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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지시에 종부세 강화 ‘급물살’…1주택자도 세금 껑충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21대 국회의 최우선 입법 과제로 추진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내린 지침이다. 21번에 이르는 대책에도 끓어오르는 부동산 경기를 잡지 못하자 문 대통령이 나서 종부세 강화 법안을 지목했다.

 
관련 법안 국회 통과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여야 합의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법안을 폐기해야 했던 20대 국회와는 상황이 다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76석을 차지한 ‘거여’ 구도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오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긴급 보고를 받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 모습.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일오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긴급 보고를 받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 모습. 뉴스1

기획재정부는 20대 국회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 종부세 관련 법안대로 21대 국회에 재발의한다는 방침을 지난달 이미 밝혔다. 2019년 12ㆍ16대책 때 발표된 내용이다.

 
이 안에 따르면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을 한 채 이상 갖고 있다면 강화한 종부세가 적용된다. 1세대 1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외(일반) 2주택 이하 소유자에 적용하는 종부세율이 과세표준 구간별로 0.5~2.7%에서 0.6~3.0%로 0.1~0.3%포인트씩 올라간다. 3주택 이상, 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에 대한 종부세율은 0.6~3.2%에서 0.8~4.0%로 0.2~0.8%포인트 상향 조정된다.
  
종합부동산세 과표구간별 세율 상향조정.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종합부동산세 과표구간별 세율 상향조정.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종부세 ‘철퇴’는 개인만 향하지 않는다. 법인 대상 종부세 강화 내용도 최근 추가됐다. 지난달 17일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 방안’이다. 종부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법인을 설립해 세금을 회피하는 ‘꼼수 투자’를 막기 위한 조치다.  

 
이 안에 따르면 내년 6월부터 법인이 가진 주택에 종부세 최고세율(3~4%)이 일괄 적용된다. 법인 보유 주택에 대한 종부세 6억원 공제 혜택도 없어진다. 공시가 총액에 따라 별도의 공제 없이 종부세를 내야 한다. 법인이 매입한 조정대상지역 내 장기 임대등록 주택도 종부세 대상이 들어간다. 원래 법인의 8년 장기 임대 주택(수도권 6억원, 비수도권 3억원 이하)은 종부세 비과세였다.  
 
지난 총선 때 야당은 물론 여당 쪽에서도 종부세 강화 방안이 과도하다며 완화 주장이 나왔지만 이에 대해 기재부는 일찌감치 선을 그은 상태다. ‘원안 대로’를 고수하는 중이다. 야당의 완화 법안은 본체만체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서울 강남갑)은 1주택자를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개정 법안을 발의했다. 배현진 통합당 의원(서울 송파을)도 종부세 부과 기준을 상향해 대상자를 줄이는 내용의 법안을 상정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검토한 바 없다”고 못 박았다.

 
정부 입법안은 7월말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고 9월말 국회에 제출하는 게 보통 일정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지시로 상황이 급박해졌다. 12ㆍ16 종부세 강화 대책 때 했던 것처럼 의원 입법으로 ‘속전속결식’ 법안 처리를 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꺼내 든 종부세 강화 카드로는 이미 끓어 넘친 부동산 경기를 잡기엔 역부족이란 전문가 진단이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종부세 강화는 집값이 오를 때는 별다른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며 “자고 나면 1~2억씩 집값이 오르는데 100만~200만 원 세금 올려봐야 지금 매수세 잠재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풍을 우려했다. 애꿎은 실수요자만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집값이 올라도 실거주하는 사람들은 당장 소득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증세에 대한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권 교수는 지적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위원도 “이미 정부가 보유세(종부세와 재산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 가격을 올리고 있는데 보유세까지 강화하면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이상은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수석위원은 “당장 집값이 오를 때는 (종부세 인상이) 큰 부담으로 안 느껴지겠지만 향후 집값이 정체되거나 떨어질 때 오히려 효과가 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조현숙ㆍ김남준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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