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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서도 엇갈린 '서·지·영 라인'···"엉뚱하게 대북라인 강화"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을 내정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을 내정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새 외교안보라인을 두고 5일 정치권에선 기대와 회의가 교차했다. 이른바 ‘서·지·영(서훈·박지원·이인영)’ 라인 기용이 주는 대내외 메시지가 ‘대북 강화’에 쏠려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현재 한반도 정세에서 과연 대북 라인 강화가 최우선인지를 놓고는 여권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야권에선 “친북 세력들을 총결집시켜 또 한 번의 위장평화쇼를 기획하고 있다”(홍준표 무소속 의원)는 비판이 나왔다.
 

기대 : “문재인-김정은 신뢰 회복”

청와대 인사 발표 다음날(4일)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담화로 공개 메시지를 냈다.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는 대화 단절 선언이었지만 한국을 직접 겨냥한 원색적 비난은 없었다. 연일 막말에 가까운 언사를 쏟아내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대신 최 부상이 메신저 역할을 했다. 일각에선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성사 주역인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와 서훈 외교안보실장 내정자, 그리고 86 그룹 내 대표적 운동권(전대협 의장) 출신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발탁에 북한도 일종의 ‘수위 조절’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인사를 두고 “대북 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송영길 국회 외통위원장)이라며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4·27 판문점 선언과 9·19 남북군사합의,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무산으로 끝내지 않고 뭔가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다”는 분석이다.
 
‘깜짝 발탁’으로 평가되는 박 후보자가 정권에 헌신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양기대 민주당 의원은 5일 김대중 정부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있던 박 후보자가 당시 양 의원이 일한 신문사 정치부장과의 저녁식사에서 무릎을 꿇고 “DJ를 도와달라”며 부탁한 에피소드를 전하며 “돌아가신 DJ에게 한없이 충성했던 박 후보자가 문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얘기를 들으면서 모든 것을 다 바쳐 일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8일 오전 평양 시내를 카퍼레이드 하며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8일 오전 평양 시내를 카퍼레이드 하며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여권 내 상당수는 이번 서·지·영 라인에 ‘난관 타개 및 기존 성과 가시화’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개성공단 내 연락사무소 폭파(지난달 16일)로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듯 보이는 남북 화해 기조를 포기하지 않고 살려낼 수 있는 인물들이란 기대감이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두 최고지도자 간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는데, 이를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하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군사 도발 위협 중단과 함께 북한 비핵화, 남북 경제교류 재개 등이 향후 추진 과제로 꼽힌다.
 

회의 : “키는 미국에 있다” 

하지만 북한이 이런 움직임을 얼마나 달갑게 받아들일지가 미지수다. 최 부상 담화에서 막말 비난은 없었지만 “당사자인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섣부르게 중재 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다”며 여전히 한국 정부에 대립각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인 김홍걸 민주당 의원은 “북한은 더 이상 UN 제재, 미국 동의 등을 거론하며 도움을 주지 않는 남측과는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2년 전 ‘남측 띄워주기’를 통해 미국을 설득하려던 것과 달리 이젠 오히려 남측을 때리는 모습을 보여 미국에 ‘그냥 둬서는 안 되겠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게 북측 의도”라고도 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김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북한에 좋은 메시지를 보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가 나서서 미국을 설득하거나, 중간에서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번 인사에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인물이 포함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어차피 김정일 시대의 북한을 잘 아는 건 소용이 없다. 나도 (북한을 상대)해 봐서 아는데, 김정은은 김정일과 전혀 다른 사람이다”고도 했다.
 
대미 라인 보강 없이 엉뚱하게 대북 라인을 강화했다며 서·지·영 인사에 회의론을 제기한 거다. ‘DJ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장성민 전 의원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라인에 깊은 불신을 가진 상황에서 (한국이) 북·미 관계의 중재자 역할을 하기란 불가능하다”며 “이번 인사는 대북 자주파들이 미국, 일본 등 주변 정세와 북한 내부 정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단행한 아마추어적 대처”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현 정권의 ‘대북 이벤트’가 끝났다는 비아냥이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4일 페이스북에 “역대 정권에서 남북 간 물밑 접촉을 담당한 게 국정원장이었다. 그래서 박지원 (단국대 석좌) 교수를 앉혔나 보다. 과거라면 (대북) 송금이라도 해줄 텐데, 지금 그렇게 했다가는 큰일 난다. 북에는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5일 “문 대통령은 인사로 친미 아닌 친북을 선택했지만, 북한은 오히려 자신을 도우려면 대북 스토킹 말고 미국에 신경 쓰라고 친미를 요구하는 형국”이라는 의견을 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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