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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올바른 길" 조국 "檢 파쇼"…윤석열 결정앞 장외전 치열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대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윤 총장은 검사장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에 대해 치열한 장외전이 벌어지고 있다. 추 장관에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및 법조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각자의 의견을 내놓았다. 현직 검사들 또한 내부망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추미애 “올바른 길 걸어야”…조국 “검찰 파쇼”

 
추 장관은 지난 3일 검사장 회의가 열린 다음 날 자신의 SNS에 검사장들을 향한 말을 남겼다. 그는 “흔들리지 말고 검찰조직 모두가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검사장 회의에서 추 장관의 수사 지휘 부분이 위법이라는 데 뜻을 모은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전 장관도 추 장관을 지지하며 지휘권 논란에 합세했다. 조 전 장관은 “검사는 총장 포함 소속 상관에게 이의제기권(검찰청법 제7조 제2항)이 있지만, 총장은 장관에 대한 이의제기권이 없다”며 “통제를 받지 않는 검찰총장을 꿈꾸거나 지지하는 것은 ‘검찰 파쇼(급진적 전체주의)’ 체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총장이 장관의 지휘를 따르지 않을 수 없다는 취지다.
 
이에 법조인들은 SNS 글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변호사)은 “행정부처 내 상급자의 위법·부당한 명령에 하급자가 이의제기할 수 있는 것은 굳이 법률에 규정되지 않아도 당연히 보장된다”며 “법률에 보장된 총장의 지휘권 박탈은 검찰청법 위반 논란이 제기되고, 더 나아가 불행한 선례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출신 이완규 변호사는 “검찰청법은 장관이 검찰총장만을 지휘할 수 있다”며 “이는 총장의 권한을 전제 조건으로 하고 있어 총장의 권한을 박탈하는 지휘는 할 수 없다. 법적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료사진.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료사진. [연합뉴스]

 

검찰 내부서도 논의 진행…“지휘권 위법”

 
검찰 내부에서도 열띤 논의가 진행 중이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을 논의하는 글과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2005년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과 관련해서 열린 입법공청회의 발제문도 내부망에 올라왔다. 고(故) 차용석 한양대 명예교수가 지난 2005년 11월 국회에서 발제한 내용으로, 그는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규정한 검찰청법 8조에 대해 ‘일본 군국주의의 잔재’라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발제문에서 “장관의 일반적 수사나 공소 제기에 관한 일반적 지휘에도, 예컨대 일반적 수사 방침이나 법률 해석 등에도 정치적·당파적 성격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며 “‘당파적인 정치에 의한 간섭은 공평한 검찰권 행사를 보장한다’고 하는 것은 결국 검찰을 독재 정권의 시녀로 되게 하면 잘 돼가는 말과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한 지청장급 검사는 이 글에 “(추 장관) 지휘 내용 중 수사와 관련된 부분은 문언상 검찰총장이 아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대한 지휘가 명백하다”고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부장검사도 이에 동의하며 “추 장관의 지휘 내용은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형해화(形骸化)하는 것으로, 총장의 직무정지를 명하는 것과 다름없다. 법무부 장관 지휘권의 내재적·법조화적 한계 등을 일탈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의견을 냈다.
 
지난 5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검찰 타임캡슐 비석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지난 5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검찰 타임캡슐 비석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검찰의 정치 예속화 우려도 불거져

 
추 장관의 지휘권 행사를 둘러싸고 검찰의 정치 예속(隷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이번 사태는 검찰이 노골적으로 정치화 되느냐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라며 “정치화되고 정권에 예속된 검찰은 존재 이유가 없다”고 SNS에서 주장했다.
 
박철완 부산고검 검사도 전날 내부망에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목표는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한 명확한 사실관계의 규명과 그에 대한 국민적 신뢰의 획득”이라며 “정치권과 일부 언론이 주도하는 정치적 프레임 싸움에 (이 사건이) 실증적 재료로 사용될 경우 이같은 목표는 도저히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에 한 검사는 “기사로 시작돼 사건이 됐다가 이제 다 사라지고 정치만 남은 것 같다”며 “정파와 편당, 정치를 모두 걷어내고 법률적 언어로 작금의 사태를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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