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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17 고객 “20년 쓴 번호 바꾸는 데 고작 30만원 보조”

오는 6일부터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이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종료한다. 2G 서비스를 상용화한 지 약 25년 만이다. 이에 따라 ‘011’ ‘017’로 시작하는 휴대전화 번호를 유지하던 SK텔레콤 2G 서비스 가입자 38만여 명(지난 달 기준)은 3G 이상 서비스로 갈아타야 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 결정에 비해 기업 측이 내놓은 지원책이 부실하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정부에 2G 서비스 조기 종료 승인을 신청했고, 6개월 만인 지난 달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를 승인했다.
  

SKT, 6일부터 2G 순차적 종료
단말기 구매 지원, 요금 할인 보상
원하면 내년 6월까지 ‘01X’ 사용

소비자들, 부실한 지원책에 불만
“구체적 보상 규정 마련할 필요”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기존 2G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3G나 롱텀에볼루션(LTE), 5G 서비스로의 변경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원 프로그램은 두 종류로 단말 구매 지원형과 요금 할인형이다. 그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단말 구매 지원형 프로그램을 택하면 2G 가입자들은 휴대전화 기기값 30만원과 24개월간 매월 이동통신 요금 1만원 할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요금 할인형 프로그램에 응하면 24개월간 매월 통신 요금의 70% 할인을 지원받게 된다. 두 경우 모두 24개월 약정이 조건이며, 중도 해지 때는 위약금이 발생한다. 다만, 희망하는 경우 내년 6월까지는 3G 이상 서비스에서도 ‘01X’ 번호를 유지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비교적 저렴한 휴대전화 기기와 저가 요금제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단말 구매 지원형 프로그램이,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나 고가 요금제를 희망하는 소비자에게는 요금 할인형 프로그램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이 같은 지원으로 2G 가입자들의 불편 최소화에 나섰다는 것이 기업 측 입장이지만 가입자 불만은 여전하다. 19년간 011 번호의 SK텔레콤 2G 서비스를 이용했던 직장인 이소연(39)씨는 “단말 구매 지원금 30만원을 내걸었다고는 하지만 저렴한 3G 단말을 쓰려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의미가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단말 구매 지원금 대신 무료 제공하기로 한 삼성전자 ‘갤럭시J2 프로’ ‘갤럭시A10e’, LG전자 ‘스마트폴더’ 등 단말은 출고가격이 30만원이 안 된다.  
 
이씨는 “요금 할인형 프로그램도 고가 요금제에 가입할 때나 유리하니 기업에서 일부러 고가 요금제로의 전환을 유도하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최미주(45·가명)씨도 “요즘처럼 공시지원금(휴대전화 구입 때 일정 기간 약정을 조건으로 이동통신사로부터 받는 지원금) 제도를 통해 수십만원을 받고 새 기기를 사는 시대에, 매월 통신 요금 1만원 할인을 고려해도 기기값 30만원 보조는 크게 미흡한 지원책”이라며 “20년 넘게 쓴 번호를 바꿔야 하는 상황도 씁쓸한데 기업에서 장기 고객을 푸대접한다는 생각까지 드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2G 가입자들은 “애초 원하는 게 보상이 아니었고, 보상이 없더라도 원래 번호를 유지하면서 3G 이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면 문제될 게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간 2G 가입자들은 이동통신사의 2G 서비스 종료(2012년 KT)나 조기 종료 계획 발표(지난해 SK텔레콤) 등 논란이 불거졌을 때마다 ▶휴대전화 번호는 국민 개인의 재산권과 밀접하게 연관되고 ▶미아 찾기 등 개인마다 번호 유지가 필요한 사정이 존재함 등을 이유로 ‘010’ 아닌 01X 번호 이용을 계속 허용해줄 것을 정부와 기업에 요청해왔다. 이와 달리 기업들은 2G 인프라 노후화로 서비스 유지가 어렵다는 점을, 3G 이상의 010 번호 가입자들은 형평성이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각각 이유로 01X 번호 유지 허용을 반대해 논란이 거셌다.
  
#이에 3만9000여 명이 가입한 010통합반대운동본부 소속 회원 633명은 지난해 5월 SK텔레콤을 상대로 01X 번호 유지를 허용해달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1심에서 패소한 데 이어 지난 달 24일 2심에서도 패소했다. 과기부의 이번 승인에다 사법부 판결까지 더해져 SK텔레콤 2G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국내에 얼마 안 남은 2G 가입자 수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과기부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약 89만2000명이 SK텔레콤 외에도 LG유플러스(47만5500명)와 알뜰폰(2만4500명)을 통해 01X 번호로 2G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 가운데 LG유플러스는 2G 등의 주파수 재할당이 필요한 내년 6월까지는 일단 2G 서비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이후에도 서비스를 유지할지 여부는 정하지 못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휴대전화 번호에 대해 개인은 국가가 정한 권리 범위 안에서 일시적 사용권만 가진다”면서도 “번호 체계 변경은 이용자 혼란 등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만큼 최대한 기존 이용자를 보호하면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향후 국가 정책에 따른 번호 체계의 변경에 대해선 더 투명하고 구체적인 이용자 보상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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