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두번 쉬어야 하는 ‘고된 공연’ 연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1일 서울 정동의 대한성공회성당에서 열린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독주. [사진 정근호/뮤직앤아트컴퍼니]

1일 서울 정동의 대한성공회성당에서 열린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독주. [사진 정근호/뮤직앤아트컴퍼니]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5)의 독주회는 1일 대한성공회 성당에서 오후 7시 30분에 시작했다. 1부에 40분을 연주한 후 15분 동안 중간 휴식이 있었고, 이어 35분 연주 후 다시 15분을 쉬었다. 3부에는 다시 30분 연주가 이어졌다.  
 
보통 음악회의 중간휴식은 한 번이다. 하지만 이날 임지영의 공연은 두 번의 휴식을 넣어 진행됐다. 연주자의 집중력과 체력이 필요한 ‘고된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임지영은 바이올린 한 대를 들고 혼자 무대에 섰다. 이날 세 번으로 나눠 들려준 곡은 총 6곡.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1685~1750)와 외젠 이자이(1858~1931)를 번갈아가며 연주했다. 바흐가 바이올린을 위해 작곡한 소나타 1번과 이자이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을 세트로 묶는 식이었다.
임지영이 해석한 바흐는 유난히 수직적이었다. 쉽게 들리는 멜로디의 선을 가로로 따라가기보다 화음의 구조를 세로로 강조했다. 바흐가 바이올린 독주를 위해 쓴 소나타와 파르티타는 한 대의 현악기로 마치 합주와 같은 효과를 내도록 쓰여있다. 임지영은 작곡가의 의도에 충실하기 위해 화음을 구성하는 모든 음에 무게를 싣고 충실한 사운드를 냈다.
 
200년 후의 작곡가인 이자이는 바흐의 기법에 영향을 받아 소나타 6곡을 썼다. 임지영이 바흐와 이자이를 교대로 배치한 까닭이다. 그는 이자이의 작품에서 바흐와 연결성을 강조하며 풍성한 소리를 끌어냈다. 젊은 연주자다운 싱싱한 기법이 공연장을 울렸다. 임지영은 2015년 벨기에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다. 20세의 어린 나이로 한국인 최초 우승을 해냈다. 이날 연주에서도 세계적 콩쿠르 우승자다운 기교와 힘이 뻗어 나왔다.
이날 공연은 오후 10시에야 끝났고 청중은 앙코르를 청할 수 없었다. 한 두 곡만 연주하기에도 까다로운 곡을 연이어서 소화한 ‘철인 공연’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임지영은 11일에 다시 한번 장정에 나선다. 역시 바흐-이자이로 묶어 총 6곡을 두 번의 인터미션과 함께 연주한다. 이렇게 해서 바흐와 이자이가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해 작곡한 총 12곡을 완주한다.
 
1일 서울 정동의 대한성공회성당에서 열린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독주. [사진 정근호/뮤직앤아트컴퍼니]

1일 서울 정동의 대한성공회성당에서 열린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독주. [사진 정근호/뮤직앤아트컴퍼니]

임지영은 “다른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무대에 혼자 서는 곡들을 지금 꼭 하고 싶었다”고 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다. “고통과 외로움을 견디고 있는 많은 분께 위안과 격려의 메시지를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무대에 혼자 서서 바이올린 한 대만으로 전해야 하는 무반주 곡을 선택했다”고 했다. 코로나가 시작된 올해 초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청중은 서로 1m쯤 떨어지게 놓인 간이 의자에 앉아 모든 음악을 홀로 이끌고 가는 임지영의 연주를 들었다. 하지만 임지영의 이날 연주는 특히 더 화성적이었고, 마치 다른 악기와 함께 하는 것처럼 화음의 구조가 선명히 들렸다. 임지영은 “음악은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며 “그 힘으로 청중이 평안함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지영의 바람대로 청중을 치유한 것은 음악, 그중에서도 여러 음이 함께 내는 화음의 힘이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