동에서 치료받은 후 퇴원 전 코로나19 검사를 다시 한번 받아 음성판정을 받은 뒤 퇴원했다고 한다.  
 
수술을 진행한 김 교수는 “대장암 환자 10명을 수술하는 것보다 힘들었지만, 환자가 건강하게 회복하여 의사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며 “코로나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생명을 살리는 일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신동우 외과 과장은 “고열이 동반되는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수술하는 의료진은 일반 수술보다 몇 배 힘든 상황에 부닥친다”며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24시간 안에 나오지만, 그 동안 복막염 등으로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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