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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진 윤석열의 고민…“일부 수용·재지휘 요청” 카드 유력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채널A 기자와 검사장 간 통화 논란’ 의혹 수사 지휘에서 손을 떼라고 지휘권을 발동한 것을 두고 윤 총장은 ‘일부 수용 및 재지시 요청’카드가 유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윤 총장의 최종 입장은 오는 6일 이후 정해질 방침이다. 이때 윤 총장의 결단은 윤 총장 본인의 거취는 물론 향후 검찰청법에서 규정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관계를 해석하는 ‘선례’가 된다. 
 

“일부 수용, 재지시 요청”의 의미  

검찰 안팎에서는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는 첫번째 지휘는 받아들이되 ▶총장이 수사 지휘에서 손을 떼라는 두번째 지휘는 ‘재지휘’를 요청하는 방식이 가장 유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 총장이 일선 검찰청 여론을 듣기 위해 소집한 전국 고검장(6명), 수도권 검사장(9명), 지방 검사장(10명) ‘릴레이 검사장’ 회의에서도 이 같은 의견이 압도적이었다고 한다. 
 
장관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을 수용한다면 향후 장관이 검찰 수사에 구체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줘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구나 임면권자도 아닌 법무부 장관이 총장의 수사 권한을 빼앗는 지휘는 총장의 직무 권한을 규정한 검찰청법 12조에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절차 중단을 요구하며 대검찰청에 발송한 공문.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절차 중단을 요구하며 대검찰청에 발송한 공문. [연합뉴스]

대검에서는 검사장회의는 물론 검찰 밖 전문가들의 조언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전문가인 이완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추 장관의 지휘는 법률 한계를 벗어난 지휘이자 부당한 지휘”라고 지적했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하급자가 아니라 대등한 지위에서 지휘의 적법성을 따져 일선에 재지시할 법적 책임이 있는데, 일선을 진두지휘할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막는 장관의 지시는 부당할뿐더러 명백히 위법이라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그 근거로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검찰청법 8조)가 정치권력의 위법한 지시에 검찰 조직이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장관과 일선 평검사가 아닌 장관과 총장만의 관계를 규정했다는 점 ▶다른 행정기관에서 ‘차관급’에 해당하는 것과 달리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과 마찬가지로 ‘장관급’으로 규정됐다는 점 등을 들었다. 
 
한반도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도 이날 성명에서 “검찰총장을 장관의 단순 하급자 정도로 생각하는 몰이해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 최고 감독자"라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발언을 놓고 조 전 장관의 과거 트윗을 인용해 "청와대와 법무 장관의 의중은 명백한 윤석열 찍어내기"라고 반박했다. [SNS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 최고 감독자"라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발언을 놓고 조 전 장관의 과거 트윗을 인용해 "청와대와 법무 장관의 의중은 명백한 윤석열 찍어내기"라고 반박했다. [SNS캡처]

일각에서는 추 장관의 지휘가 ‘직권남용’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나온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측근 감싸기’를 빌미 삼아 사실은 ‘윤 총장 자진 사퇴’를 목적으로 위법한 지시를 내렸다고도 볼 수 있는 사안”이라며 “관련 판례에서도 ‘지시권을 가탁하여’(빌미 삼아 다른 목적으로)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고 했다. 한 검사도 “적법한 지시의 외관을 쓴 ‘위법한 지시’를 내려 문제가 된 것이 ‘사법 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의 핵심”이라며 “그와 비슷한 사건 구조”라고 짚었다.  
 

“15년 전과 달라” “尹 총장 사퇴 안 돼”

검사장 회의에서는 이런 상황일수록 총장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는 추 장관의 지휘만 수용한다면, 굳이 총장 자리를 내걸 필요도 없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2005년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은 '한국 전쟁은 북한의 통일 전쟁' 등의 발언을 한 강정구 동국대 교수에 대해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휘권을 행사했다. 이틀 뒤 김종빈 검찰총장은 이를 수용한 뒤 사퇴했다. [중앙포토]

지난 2005년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은 '한국 전쟁은 북한의 통일 전쟁' 등의 발언을 한 강정구 동국대 교수에 대해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휘권을 행사했다. 이틀 뒤 김종빈 검찰총장은 이를 수용한 뒤 사퇴했다. [중앙포토]

15년 전 상황과도 비견된다. 당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불구속 수사를 하도록 지시했다. 김종빈 검찰총장은 “역대 장관이 지휘권 행사를 자제한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지휘권 행사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고 따르지 않는다면 총장 스스로 법을 어기게 된다”며 이틀 만에 직을 내려놨다.

 
이를 두고 한 전직 검찰총장은 “정권이 그때와 같은 상황을 만든 것”이라며 “적어도 당시에는 ‘불구속 수사’와 ‘국가보안법’이라는 철학적‧법적 문제가 맞물려있었지만, 이번에는 수용하고 직을 유지해도 된다”고 말했다.   
채동욱(오른쪽) 전 검찰총장이 2013년 혼외자 의혹으로 물러날 당시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은 법무부 장관이었다. [중앙포토]

채동욱(오른쪽) 전 검찰총장이 2013년 혼외자 의혹으로 물러날 당시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은 법무부 장관이었다. [중앙포토]

다만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 직접 감찰 등 징계 절차에 착수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3년에는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이 ‘혼외자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해 감찰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채 총장은 곧바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3일 검사장 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신임 감찰관에 검찰 출신 류혁 변호사를 임용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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