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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숙현 선수 동료 증언 "한 달에 열흘 이상 폭행, 부모 욕에 성적 수치심 유발까지"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추가 피해자 선수들이 기자회견에 나섰다. 사진=김희선 기자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추가 피해자 선수들이 기자회견에 나섰다. 사진=김희선 기자

 
한 달에 열흘 이상 폭행, 고인 아버지에게도 '정신병자' 욕설에 성적 수치심 유발에 '자살하게 만들겠다' 협박까지. 동료 선수들이 증언한 경주시청 팀 내 악행은 지옥에 가까웠다.
 
소속 팀 내 가혹 행위로 스스로 목숨을 던진 고(故)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이 "억울하고 외로웠던 언니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에 나섰다. 고인의 팀 동료였던 A·B 선수는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마련한 기자회견을 통해 경주시청 팀 내에서 있었던 폭력·폭행 및 가혹 행위를 고발했다.
 
고인의 팀 동료였던 A선수와 B선수는 "그동안 보복이 두려웠던 피해자로서 억울하고 외로웠던 숙현이의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으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되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감독은 숙현이와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으며 주장 선수도 숙현이와 저희를 집단 따돌림 시키고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털어놨다.
 
구체적인 목격담과 자신들이 당한 폭행 피해 사실도 전했다. A 선수는 “설거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고, 부모님과 회식 자리에서 감독이 아버지께 다리 밑에 가서 싸우자고 말하고 어머니께 뒤집어 엎는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자신이 목격한 것을 얘기했고 “경주시청 선수 시절 동안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으며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폭언 속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인센티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지원금이 나오는 데도 80~100만 원 가량 사비를 주장 선수 이름의 통장으로 입금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함께 고발에 나선 B 선수 역시 "가혹행위는 감독만 한 게 아니었다"며 “같은 숙소 공간을 쓰다 보니 훈련시간 뿐만 아니라 24시간 주장 선수의 폭력과 폭언에 항상 노출되어 있었고 제3자에게 말하는 것도 계속 감시를 받았다. 주장 선수는 숙현이 언니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서로 이간질을 해 다른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게 막았고, 아버지도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들의 가혹행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가해자로 지목 받은 주장 선수에 대해 B 선수는 “훈련에서 실수하면 물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를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 데려가 ‘뒤질 거면 혼자 죽어라’며 뛰어내리라고 협박해 잘못했다고 살려 달라고 사정까지 했다”며 “술에 취해 잠든 상태에서 몰래 방에 들어와 휴대폰 지문을 인식시켜 잠금을 풀고 카톡을 읽었으며,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연락했다는 이유로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새벽에 억지로 연락을 하도록 시키는 등 폭언과 무시를 하며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털어놨다.
 
또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팀 닥터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고발이 이어졌다. “팀닥터는 자신이 대학교수라고 말했으며 수술을 하고 왔다는 말도 자주 했을 뿐만 아니라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말한 B 선수는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숙현이 언니를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라고 까지 말했다”고 폭로했다. 
 
담당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경주경찰서 참고인 조사에서 담당 수사관이 ‘최숙현 선수가 신고한 내용이 아닌 자극적인 진술은 더 보탤 수가 없다’며 일부 진술을 삭제했다. 어떻게 처리될 것 같냐는 질문에 ‘벌금 20~30만 원에 그칠 것’이라고 말하면서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한 선수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발 디딘 팀이 경주시청이었고 감독과 주장 선수의 억압과 폭력이 무서웠지만 쉬쉬하는 분위기에 그것이 운동선수들의 세상이고 사회인 줄 알았다”며 눈물을 삼켰다. 이어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이 언니와 함께 용기 내어 고소하지 못한 점에 대해 숙현 언니와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련한 이용 의원은 "오늘은 고 최숙현 선수가 하늘로 떠난 지 열흘 째 되는 날"이라며 "가해자들은 여전히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고 최숙현 선수 사건으로 신체적, 정신적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동료 선수들이 당시 상황을 직접 증언하기 위해 큰 결심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해도 진술을 통해 도와주신 많은 선수들께도 감사드리며 불이익으로부터 선수들을 반드시 지켜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여의도=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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