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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구 없는 항공업계…승객 90% 줄고, 대량 실직우려까지

지난 5월 13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멈춰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13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멈춰서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최악의 보릿고개에 허덕이는 국내 항공업계가 하반기에도 가시밭길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이전 수요 회복까지 최소 2~5년이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타항공 발 대규모 실직 사태 우려까지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 5월 18일 김포공항 국제선 모습.   이날 국내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2개 대형항공사(FSC)와 4개 저비용항공사(LCC)가 석 달 새 직원 413명을 감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70%에 달하는 289명은 기간제 근로자였다. 연합뉴스

지난 5월 18일 김포공항 국제선 모습. 이날 국내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2개 대형항공사(FSC)와 4개 저비용항공사(LCC)가 석 달 새 직원 413명을 감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70%에 달하는 289명은 기간제 근로자였다. 연합뉴스

2분기 국제선 승객, 전년 동기 대비 2%

5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한항공을 포함한 국적 항공사 9곳의 국제선 여객 수는 32만 8348명으로 지난해 2분기(1521만 7359명)에 비해 97.8% 급감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코로나19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6조 5000억원에 달하는 매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항공사별로는 국제선 운항률이 20% 선에 머무른 대한항공의 2분기 국제선 여객 수는 19만 458명으로 전년 동기(504만 4013명) 대비 96.2% 줄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2분기 348만 9554명에서 올해 2분기엔 12만 574명으로 96.5%나 국제선 손님이 줄었다.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유일하게 국제선 정기편을 운항하고 있는 제주항공의 2분기 국제선 여객수도 1만 31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1만 1633명)에 비해 99.3% 급감했다.  
 
지난달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의 모습. 뉴스1

지난달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의 모습. 뉴스1

국내선 선방…노선 공급 늘리는 항공사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여행 수요가 국내로 몰리면서 그나마 국내선 여객 수는 선방했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 2분기 국내선 여객 수는 524만 6248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843만 8524명)와 비교해 37.8% 감소했다. 하지만 올 2분기 역시 LCC를 중심으로 국내선 노선 확대 경쟁 속에서 항공권 가격이 내려간 탓에 항공사 매출 회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엔 무조건 위기 탈출을 해야 한다”라면서 “각 항공사가 국내선 확대와 국제선 노선 운항 재개로 돌파구 찾기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황금연휴의 끝인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출발층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황금연휴의 끝인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출발층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국적 항공사들은 코로나19로 꽉 막힌 하늘길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2일부터 인천-호찌민, 인천-홍콩 2개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국제선 운항 재개는 넉 달 만이다. 앞서 에어부산, 에어서울, 진에어, 이스타항공 등 LCC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부터 한시적으로 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 국제선 35개 노선을 주 179회 운항한다. 6월과 비교하면 인천-댈러스, 인천-빈 노선이 추가됐다. 아시아나항공도 인천-오사카, 인천-런던, 인천-파리 등의 운항 재개에 나선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현재진행형이고 입국 제한 조치를 하는 국가가 많아 여행 수요 회복은 더딘 상황”이라며 “노선 변동 가능성이 커 운항 스케줄이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일단 공급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금연휴 둘째날인 지난 5월 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사진왼쪽)가 승객들로 붐비고 있는 반면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는 텅 빈 모습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황금연휴 기간에 예정된 김포-제주 노선 출발·도착 항공편은 총 1천670대, 일평균 238.6대로 잠정 집계됐다.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하면서 제주행 여행객 수요가 연휴를 끼고 되살아나자 항공사들이 항공편 투입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뉴스1

황금연휴 둘째날인 지난 5월 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사진왼쪽)가 승객들로 붐비고 있는 반면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는 텅 빈 모습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황금연휴 기간에 예정된 김포-제주 노선 출발·도착 항공편은 총 1천670대, 일평균 238.6대로 잠정 집계됐다.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하면서 제주행 여행객 수요가 연휴를 끼고 되살아나자 항공사들이 항공편 투입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뉴스1

“수요 회복 최소 2년”…비관적 전망 이어져

하지만 하반기에도 위기 탈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국제공항협회(ACI) 등이 코로나19 이전의 항공 수요 회복하기까지 최소 2~5년은 걸릴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연이어 내놓고 있어서다. 
 
한국항공협회도 올해 하반기 국제선 월평균 여객 전망치(12만 983명)를 지난해(504만 967명) 대비 97.6% 낮게 잡았다. 이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 최소 8조 7900억원이 넘는 국제선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한국항공협회 관계자는 “해외 전문기관의 항공수요 전망 등을 봤을 때 국제선 여객 셧다운 상태는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해외여행 불안 심리로 수요 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공항항공노동자 고용안정 쟁취 3차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여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등은 제주항공 모회사 애경그룹과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규탄하고 지난 2월부터 5개월간 밀린 임금 지불 등을 요구했다. 뉴스1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공항항공노동자 고용안정 쟁취 3차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여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등은 제주항공 모회사 애경그룹과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규탄하고 지난 2월부터 5개월간 밀린 임금 지불 등을 요구했다. 뉴스1

이스타항공 발 대규모 실직 사태도 난제

하반기 항공업계는 유례없는 대규모 실직 사태란 난제에도 직면해 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 인수합병(M&A)이 좌초될 위기에 놓이면서 이스타항공의 파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백억 원대의 체불 임금 문제에 더해 1600여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이스타항공은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다. 항공업계 불황 속에서 새 인수자를 찾기도 어렵다.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해도 기업 회생이 아닌 청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스타항공이 파산하면 직원은 사업주에게 책임을 물어도 미지급 임금을 받아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열흘 이내로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는 등 인수·합병 파행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계류장에 있는 제주·이스타항공기의 모습. 뉴스1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열흘 이내로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는 등 인수·합병 파행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계류장에 있는 제주·이스타항공기의 모습. 뉴스1

밀린 임금을 받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재취업이다. 코로나19로 항공업황이 최악인 상황에서 다른 국내 항공사들은 무급휴직이나 순환 근무로 기존 직원의 근무 시간도 줄이고 있다. 매년 진행하던 신규 채용도 중단된 지 오래다.  
이스타항공 노조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인수를 거부한다면 정부 지원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파산 말고는 답이 없다”며 “특히 객실이나 운항, 정비 부문 직원은 일자리 찾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이스타항공 노조는 지난 3일부터 열흘간 제주항공 모기업인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제주항공 규탄 집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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