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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밀린 빚 갚아라” 이스타에 열흘이 주어졌다

제주항공, 이스타

제주항공, 이스타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던 제주항공이, M&A 성사를 위해서는 이스타항공이 미지급 채무를 자체 해소하라고 요구했다. 이스타항공이 이를 모두 해결하려면 당장 열흘 안에 최소 830억원 이상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할 여력이 없는 이스타항공은 사실상 파산 수순에 돌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제주항공, M&A 선결조건 요구
밀린 임금·리스료 등 최소 830억
열흘 내 해결 못하면 파산 위기

2일 다수의 항공업계 고위 관계자 증언을 종합하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지난 1일 ‘10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자체적으로 해소한 뒤, M&A 거래 종결(deal closing)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자’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다. 선결 조건의 핵심은 이스타항공의 미지급채무다. 양사가 지난 3월 2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이후 이스타항공에 쌓인 빚을 이스타항공이 먼저 갚아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종결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빚의 규모를 항공업계는 최소 830억원에서 최대 11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다른 M&A 선결 조건도 걸림돌이다. 제주항공은 그간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타이이스타젯)이 항공기를 임차하는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이 채무(3100만 달러·약 373억원)를 지급보증한 사안을 해소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은 지난 1일 제주항공 측에 발송한 서한에서, 한 금융회사가 해당 계약을 대체보증하는 방식으로 지급보증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대체보증 계약서와 같은 증빙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급보증을 해소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도 제주항공은 지난 3월 체결한 SPA 계약서상 일부 문구 수정을 추가로 요구했다는 것이 항공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스타항공이 단시일에 수백억원을 조달할 수 있느냐다. 이스타항공은 이미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이다. 보유하고 있던 현금은 이미 완전히 바닥나 완전자본잠식(-1042억원·1분기 기준)상태고, 협력사에 대금을 연체 중이다. 지난 2월부터 임직원에게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노사 간담회에서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 돌입 시 기업 회생이 아닌 기업 청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열흘 후 이스타항공이 파산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조종사 노조)은 “제주항공과 애경그룹이 5월부터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며 “1600여 명의 이스타항공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는다면 제주항공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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