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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국수·보리막장·문어구이…신선한 재료가 고향 맛 비결

[맛따라기] ‘반찬 장인’ 이소영 42년 만에 귀향한 뜻은

이소영씨가 문어구이를 만들고 있다. 신인섭 기자

이소영씨가 문어구이를 만들고 있다. 신인섭 기자

남들이 다 잘나간다고 할 때 그는 문득 고향으로 돌아갔다. 스물여덟에 상경해 칠순 귀향이니 42년 만이다. 서울에서는 ‘찬방’을 내 백화점 식품관 3곳에서 23년 롱런했고, 요리책 3권을 냈다. 매장에 매일 진열하는 반찬이 80여 가지, 개발한 건 백화점 상품코드 기준으로 500가지가 넘었다. 사람들은 ‘반찬 장인(匠人)’이라 예우했지만, 잘되는 찬방 법인을 동생들에게 넘기고 홀연 떠났다.
 

백화점 식품관 ‘찬방’으로 명성
“인제서 5년 더 봉사하며 여생
조리 때 가열 포인트가 맛 좌우”
새로운 동치미 막국수 등 실험

지난 2월 강원도 인제에 여생의 둥지를 튼 이소영(69)씨다. 귀향 둥지는 아담한 주방을 갖춘 요리 실험실 같았다. 세 차례를 오가며 음식을 맛보고 요리와 삶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귀거래사’와 추천 음식 3가지 조리법을 여기 옮긴다.
 
그의 귀향은 42년간 남의 입맛만 생각하며 살다가 내 입맛의 뿌리를 찾으러 가는 결단이다. 행로는 고향 음식을 위한 헌신이다. 잊혀가는 향토음식은 되살리고, 흐트러진 조리법은 재정립하고, 지역 물산으로 특산음식을 개발해 고향을 지켜준 이웃들에게 보급하려 한다.
 
처음 착수한 일은 향토음식인 막국수 탐색이다. 유명하다는 막국수 집을 한 바퀴 돌았다. 한편으로 어머니 음식 가운데 가장 먹고 싶던 보리막장을 기억을 되살려 담갔다. 아버지의 고향이자 자신의 출생지인 속초에 가서 문어를 사와 창안요리를 실험하기도 했다.
 
막국수들이 면은 좋은데 국물이 약했다. 인제의 옛날 막국수는 집에서 동치미에 말아서 먹었는데 동치미를 제대로 담그는 곳이 드물었다. 국내와 일본의 메밀국수를 많이 먹어보고 같은 맛으로 만들어 먹어본 경험에 비추어 개선의 여지가 많았다.
 
1950년대 인제에선 메밀로 묵·전을 주로 해 먹었지 국수는 잘 몰랐다. 이북에서 온 사람들이 하는 걸 보고 하기 시작했다. 음식점은 함경도 출신이 하던 원통 ‘형제막국수’가 처음이다. 1960년대 설악산 가던 관광버스가 들러가는 유명한 집이었다. 돼지고기 삶은 물을 거르고 생강·마늘·간장을 섞어 육수 만드는 걸 직접 봤다. 국수를 인공조미료와 참기름에 비벼서 그릇에 담고, 국물이나 편육 없이 상에 냈다. 양념장과 육수는 따로 나갔다. 봄부터 여러 방법으로 메밀국수를 만들어 맛보니 역시 동치미에 만 것이 가장 나았다.
 
음식을 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물으니 답이 명료하다. “재료가 좋고 신선해야 한다. 조리할 때 가열의 포인트가 있다. 레시피가 아무리 정확해도 맛은 그게 좌우한다.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설명해줘도 모른다. 많이 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토록 자신감 넘치고 결단력 있게 살았지만 귀향의 배경에는 쓸쓸함이 배어 있다. “지난해 어느 날 서울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만나는 것도 점점 힘들고, 시대 따라가는 것도 버거워 메지를 지을 때라 생각했다. 기억력도, 자신감도 떨어졌다. 앞으로 5년쯤 더 일할 수 있을 텐데, 고향에서 봉사하면서 여생을 정리하고 싶다.”
  
3가지 음식 조리법
  
#1 막국수
1. 물 막국수 동치미
물 막국수 동치미

물 막국수 동치미

▶재료: 무 2㎏, 배 400g, 양파 300g, 대파 100g, 마늘 100g, 생강 80g, 청양고추 10개, 설탕 50g, 소금 150g, 물 4L.
▶만들기: ①사방 1㎝, 길이 5㎝ 크기로 썬 무에 소금 3큰술을 넣어 살짝 절인다(무가 많이 들어가야 동치미가 맛있다). ②배는 반으로 갈라서 도톰하게 썰고, 양파는 반 갈라서 3등분. ③대파는 10㎝ 길이로 자르고, 마늘·생강은 편으로 썰고, 고추는 어슷하게 반 자른다. ④담글 통에 준비한 재료를 차곡차곡 담는다. ⑤물 4L에 소금·설탕으로 간을 맞추어 통에 붓는다(간이 간간해야 익으면 더 맛있다). ⑥2~3일 상온에서 익힌 다음 김치냉장고에 보관한다.
※동치미에 막국수를 말 때는 입맛에 따라 식초·설탕을 가미한다.
  
