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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 전날도 SOS 쳤지만…최숙현, 6번 외면 당했다

민주당 “청문회 추진하겠다”
 

국가인권위·대한체육회 등 진정
정부, 사망 뒤에야 팔 걷어붙여

“빵 억지로 먹이고 무차별 폭행”
협회는 2월에 인지하고도 덮어

통합당 TF “추가 피해자만 8명”
민주당 “진상 규명 청문회 추진”

철인3종 경기(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인 고(故)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 선택 전날까지 정부에 수차례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 선수 가족은 지난 2월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최 선수가 소속했던 경주시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3월에는 인권위 진정을 취하하고 수사당국에 고소했다. 4월 들어선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지난달엔 대한철인3종협회에 진정했다. 최 선수 사망 전날(지난달 25일)에는 인권위에 다시 진정했다. 그러나 특별한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최 선수의 지인들은 “최 선수가 백방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모두 외면했다”고 호소한다.
 
문체부는 뒤늦게 최윤희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펼치기 시작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세부 내용은 비공개 사안”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일 고소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 중인 대구지검은 “최대한 공정하고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경북 경주시체육회도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최 선수 관련 청원 6건에 10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다. 대한체육회를 해체하라는 청원도 있다.
 
앞서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부산시청 직장운동부 숙소에서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나를 괴롭혔던)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선수는 경주시청 직장운동부에서 활동하다 올해 초 부산시청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 선수의 유족과 지인 등은 “최 선수가 경주시청 소속으로 활동하던 당시 감독과 팀닥터, 일부 선배로부터 폭언·폭행 등 가혹 행위를 당해왔다”고 주장한다. 최 선수가 모은 녹취록도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최 선수는 ‘체중이 늘었다’는 이유로 새벽 시간 빵 20만원어치를 억지로 먹고 토하고를 반복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하루는 ‘복숭아 1개를 몰래 먹었다’는 이유로 뺨을 20회 이상 맞고 가슴·배를 차였다고도 전해진다. 하지만 최 선수가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 A씨는 2일 경주시체육회 인사위에서 “나는 폭행하지 않았고, 오히려 팀닥터의 폭행을 말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회에서도 진상조사에 나섰다. 대한철인3종협회가 최 선수의 폭행·가혹 행위 피해를 지난 2월에 인지했지만 “아무 일 없다”는 경주시청 감독 말만 믿고 사건을 덮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래통합당 ‘고 최숙현 선수 사건 진상규명 및 체육인 인권 보호 TF’ 이양수 의원은 이날 “철인3종협회가 이미 2월부터 해당 사건이 문제가 돼 경찰에 넘어갈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새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감독의 말만 믿고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때 적절한 대응과 적극적인 조치가 있었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TF는 최 선수 외 추가 피해자들에 대한 후속 조치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용 의원은 “이틀 전 추가 피해자들과 면담을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파악된 추가 피해자만 8명에 달한다”며 “사실관계를 더 파악해 스포츠계 폭력을 뿌리 뽑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다. 임오경·김승원·유정주·이병훈·이상헌 의원 등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제의식이 부족한 지자체와 체육계, 소위 힘 있는 기관인 검찰과 경찰이 한 사람의 생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제2의 최숙현이 나타나지 않도록 진상 규명에 그치지 않고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중·윤정민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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