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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칼"부터 지휘권까지···추미애 반년 내내 윤석열과 싸웠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지 정확히 6개월 되는 날인 2일. 추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에 대한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대한 지휘·감독에서도 손을 떼라고도 했습니다.  
 
추 장관의 6개월을 키워드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추 장관에 대한 평가와 법조계가 바라는 점도 짚어봅니다.

 

윤석열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검 국정감사에서 공수처 설치에 대해 "공직 비리를 여러 군데에서 수사하면 서로 견제도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우상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검 국정감사에서 공수처 설치에 대해 "공직 비리를 여러 군데에서 수사하면 서로 견제도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우상조 기자

추미애 장관, 하면 윤석열 검찰총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검찰개혁을 잘 이끌어 달라", "검찰총장과도 호흡을 잘 맞춰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추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수술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확한 병의 부위를 제대로 도려내는 것이 명의"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지휘한 윤 총장을 겨냥했습니다.  
 
초반부터 압박의 강도는 상당했습니다. 추 장관은 취임 일주일 만에 '윤석열 사단'을 일거에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합니다.  
 
청와대 울산 선거 개입 의혹 수사를 진행했던 신봉수 중앙지검 2차장을 부산으로, 조국 일가 수사를 담당했던 송경호 중앙지검 3차장을 여주로 보냈습니다. 윤 총장을 보좌했던 대검 부장단(검사장급) 역시 부산, 제주 등으로 뿔뿔이 흩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윤 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는 '윤석열 패싱' 논란이 확산했습니다. 7월에도 검찰 인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추 장관은 울산 사건에 대한 공소장 공개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현 정권 관련 사건을 은폐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비등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추 장관은 "검찰 내부 통제장치가 필요하다"며 검찰 내 수사검사와 기소검사를 분리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이에 윤 총장은 "수사한 검사가 기소를 결정하는 게 맞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추 장관 취임 40여일 만에 일어난 일들입니다.

  

코로나19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월12일 서울 양천구 '외국인종합안내센터(1345콜센터)'를 방문, 국내 거주 외국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담 및 감염신고 통역 지원에 힘쓰고 있는 상담사들을 격려하고 코로나19 대응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사진 법무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월12일 서울 양천구 '외국인종합안내센터(1345콜센터)'를 방문, 국내 거주 외국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담 및 감염신고 통역 지원에 힘쓰고 있는 상담사들을 격려하고 코로나19 대응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사진 법무부]

계속 싸울 것만 같던 두 사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자동 휴전 상태가 됩니다. 추 장관은 역학조사 방해 등에 검찰이 강제수사하라고 지시합니다. 이는 '신천지'를 겨냥한 발언입니다. 당시는 정부가 방역 실패의 책임을 신천지 탓으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경찰의 압수수색영장을 반려했습니다. 당시 중대본이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이 "신자들을 숨게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에 따른 결정이었죠.

 
추 장관은 당시 교정시설, 인천공항 특별입국 심사 현장 등 코로나19 대응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추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검찰이 신천지 압수수색의 골든타임을 놓쳐 귀중한 CCTV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당시 이야기를 한 번 더 꺼냈습니다.
 

N번방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월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미성년자 등에 대한 성착취 불법 촬영물 유포한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 사건 등과 관련해 SNS 이용 성착취 등 디지털 성범죄 강력 대응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월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미성년자 등에 대한 성착취 불법 촬영물 유포한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 사건 등과 관련해 SNS 이용 성착취 등 디지털 성범죄 강력 대응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문 대통령이 'N번방' 사건 조사 확대를 지시하면서 추 장관의 관심사는 ‘디지털 성범죄’ 대응으로 넘어갑니다. 추 장관은 관련 피의자들에게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겠다고 밝힙니다.
 
검찰은 최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등 공범들을 ‘범죄집단’으로 결론 내리고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주로 폭력조직 등에 적용됐는데 디지털 성범죄에 적용된 건 처음입니다.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사례는 아직 없어 재판 결과에 따라 추 장관의 판단도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한 입법 성과도 있었습니다.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구매·저장한 사람은 물론 시청한 사람도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는 내용의 이른바 'N번방 방지법'이 시행됐습니다. 다만 여성계에서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라며 더 강력한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다시, 윤석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문받고 있다.[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문받고 있다.[연합뉴스]

다시 윤석열 검찰총장입니다. 4·15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직후 예상과 달리 윤 총장과의 갈등이 재현되지 않았습니다.
 
추 장관은 대신 일선 부장검사들과 연이은 만찬을 진행하며 검찰 조직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 나가려 했ㅃ습니다. 또 "형사부, 공판부 등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부서의 검사들을 발탁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특수부 중심의 검찰 시스템에 반감을 가졌던 검사들을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괜히 정치 9단이 아니다"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추 장관은 윤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이 연루된 강요 미수 의혹 사건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와 관련한 증언 강요 의혹 진정 사건의 배당 등 윤 총장의 결정에 연일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죠.  
 
수위가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 먹었다", "장관 말 들으면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해서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고 윤 총장을 겨냥했습니다. 1일 국회에서는 “더 지켜보기 어렵다면 결단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리고 2일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윤 총장에게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는 수사지휘를 내렸습니다. 윤 총장이 고분고분 따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서면 지휘는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천정배 장관 이후 사상 두 번째입니다.
 

6개월 어땠나, 앞으로는?

추미애 장관 취임 6개월간의 행보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나옵니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검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은 내부 구성원들도 이론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검찰개혁을 하려면 검찰 내부의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소통 행보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검찰 출신 미래통합당 김웅 의원은 "윤 총장 체제에 대한 비판 등 친문 지지자들을 위한 정치적 행보만 했다"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판단을 달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여권의 한 정치인은 "검찰개혁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가졌다"며 "공수처가 신설되면 그것이 제일 큰 개혁이고, 이것도 잘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응원했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강광우·이가영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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