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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참견에 화났나···"北, 10월 깜짝선물 대신 도발 가능성"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의 7~9일 방한을 앞두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 독립기념일인 4일 담화에서 "북미 대화를 정치적 위기 타개 도구로 여기는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며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의 7~9일 방한을 앞두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 독립기념일인 4일 담화에서 "북미 대화를 정치적 위기 타개 도구로 여기는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며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 [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4일 "북·미 대화를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는 도구로 여기는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에 즈음해 담화를 통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의 7~9일 방한을 사흘 앞두고 북·미 대화 제의를 걷어찬 셈이다.

최선희 담화, "美와 마주 앉을 필요 없다"
비건 7~9일 방한 앞두고 북·미 협상 일축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韓 중재 좌초 위기
전문가 "10월 정상회담 서프라이즈 대신,
北 ICBM 기습 도발 등 위험한 상황 우려"

 
이에 10월에 북·미간 깜짝 정상회담이 아니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재개와 미국의 선제공격 위협 복귀라는 다른 형태의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최 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우리와 판을 새롭게 짤 용단을 내릴 의지도 없는 미국이 어떤 잔꾀를 가지고 다가오는지는 구태여 만나보지 않아도 뻔하다"며 "미국이 아직도 협상 같은 것을 가지고 우리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미 대화를 정치적 위기를 다뤄 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라고 했다.
 
미측 카운터파트인 비건 부장관이 방한에 앞서 지난달 29일 "두 정상 간 회담은 대선까지 힘들 것 같지만 북·미 대화는 분명히 가능하며, 우리는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데 대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힌 셈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다음날 "북한과 가시적 진전은 더디지만, 대화와 진전을 향한 문은 열려 있다"며 협상 복귀를 촉구한 데 대해서도 퇴짜를 놓은 셈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최 부상 담화에 직접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비건 부장관과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의 방한을 앞두고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 부상의 성명은 우선 북한에 '공적(公敵)'인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2일 기자 간담회에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깊은 곤경에 빠졌다고 느낀다면 친구 김정은과 회담을 통해 상황을 반전하는 게 낫다고 여길 수 있다"고 한 데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공개적으로 추진 의사를 밝힌 11월 미 대선 전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추진 의지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유럽연합(EU) 정상과 화상 회담을 통해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간에 다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TV가 지난달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보도하고 있다. [뉴시스]

조선중앙TV가 지난달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보도하고 있다. [뉴시스]

 
최 부상은 담화에서 "당사자인 우리 생각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섣부르게 중재 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다"라고 한국을 지칭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그러면서 "10월 뜻밖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명하며 우리 비핵화 조치를 조건부 제재 완화와 바꿔 먹을 수 있다는 공상가들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정부는 북한의 지난달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다음 날인 17일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을 워싱턴에 급파해 비건 부장관에 북·미 대화 재개를 포함한 긴장 완화 방안 논의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도 문 대통령의 EU 회담 발언 이후 "문 대통령의 생각은 미국 측에 전달됐으며, 미국 측도 공감하고 노력 중인 것으로 안다"며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최 부상의 담화로 북·미 대화 중재 노력이 좌초할 위기에 빠진 셈이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최 부상의 담화는 미국만큼이나 한국을 향해 많은 메시지를 담았다"며 "대략 입을 다물고 잠자코 있으라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미 전문가들은 최 부상 담화로 미 대선전 정상회담 같은 긍정적잉 방향의 '옥토버 서프라이즈' 대신 북한이 ICBM 발사나 핵 실험 재개 같은 기습 도발을 벌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미간 10월 일부 북핵 폐기와 제재 완화를 교환하는 '스몰 딜' 가능성을 제기했던 해리 카자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한반도 국장은 이날 트위터에 "북한이 대화 가능성에 대해 분명히 '노'라고 했다"며 "최 부상이 '미국의 장기 위협을 관리하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전략적 계산표'를 짜놓고 있다'고 밝힌 대목은 ICBM 또는 핵 실험처럼 느껴져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로 긴장을 고조하거나 핵 실험으로 선을 넘을 수도 있다"며 "그럴 경우 미국이 선제공격을 위협하는 아주 불확실하고 위험한 영역으로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외교안보라인 교체 언급 없어=5일 오후 현재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서훈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그동안 남북 정상회담을 견인한 인물인 만큼 당분간 이들의 대북 메시지를 지켜본 후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서울=정용수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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