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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그린 뉴딜 정책이 성공적인 ‘녹색 신화’를 쓰려면

정태용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정태용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깊은 불황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와 연결고리가 많은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방역 문제와 경제 회복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통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의지로
장기적인 목표 세우고 추진해야

단기적으로는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이 목적이다. 장기적으로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를 통한 환경친화적인 사회·경제 시스템으로 개조하고 국가경쟁력 강화 및 기후변화 대응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미국발 금융 위기를 맞았던 2008년 당시 이명박 정부는 그린 뉴딜 정책을 통해 경제 회복을 강력하게 추진했고, 국제기구는 성공적인 경기 회복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녹색 성장의 공과는 객관적으로 평가돼야 한다. 임기가 2년도 안 남은 문재인 정부가 다시 그린 뉴딜 정책을 꺼내 들어 주목한다.당시보다 세계 경제 상황은 더 어렵고,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기에는 시간도 부족하다. 모든 여건과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우선 이명박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이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잘한 것은 계속 추진하는 정부의 지혜가 필요하다.
 
정부 주도의 대규모 재정 지출은 그린이든, 뉴딜이든 가능한 민간 부문의 자발적 노력과 잠재력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민간 부문과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민간 참여 확대 방안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민간 참여 방안이 대기업 위주의 조건으로 설정돼 중소기업이나 혁신기업의 새로운 시장 기회에 대한 진입장벽이 되면 안 된다.
 
재정 확대 방안 중 하나로 국채를 고려한다면 다음 세대의 참여 공간이 필요하다. 국채 발행은 결국 다음 세대의 자원을 미리 쓰는 것이니 그들과 대화하고 협의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가 주로 위원회를 구성해 이해당사자를 참여시켜 소통하던 방식은 20세기 방식이다. 민간과 다음 세대들이 다양하고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수시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민·관 소통 방식이 필요하다.
 
그린 뉴딜 정책은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를 구분해야 한다. 장기와 단기의 정책목표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기 경기 회복과 장기 녹색경제로의 전환 사이에 정책의 선택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정부의 인내가 필요하다. 당장의 경기 부양 효과만 기대한다면, 그린 정책의 장기적 이행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도 2030년까지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주요 국가들이 약속하는 ‘2050년 온실가스 제로 계획’을 과감하게 발표하는 것이 그린 정책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그러나 거꾸로 온실가스가 증가하고 있다.
 
2017년 한국은 세계 7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다. 2018년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1t으로 일본과 독일(각각 약 8t)보다 훨씬 많다. 한국·일본·독일은 모두 제조업 기반의 경제이지만, 유독 한국만 온실가스 배출 증가가 빠르다는 것은 녹색경제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의 과감한 장기 목표 설정은 정책 당국자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과 의지가 필요하다. 지금 당장 급한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장기적인 목표 없이 그린 정책을 지속해서 시행하기는 어렵다.
 
이번 기회에 어렵더라도 과감한 장기 목표를 설정해 한국 경제의 녹색 전환과 국제 신뢰를 얻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녹색 신화는 2050년 온실가스 제로를 천명하는 것으로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태용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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