2. 온막국수
온막국수

온막국수

▶재료: 소고기 400g, 물 20컵, 양파 200g, 대파 100g, 통마늘 50g, 통후추 10g / 솔치(말린 청어새끼) 100g, 대파잎 50g, 물 20컵, 미림 반 컵
▶만들기: (소고기육수) ①고기는 물에 담가 핏물을 뺀다. ②넉넉한 냄비에 물이 끓으면 준비한 재료를 모두 넣고 고기를 넣고 30분쯤 삶는다. ③고기는 건지고 육수는 고운 체에 밭쳐 식힌다. (솔치육수) ①냄비에 준비한 재료를 모두 넣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미림을 넣고 5분 더 끓인 뒤 불을 끄고 식혀 고운 체에 거른다. (혼합) 두 가지 육수를 동량으로 섞고 국간장으로 간을 맞춰 한 번 더 끓인다.
  
3. 막국수 고명
물막국수

물막국수

▶온: 데쳐서 참기름·소금으로 무친 곰취(다른 잎채소도 됨), 소고기 편육, 지단 채, 대파 양념장(맛간장·고춧가루, 다진 대파·마늘).
▶비빔: 고추장·고운 고춧가루·물엿·맛간장 각 반 컵, 다진 마늘 3큰술, 들기름(또는 참기름) 2큰술, 설탕 1큰술을 미리 섞어 만든 양념장에 국수를 버무려 그릇에 담고 배·지단·오이 고명을 올린다.
▶무 초절이(물): 무 300g 골패 썰기, 3배식초·설탕 각 1큰술, 소금 반 큰술. 미리 절여 놓는다.
▶오이 절임(물·비빔): 껍질 벗긴 오이 300g을 얇게 썰어 소금 반 큰술 넣어 절여 둔다.
▶배(물·비빔), 지단(비빔)은 적당량 채 치고, 삶은 계란(물)은 반으로 자른다.
▶국수 삶기: 시중에 파는 메밀국수(함량 30~100%) 건면을 끓는 물에 3~4분 삶는다.
  
비빔막국수

비빔막국수

#2 인제식 보리막장
인제식 보리 막장 재료. 메줏가루, 천일염, 질고 푹 퍼지게 지은 보리밥, 고추씨 가루. 신인섭 기자

인제식 보리 막장 재료. 메줏가루, 천일염, 질고 푹 퍼지게 지은 보리밥, 고추씨 가루. 신인섭 기자

▶재료: 곱게 빻은 메줏가루 10kg(콩 두 말 분량), 질고 푹 퍼지게 지은 보리밥 20kg(보리쌀 5kg 6~7시간 불려 지은 밥), 고추씨가루 3kg, 간수 뺀 천일염 1.5kg을 동량의 물에 녹인 소금물, 간수 뺀 마른 소금 500g.
▶만들기: ①메줏가루에 소금물과 물을 뿌려가며 갠다(메주가 많이 들어가야 장이 맛있다). ②반죽에 점도가 올라오면 보리밥·고추씨가루를 넣고 잘 섞이도록 비빈다. ③걸쭉한 상태가 될 때까지 물을 뿌리고 비비면서 간을 맞춘다(막장에 들어간 보리밥이 잘 쉬고, 삭으면 물이 생기기 때문에 처음 비빌 때 간을 약간 세게 해야 한다). ④소독한 항아리에 옮겨 담고 맨 위에 소금을 넉넉히 덮는다(발효하면서 끓을 때를 대비해 항아리에 75% 정도만 담는다). ⑤항아리는 해가 잘 드는 곳에 두되 수분이 증발하도록 맑은 날 뚜껑을 자주 열어준다. ⑥3개월 익히면 먹을 수 있지만 1년은 돼야 제대로 맛이 난다.
  
#3 문어구이
식용유를 두른 뒤 구운 마늘·고추·쪽파와 함께 문어를 썰어 접시에 담았다. 신인섭 기자

식용유를 두른 뒤 구운 마늘·고추·쪽파와 함께 문어를 썰어 접시에 담았다. 신인섭 기자

▶재료: 삶아서 꾸덕꾸덕 물기 뺀 문어(적당한 크기 삶은 것 구입), 마늘, 청고추, 쪽파, 올리브오일(또는 식용유), 소금 각 적당량.
※문어: 생문어를 사면 잘 삶는 것이 맛의 포인트. 설탕 조금과 무 토막을 넣고, 2㎏ 크기일 때 25~30분 삶는다. 큰 것이 맛있다.
▶만들기: ①문어 다리를 하나씩 통으로 준비한다. ②마늘은 편 썰고, 고추는 어슷 썰고, 쪽파는 3~5㎝ 길이로 자른다. ③넓은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중간불에서 소금으로 간을 하면서 문어를 노릇하게 굽는다. ④팬에 남은 기름으로 마늘·고추·쪽파를 익히고, 한입 크기로 자른 문어구이와 곁들여 낸다.
 
이택희 음식문화 이야기꾼 lee.tackhee@joins.com
전직 신문기자. 기자 시절 먹고 마시고 여행하기를 본업 다음으로 열심히 했다. 2018년 처음 무소속이 돼 자연으로 가는 자유인을 꿈꾸는 자칭 ‘자자처사(自自處士)’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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