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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고 들어가려면 꼭 거쳐야한다···학교 앞 우유공장 숨은 뜻

  
롯데푸드 횡성공장에서 연구원이 품질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롯데푸드

롯데푸드 횡성공장에서 연구원이 품질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롯데푸드

1세대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인 민족사관고등학교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다소 생소한 광경을 마주한다. 강원도 횡성군 봉화로에서 좌회전해서 고등학교 정문까지 도착하려면 반드시 우유 공장을 가로질러야 한다. 공장 건물을 지나치지 않으면 고등학교 정문에 진입할 수 없는 외길이다.

[한국의 장수 브랜드] 46.파스퇴르 우유

 
민족사관고등학교 정문 앞에 자리한 공장은 롯데푸드 파스퇴르 공장이다. 고등학교가 공장이 나란히 터를 잡은 배경은 이 공장을 설립한 창업자의 가치관이 영향을 미쳤다. 창업자인 최명재 전 파스퇴르유업 회장은 우유 공장에서 번 1000억원을 학교 건립·운영에 투자했다. 초창기엔 박사급 교원을 채용했고 학비는 전액 무료였다. 때문에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이 어디인지 등교할 때마다 학생들이 직접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고등학교와 공장을 나란히 배치했다.
파스퇴르공장 전경. 사진 롯데푸드

파스퇴르공장 전경. 사진 롯데푸드

우유업계 4위였지만…외환위기에 부도 

민사고의 뿌리였던 파스퇴르우유는 최 전 회장이 1987년 설립한 유가공업체다. 프랑스의 화학자·미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가 개발한 파스퇴르 살균법을 우유에 적용하면서, 공법 이름을 사명에 적용했다. 파스퇴르 살균법은 섭씨 60~65℃에서 일정 시간 가열하면 미생물을 없애면서 와인의 풍미를 지킬 수 있는 살균 방법이다. 파스퇴르유업은 1990년대 1800억 원대의 연 매출을 거두며 우유 업계 4위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1997년 11월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파스퇴르유업도 부도를 맞았다. 축산농가 원유 생산비가 늘어난 데다, 분유·이유식용 수입 원료 가격도 급등하면서다. 여기에 파스퇴르유업이 민족사관고등학교 교사 증설을 위해 돈을 빌렸던 종합금융회사가 파산하면서 파스퇴르유업은 98년 2월 최종 부도 처리됐다.
파스퇴르우유의 저온살균우유. 사진 롯데푸드

파스퇴르우유의 저온살균우유. 사진 롯데푸드

2004년 한국야쿠르트가 파스퇴르유업을 사들였다. 한국야쿠르트와 매각 협상을 진행하면서 민족사관고등학교도 별도법인으로 분리했다. 또 채권단 요구에 따라 민족사관고 지원을 중단했다. 한국야쿠르트도 고등학교를 제외한 파스퇴르유업만 인수하면서, 지금은 민족사관고등학교와 파스퇴르우유는 별개로 운영된다.
 
하지만 실적은 호전하지 않았다. 2007년·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81억원의 손실을 내면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이 한때 파스퇴르유업 인수를 시도했지만, 인수 가격이 안 맞아 결렬됐다. 결국 롯데그룹이 2010년 다시 파스퇴르유업을 600억원에 인수했다. 롯데그룹은 파스퇴르유업을 인수한 다음 해 파스퇴르유업 법인을 소멸했고, 파스퇴르 생산시설을 롯데삼강 횡성공장으로 사용했다. 롯데삼강이 2013년 롯데푸드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파스퇴르우유도 롯데푸드에서 생산하고 있다.
파스퇴르우유의 바른목장우유를 생산하고 있는 공장 설비. 사진 롯데푸드

파스퇴르우유의 바른목장우유를 생산하고 있는 공장 설비. 사진 롯데푸드

저온살균 우유 시장 점유율 80%

주인이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파스퇴르우유는 여전히 저온살균 우유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파스퇴르는 87년 ‘파스퇴르 후레쉬우유’를 출시할 때부터 국내 최초로 저온살균 우유를 도입했다. 당시에만 해도 국내에서는 고온살균법만 존재했었다.
 
젖소에서 우유를 짜면 우유를 오염시킬 우려가 있는 미생물을 살균하는 과정을 거친다. 널리 이용되는 살균 방식은 크게 3가지다. ▶63℃에서 30분간 가열해 살균하는 저온살균법 ▶71.1℃로 가열하고 15초간 유지한 후 빠르게 냉각하는 고온단시간 살균법 ▶135℃ 이상에서 1~3초간 가열해 살균하는 초고온단시간살균법 등이다.  
 
3가지 방식 중에서 어떤 방식이 좋은지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논쟁거리다. 다만 일반적으로 고온에서 살균하면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저온에서 살균하면 유익한 세균이 죽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파스퇴르우유 저온살균설비. 우유는 원통 안에 1475m 길이의 관을 따라 30분간 살균된다. 사진 롯데푸드

파스퇴르우유 저온살균설비. 우유는 원통 안에 1475m 길이의 관을 따라 30분간 살균된다. 사진 롯데푸드

롯데푸드는 “저온살균법은 효소·유산균을 살리면서 결핵균 등 유해한 세균은 죽이는 효과가 있다”며 “초고온살균에 비해 칼슘·단백질 등 영양소와 비타민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로운 균만 골라 죽이려면 원유의 품질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롯데푸드는 “파스퇴르우유는 도입 당시부터 지금까지 법적 기준 1급 A 우유(1mL당 세균 수 3만 마리 이하)보다 3.7배 깐깐한 기준(1mL당 세균 수 8000마리 이하)을 적용해 원유를 관리한다”고 주장했다.
파스퇴르우유 로고. 사진 롯데푸드

파스퇴르우유 로고. 사진 롯데푸드

"법보다 3.7배 깐깐한 기준 적용" 

목장의 위생 상태도 중요한 요인이다. 법적으로 낙농업체는 한 달에 두 번 목장 세균 수를 검사해야 한다. 롯데푸드는 파스퇴르우유에 납품하는 목장을 매일 검사한다. 산도 검사, 가수 검사, 항생제 검사, 세균 수 검사, 체세포 수 검사 등이다. 우유를 짜기 전에 소 1마리당 4장의 수건으로 젖을 닦고, 착유기는 항상 세제를 사용해 깨끗이 세척한다. 만약 세균 수가 기준을 초과하면 납유를 정지한다.  
 
파스퇴르 우유는 2014년 2월 국내 우유 업계 최초로 무항생제(Non Antibiotic) 취급자 국가인증을 획득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이 인증을 발급받으려면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축사·사육 조건, 가축 번식방법, 사료 관리, 동물 복지, 질병 관리 등에서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2011년 8627t이었던 무항생제 인증 우유 시장은 지난해 6만6899t으로 성장했다.
 
파스퇴르우유는 국내 양대 유통그룹인 롯데그룹의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면서 사세가 확장하고 있다. 롯데푸드가 파스퇴르우유를 인수하기 전까지 130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2000억원을 돌파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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