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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전 참모들이 본 트럼프 리더십은…편가르기, 권력 남용, 배신

 
최익재의 글로벌 이슈 되짚기 

맥매스터ㆍ볼턴 등 전 측근들 비판
트럼프 지지율 바이든에 9.3%P 뒤져
미시간 등 경합주 6곳도 바이든 앞서
승자 독식 선거제, 샤이 트럼프가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제품 전시회에 참석해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제품 전시회에 참석해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빨간불이 커졌다. 오는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양상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 매체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전국 지지율은 40%를 기록해 바이든 전 부통령의 49.3%보다 9.3%포인트 낮았다. 
 
특히 대선 승리의 분수령으로 여겨지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에 밀리고 있다.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플로리다 등 6개 경합주에서 모두 바이든이 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오히려 악재만 쏟아지고 있다. 악화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해 경기 침체, 인종 차별 시위, 중국과의 냉전이 대표적이다.
 
트럼프의 고전은 이미 예견된 것일지도 모른다. 트럼프 행정부에 몸담았던 그의 측근들은 이미 여러 차례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을 비판했었다. 이들이 지적한 트럼프 리더십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국내적으로는 통합보다는 갈등을 활용해 지지층 확대를 꾀하고, 국제사회에선 신뢰보다 이익만 좇는 독불장군이란 지적이다. 사익을 위한 권력 남용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①인종 차별ㆍ국민 분열 조장=지난 5월 말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자 전국적으로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배후에 실체가 없는 ‘안티파(Antifa)’라는 테러 조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트럼프는 미국민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그렇게 하는 척도 하지 않는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로이터=연합뉴스]

2017년 8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벌인 인종 차별 폭동인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사태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양쪽 모두 잘못이 있다"며 양비론 입장을 표명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당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대통령은 자기 생각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백인 지지층을 의식한 트럼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워싱턴 조야에선 "트럼프 대통령 재선 전략의 핵심 중 하나가 백인 지지층 결집"이라며 "이에 도움이 된다면 인종 차별 전략도 활용하겠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②동맹국·국제사회 신뢰 상실=트럼프식 외교의 큰 약점 중 하나는 신뢰보다는 배신이란 메시지를 심어줬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나라의 일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신고립주의 차원을 뛰어넘어 외교 상대방과의 관계 악화로 이어지기 쉽다.
 
2018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가 대표 사례 중 하나다. 시리아 내전에서 미군을 도왔던 쿠르드군에 대한 안전 보장을 책임지지 않고 미국만 전쟁에서 빠지겠다는 결정이었다. 이에 대해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유감스럽다. 쿠르드족에 대한 배신 행위"라고 비판했고 매티스 전 국방장관도 "동맹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고 가세했지만 트럼프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같은 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파기도 미국의 국제 신뢰도에 큰 상처를 줬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이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하고 있다는 걸 미국도 인정해야 한다"며 반기를 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미국을 제외한 P5+1(안보리 상임이사국+독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2017년 6월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때도 틸러슨 전 장관이 "불공평한 제약이 있더라도 탈퇴하지 않는 게 미국을 위해 나은 선택"이라고 반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95개국이 가입한 기후협약 탈퇴를 강행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③권력 남용으로 사익 추구=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펴낸 자신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 스캔들에 대해 조사하면 군사 원조를 하겠다고 압박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적인 일에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염두에 뒀다고 비판했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과 관련한 인종 차별 반대 시위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군을 투입하려 하자 "국내에서 연방군 투입은 매우 특별한 경우에만 해당되며 주지사의 요청이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여기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가세했다. "정규군 투입은 최후의 수단이며 현재 그런 상황 아니다"며 대통령의 권력 남용에 '항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연합뉴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연합뉴스]

트럼프 리더십은 현재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그가 유권자들의 신뢰를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따라 재선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은 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을 속단하긴 이르다. 미국 특유의 ‘승자 독식’ 선거제도와 ‘샤이 트럼프(Shy Trump)’ 세력 때문이다.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를 제외한 48개 주에서는 유권자 투표에서 한 표라도 이기면 모든 선거인단의 표를 차지하게 된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할 때도 전체 지지자 수에서는 287만 명 앞섰지만 선거인단에선 77명이나 뒤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개 표명하지 않는 샤이 트럼프 유권자가 얼마나 투표장으로 향할지도 변수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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