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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특급호텔 유명 셰프가 차린 식당, 왜 파리 날리지?

기자
이준혁 사진 이준혁

[더,오래]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39)

음식점 경영이란 이런저런 이유로 ‘탈 샐러리맨’이 된 사람들의 최대의 구원책이 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들여 개업해놓고 실패하는 예도 적지 않다. 실패하는 원인은 한마디로 말하면 외식업을 너무 얕잡아 보기 때문이다.
 
보통 초보자가 음식점을 차리는 동기로서 공통되는 사항은 ①다른 업종보다 간단하게 보여서 ②이익금이 빨리 손에 들어올 것 같아서 ③조직 사회에서 해방되고 싶은 생각 등 세 가지다. 그리고 이 세 가지 동기는 말 그대로 실패 요인이 되기 쉽다.
 
샐러리맨에게 음식점은 꽤 친숙한 존재이다. 점심시간은 물론 업체와 상담 시, 퇴근길 동료와의 회식 모임 등 거의 매일 이용하는 익숙한 장소이다. 거기에서 착안해 이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대개의 원가율 정도는 알고 있고, 무엇보다 회사라고 하는 조직으로부터 해방되고 싶다, 자유로워지고 싶다라는 소망을 가진 사람에게 음식점 경영은 상당히 매력 있는 탈출구로 보이기 마련이다.
 
특히 초보 음식점 경영자는 놓여 있는 환경과 외식업의 엄격한 현실을 냉정하게 보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엄중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어필할 나만의 매력이 있어야 한다. [사진 pixabay]

특히 초보 음식점 경영자는 놓여 있는 환경과 외식업의 엄격한 현실을 냉정하게 보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엄중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어필할 나만의 매력이 있어야 한다. [사진 pixabay]

 
또한 개점만 한다면 손님은 자연히 들어오겠지 하는 낙관도 퇴직 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흔히 가진 생각이다. 그러나 피를 말리는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음식업계에서 그러한 어리숙한 생각은 절대 통용되지 않는다.
 
우선, 초보자는 음식점 경영이 놓여 있는 환경과 외식업의 엄격한 현실을 냉정하게 보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엄중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가게에는 없는 부가가치, 즉 고객에게 어필할 나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재료, 조리 방법, 식기, 음식 담는 법, 서비스의 방법, 가게 분위기 설정 등 모든 것에 걸쳐 연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음식점은 혼자서는 운영할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조리사, 케셔, 서비스맨 등의 내부 구성원을 자신이 조직의 리더로서 소통하며 통제해가는 기술이 필요하다.
 
조리사 출신이 창업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 보이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다. 굳이 설명을 덧붙일 필요도 없겠지만, 조리사는 조리의 프로이다. 이 때문에 ‘음식의 음자도 모르는 초보가 개업한 가게에 조리사인 내가 질 이유가 없지!’라는 의식을 갖기 쉽다.
 
조리의 프로라 한다면 자기가 손수 만든 요리에 자신감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그 자신감이라는 것이 때때로 실패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조리사 출신인 경영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은 조리 기술로의 편향성이다. 요컨대 맛만 있으면 손님은 당연히 들어오게 마련이라는 단편적인 생각을 갖기 쉽다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맛에 대한 보장도 없으면서 가게를 여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에 요리에 자신이 있다고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 기술을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소위 ‘잘 나가는 음식점’ 만들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리 기술만 중시하다 보면 음식점의 밸런스를 맞출 수 없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음식에 대한 자기만의 지나친 자신감이 가게의 서비스와 분위기를 경시하기 쉽게 되기 때문이다. 고급 음식점이면 몰라도, 대중음식점이라면 서비스나 가게 분위기 등에는 그다지 큰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단정 짓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같이 어딜 가든지 음식점이 넘쳐 나는 시대에는 ‘그냥저냥 무리 없이 먹을 만하네’라는 음식점이야 얼마든지 있다. 웬만한 기술과 독창성이 없이는 요리만으로 손님을 부르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왜냐하면 손님이 음식점을 찾는 이유는 단지 맛있는 요리를 먹기 위해서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음식을 매개체로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음식점의 가치는 상품, 서비스, 분위기 세 가지 부가 가치의 종합력으로 결정된다. 조리하는 사람은 이것을 겸허하게 인식하고 음식점의 컨셉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요리라는 것은 세 가지 요소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또 한가지 잊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은 음식점을 선택하는 것은 손님이라는 사실이다. 내방하는 손님은 자신이 지불하는 것만큼의 부가가치가 있는 곳인지 아닌지가 관건이지, 조리사의 자기만족 같은 것은 손님에게 있어서는 사실 그다지 관심거리가 되지 않는다.
 
본인이 오이를 먹지 않는다고 김밥에 오이를 뺀 분식집 사장도 있다. 김밥 맛이 이상하다고 컴플레인이 오면 본인이 시식을 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맛을 볼 수 없어 뺀다고 해서 말문이 막혔다. [사진 pxhere]

본인이 오이를 먹지 않는다고 김밥에 오이를 뺀 분식집 사장도 있다. 김밥 맛이 이상하다고 컴플레인이 오면 본인이 시식을 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맛을 볼 수 없어 뺀다고 해서 말문이 막혔다. [사진 pxhere]

 
수십 년을 특급호텔에서 총주방장으로 이름을 날린 유명 조리장이 퇴직해 식당을 창업해도 오래가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손님이 원하는 요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자신 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명성만 듣고 찾아간 유명 셰프의 음식점이 오픈만 하면 잘 안 되는 것도 모든 의사결정을 고객 중심으로 해야 하는데도 본인의 경험을 중심으로 해 운영하는 독단과 지나친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고객을 설득하지 못하는 음식은 외면받기 마련이다.
 
심지어 어떤 분식점 사장은 본인이 오이를 먹지 않는다고 김밥에 오이를 빼기도 한다. 나는 그에게 김밥의 색상 조화와 식감을 위해 오이를 넣는 것이 좋고, 본인이 오이를 싫어한다는 이유만으로 오이를 빼는 것은 아니라고 조언을 했다. 그는 손님이 김밥 맛이 이상하다고 컴플레인을 걸어오면 본인이 시식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맛을 볼 수 없어 오이를 뺀다는 황당한 주장을 해 말문이 막힌 적이 있다.
 
오이를 싫어하는 고객이 있을 수 있어 오이 대신에 다른 대체 재료를 넣은 김밥도 있고 오이가 들어가는 김밥도 만들면 될 일을 모든 김밥에 오이를 뺀 메뉴를 확정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조언을 하지 않았다.
 
식당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창업을 준비하는 그 순간부터 모든 의사결정을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고 실행해야 한다. 음식의 맛, 분위기, 서비스의 3대 요소를 조화롭게 잘 결합해 고객이 문을 나설 때 가치를 느낀다면 비로소 성공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것임을 명심하자.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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