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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추경 편성해놓고 미집행 예산 3년간 1조6375억원

2017~2019년까지 지난 3년 동안 매년 편성된 추가경정예산 가운데 그 해 집행하지 못한 예산이 총 1조637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같은 액수는 3년간 편성된 추경 예산 19조7000만원의 8.3%에 달한다. 정부가 "대책이 실효성을 발휘하려면 재정이 적기에 뒷받침돼야 한다"(정세균 국무총리·지난달 29일)며 추경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촉구했지만, 정작 편성된 추경 예산이 제때 쓰이지 못한 경우가 많았던 셈이다.
 

미집행 예산 상당수는 신규사업
이번에도 증액사업 24%가 신규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국회 예산정책처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추경 예산의 '당해연도 미집행액' 규모는 2017년 3524억원, 2018년 4343억원, 지난해 8508억원으로 나타났다. 미집행액은 회계연도 안에 정부가 지자체·공공기관에 예산을 보내지 못했거나 사업 계약도 체결하지 못한 금액을 의미한다. 다음 연도 예산 편성을 기다릴 수 없을 정도의 '시급성'을 요건으로 하는 추경 예산이 그 해에 쓰이지 않는 것은 법 취지와도 어긋난다. 결과적으로 사업 설계가 면밀하지 못했거나 시급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전체 추경 예산 대비 불용률은 2017년 3.2%, 2018년 11.1%, 2019년 14.6%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추경에서 고용노동부가 증액 편성한 일자리 관련 사업인 '국가기관 전략산업 직종훈련'(1016억원), '직업훈련 생계비 대부'(70억원), '전직 실업자 능력개발 지원'(124억원) 예산은 한 푼도 쓰이지 않았다. 76억원이 증액된 '일터 혁신 컨설팅 지원' 사업에선 2400만원(0.3%)만 집행됐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추경이 연례화되고 있으나 미집행 사업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민 혈세가 대규모로 투입되는 만큼 국회에서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 [임현동 기자]

장혜영 정의당 의원. [임현동 기자]

 
부실 사업 상당수는 본예산 때 없던 신규사업이었다. 3년간 추경 신규사업 247개 가운데 71개 사업(28.7%)에서 예산 집행률이 90%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추경에서도 신규사업인 '지진피해 지역 수립용역'(행안부·42억원), '용인시 노후 관로 정밀조사'(환경부·7억2800만원) 사업 예산이 전액 불용됐다. 2018년 추경에서 신설된 '소매물도 여객터미널 신축공사'(7억6000만원), '항만 육상전원공급설비 구축 기본계획 수립용역'(2억원) 사업도 예산이 전혀 집행되지 않았다.
 
이런 신규사업 비율은 이번 35조원대 '슈퍼 추경'에서 더 늘어났다. 증액사업 305개 가운데 73개, 비율로는 23.9%에 달한다. 지난 3월 1차 추경 때 신규사업 비율(11.9%)보다 배 이상 늘어난 비중이다. 코로나19 경제위기 상황에 맞춘 신규사업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여당이 압도적 다수를 점한 총선 결과와도 무관하지 않다. 정부 부처의 한 예산 담당 공무원은 "특히 이번에는 여당 의원들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에 참석하고 있어 우리 입장에선 사실상 기재부만 설득하면 된다"고 전했다. 
박홍근 예결위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2일 국회에서 열린 3차 추경예산안등 조정소위원회의에 참석,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도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심사에 불참했다. [임현동 기자]

박홍근 예결위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2일 국회에서 열린 3차 추경예산안등 조정소위원회의에 참석,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도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심사에 불참했다. [임현동 기자]

 
여당은 2일 나흘째 '추경 속도전'을 이어갔다. 여당 의원만 참석한 예산소위에선 전날 823억원을 감액한 데 이어 일부 '보류 사업'에 대해 794억원을 추가 감액했다. 민주당과 정부 부처 사이에 이견이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번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는 여당 의원들의 '지역 예산 챙기기' 증액 요구도 4000억원 가까이 제기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 사하갑이 지역구인 최인호 의원은 부산 소재 한국해양진흥공사 출자금 예산으로 3000억원 증액을 요구했고,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가 지역구인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전남 지방도로 예산을 17억5000만원 증액 요구했다. 비례대표인 양이원영 의원은 '불교 문화유산 보호 긴급지원'(88억원), '전통사찰 보존사업'(77억원) 등 불교계 관련 사업의 증액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일 "민주당 의원들이 염치없게도 무려 3700억이나 자기 지역구 예산들을 새치기로 끼워 넣었다"고 주장했다. 국회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이날 오후 예산소위 회의에서 "예결위나 일부 상임위에서 관련된 증액 요구가 있는 상태지만, 이미 요구한 의원 중엔 철회한 분도 계시다"면서 "개별적 지역 예산은 결코 추경 때 수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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