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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은 북한, 이인영은 국회, 서훈은 연속성…외교안보 교체의 의미는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후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왼쪽)을 국가안보실장은 서훈 국정원장(가운데)을 내정했다. 신임 통일부 장관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오른쪽)을 내정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후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왼쪽)을 국가안보실장은 서훈 국정원장(가운데)을 내정했다. 신임 통일부 장관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오른쪽)을 내정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외교안보 라인을 대폭 교체하며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후임으로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내정했으며, 새 국정원장 후보자로는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를 지명했다. 외교안보 라인 중 직접적으로 대북 문제를 담당하는 인사를 동시에 교체한 것이다. 통일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고, 국가안보실장은 이르면 오는 6일 임명된다.
 
이인영 후보자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으로 86그룹의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4선 의원으로 지난해에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돼 4·15 총선 압승에 기여했다. 강 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민주당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남북관계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시 평화로 가는 오작교를 다 만들 수는 없어도 노둣돌 하나는 착실하게 놓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입장을 밝히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며 미소짓고 있다. [뉴스1]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입장을 밝히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며 미소짓고 있다. [뉴스1]

서훈 내정자는 국정원 출신의 외교안보 전문가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정원장으로서 지난 3년여간 일해왔다. 현 정부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 내정자는 “우리의 대외·대북 정책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지속해서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우리의 동맹 미국과는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또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후보자는 ‘깜짝 발탁’으로 평가받는다. 박 후보자는 20대 국회에서 민생당 의원이었다. 문 대통령이 장관급 자리에 야당 인사를 발탁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박 후보자는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강 대변인은 박 후보자를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하였으며 현 정부에서도 남북문제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자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한다는 의미에서 국회의원 시절 의원회관 615호를 사용했다. 박 후보자는 페이스북에 “제 입에서는 정치라는 政(정)자도 올리지도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임 국가정보원장에 내정된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임 국가정보원장에 내정된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정의용 실장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내정했다. 정 실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안보실장으로서 지난 3년여간 한반도 현안의 최일선에 있었다. 정 실장은 “현재 한반도 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저는 그간 남북미 3국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2018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준비위원장을 맡아 실무를 총괄했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이번 인사로 대북 관계를 풀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치력이 있고 전략적 판단을 할 줄 아는 박지원 후보자를 전격 발탁했다는 것 자체가 대북 문제 해결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의미"라며 "3명의 인사 중 2명을 정치인으로 지명했다는 것은 임기 후반기 남북 관계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선대(先代) 관계를 중시하는 북한의 경향을 고려해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박지원 후보자를 국정원장에 앉힌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익명을 원한 대북 전문가는 “대북 관계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정의용-서훈'의 투톱 제제를 일부분 유지한 것"이라며 "이인영 후보자는 정치인으로서 특히 국회 협의 과정에서 역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각각 임명된 서훈 국가정보원장(왼쪽)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3일 청와대에서 대통령 인사 발표 후 소감을 밝힌 뒤 취재진에게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각각 임명된 서훈 국가정보원장(왼쪽)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3일 청와대에서 대통령 인사 발표 후 소감을 밝힌 뒤 취재진에게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호열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대북 채널을 새롭게 구축하는 데 있어서 박지원 후보자의 정보력·정치력 등이 적극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이번 인사에 대해 “유례없는 회전문 인사”라며 비판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청와대는 위기를 극복해나 갈 역량을 살피지 않았고, 자신들의 정책실패를 인정하지도 않았다”며 “변화된 대북 자세로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할 자리에는 작금의 위기상황에 책임이 있는 전직 대북 라인을 그대로 배치했다”고 평가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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