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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최숙현 없도록...” 관심 모아지는 책임자 처벌과 대책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의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고 최숙현 선수의 유골함. [고 최숙현 선수 가족 제공]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의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고 최숙현 선수의 유골함. [고 최숙현 선수 가족 제공]

소속팀 지도자와 선배들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사연이 이어지는 가운데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 선수의 지인이라 밝힌 두 명이 글을 올렸다. 한 청원자는 “관계자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고 있는 폭언과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도와달라”고 했다. 2일에 올라온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8만명 이상의 참여했다.
 

문 대통령, “스포츠 인권 문제 챙겨라”

정치권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고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선수 출신인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나서서 전반적인 스포츠 인권 문제를 챙기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최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폭력을 신고한 날이 4월 8일이었는데도 제대로 조치되지 않아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난 것은 정말 문제”라며 “향후 스포츠 인권과 관련한 일이 재발하지 않게 철저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차관을 단장으로 특별조사단을 구성한 문체부는 “사건의 자세한 경위를 조사한 뒤 문제가 드러나면 관련자들을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체육회가 고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폭력과 성폭력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대한체육회가 고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폭력과 성폭력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진상조사 나서는 국회 문체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최숙현 선수와 관련한 진상조사에 나선다. 문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일 상임위 차원의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강력한 후속조치 마련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당시 회견문은 체육계 출신인 임오경 의원이 읽었다. 임 의원은 전 서울시청 여자 핸드볼팀 감독으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다.
 
임 의원은 “이 사건은 문제의식이 부족한 지자체와 체육계, 소위 힘 있는 기관인 검찰과 경찰이 한 사람의 생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주장하며 최 선수가 소속돼 있던 경주시체육회와 경주시청을 비롯해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수사기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운동선수보호법’ 시행 앞둬

최숙현 선수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다음 달 시행되는 이른바 ‘운동선수보호법’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20대 국회 문체위는 체육계의 폭력·성폭력 근절 방안을 담은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발의했다. 올해 초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다음 달 5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선수를 폭행하거나 성희롱 또는 성폭력을 저지르면 체육지도자 자격이 박탈되거나 정지된다. 체육지도자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폭력과 성폭력 예방 교육을 의무로 이수해야 한다. 개정안에는 대한체육회에 소속돼 징계 심의를 담당하던 위원회를 '스포츠윤리센터'라는 별도 기관으로 독립시키는 내용도 담겼다.
 

팀닥터 처벌 한계로 남아

그러나 운동선수보호법으로 책임자 처벌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도자가 아닌 ‘팀닥터’ 같은 관계자는 법적 근거가 없어 자격 박탈 등의 조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최 선수의 가혹 행위에 가담한 팀닥터는 선수단 소속이 아닌 임시 고용된 물리치료사로 알려졌다. 경주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현재 팀닥터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2일 경주시체육회에서 열린 인사위원회에도 지병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문체위 여당 간사를 맡은 박정 의원은 “필요하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단 구성과 청문회를 열어서라도 진실을 규명하겠다”며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까지 피해자 중심의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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