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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 건너뛴 선불충전 ○○페이, 보안 구멍 우려도

공인·사설 인증 경쟁 시대 

공인인증서 사용 불편을 피해 형성된 또 다른 시장은 이른바 ‘○○페이’로 불리는 간편 결제·송금 서비스(이하 간편결제)다. 간편결제페이는 미리 현금을 충전(선불충전금)한 후 간편한 인증만으로 기존의 신용·직불카드나 은행 송금 등 기존의 지불 체계를 대신하는 서비스다.  
 

간편한 인증으로 쉽게 결제·송금
사용자 늘며 충전금 잔액도 급증
고객 몰래 결제되는 사고도 생겨

남은 충전금 사용·보관 등 베일에
잔액 작년 34% 늘어 1조6700억
예금처럼 보호장치 마련 서둘 때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네이버의 ‘네이버페이’,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의 ‘쿠페이머니’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17일에는 11번가가 시중은행 계좌와 연동한 선불 충전 결제 서비스인 ‘SK페이 머니’를 내놨다.
 
이 같은 간편결제는 사용 편의성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자 금융감독원에 등록하지 않은 유통·통신 등 비금융 업체까지 이 같은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스타벅스의 선불충전식 카드를 이용해 애플리케이션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중앙포토]

스타벅스의 선불충전식 카드를 이용해 애플리케이션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중앙포토]

비금융권의 대표적인 예는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기존 신용카드 등으로 미리 충전하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간편하게 커피를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선불 충전식 카드인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를 운용 중이다. 사용자가 6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간편결제 업체는 현재 60곳에 이른다. 간편결제가 급증하고 있는 건 e커머스(전자상거래) 환경에서 사용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쇼핑 시대에 중요한 한 축이 배송이라면 또 다른 한 축은 결제 분야다.  
 
e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하는 상품을 여러 쇼핑몰에서 비슷한 가격에 팔고 있다면 얼마나 빨리 받을 수 있는지, 얼마나 쉽게 결제가 가능한지가 매출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라고 말했다.
 
간편결제는 기존의 복잡했던 온라인 결제를 확 줄였다. 과거엔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하려면 몇 단계씩 인증을 거쳐야만 했지만, 간편결제를 이용하면 지문·홍체·비밀번호 등 한 단계의 인증만 거치면 결제할 수 있다.  
 
아예 인증 단계를 없앤 간편결제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e커머스나 기존의 유통 업체가 간편결제 경쟁을 벌이는 또 다른 이유는 고객의 결제 데이터 확보다. 간편결제는 고객을 붙들어 놓는 ‘록인(lock-in)’ 효과가 강하다. 여러 사이트를 옮겨다니며 할인폭이 큰 상품만 구매하는 이른바 ‘체리피커(cherry picker)족’을 붙드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보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초엔 한 간편결제 업체에서 이용자 몰래 수백만원이 결제되는 사고가 있었다. 현재 간편결제 업체는 e커머스 업체인 쿠팡을 제외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결제 때 인증 절차를 최소 한 단계 이상 두고 있다.  
 
쿠팡처럼 인증 단계를 아예 없애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부정 결제와 같은 사고 예방 차원이다. 쿠팡은 자체 부정 거래 탐지 시스템(FDS)을 두고 있어 인증번호 입력 절차가 없어도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쿠팡 측은 안전성에 대해 “FDS를 통해 고객의 구매 패턴을 파악하고 이상 신호를 감지하면 비밀번호 입력을 추가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상품 구매 등 결제에 사용하고 남은 충전금(미상환 잔액)도 논란거리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미상환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조6700억원에 이른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 늘어난 수준인데, 공시 의무가 없어 간편결제 업체가 이 돈을 어떻게 사용하고 보관하는지 소비자는 알 길이 없다. 업체가 파산하거나 충전금을 횡령하더라도 소비자는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다. 한국보다 앞서 간편결제가 인기를 끈 중국은 이미 이런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바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간편결제 선불충전금에 강도 높은 규제를 시행 중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알리페이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에 ‘비부금(备付金·지불준비금) 100% 교부규정’(선불충전금 전액을 인민은행에 맡기도록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업체가 파산하더라도 충전금은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  
 
우리 금융당국도 문제점을 인식해 간편결제 선불충전금의 외부 기관 보관·예치 등 보호 방안을 도입할 예정이다. 지금은 간편결제 업체가 충전금 대비 자기자본 비율을 20% 이상 유지하고, 10% 이상만 은행과 같은 안전 자산에 맡겨야 한다는 규정만 지키면 충전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정부는 또 결제 과정에서 간편 결제 업체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의 은행 계좌에서 상품·서비스 판매자 계좌로 돈이 바로 넘어가는 ‘마이 페이먼트(MyPayment·지급 지시 전달업)’ 서비스도 새로 도입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충전금 성격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고, 미상환 잔액 중 일정액을 금융회사에 에스크로 형태로 별도 예치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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