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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윤석열 격돌 '정점' 찍었다…6개월 갈등의 전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월25일 ‘민주당 초선 의원 혁신포럼’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말 대검 국정감사장에서 개회를 기다리는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월25일 ‘민주당 초선 의원 혁신포럼’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말 대검 국정감사장에서 개회를 기다리는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연합뉴스]

반년 넘게 이어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 격돌 상황이 ‘지휘권 발동’으로 정점을 찍었다.

 
추 장관은 지난 1월 장관 취임 직후부터 현재까지 윤 총장과 계속해서 갈등을 거듭해 왔다. 검찰 인사·조직 개편 등으로 대립해 왔던 두 사람은 채널A 강요미수 의혹으로 인해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치게 됐다.
 

‘추다르크’ 왔다…첫 일성부터 개혁 외쳐

 
지난해 12월 청와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추 장관을 지명했다. 추 장관은 ‘추다르크’라는 별명이 붙여질 정도로 강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일성으로 “검찰 개혁은 시대적 요구”라고 외쳤다.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 임명 전부터 그와 윤 총장이 대립 구도에 서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특유의 ‘형님’ 리더십으로 검찰을 이끌어왔던 윤 총장과 수사권 조정 및 정권 관련 수사 등 사안에서 마찰을 빚을 것이라는 추측에서였다.
 
추 장관은 특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많이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신뢰를 회복하는 조직 재편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학살’로 평가되는 대규모 검찰 인사의 예고편이 된 셈이다. 추 장관은 지난 1월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중앙포토·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중앙포토·연합뉴스]

추미애·윤석열, 검찰 인사로 정면충돌

 
추 장관은 지난 1월 검찰 인사 관련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 윤 총장에게 일정을 전달했다. 그러나 검찰은 법무부가 갑자기 인사위원회 개최를 알리고, 논의 직전에 윤 총장을 호출했다며 반발했다. 법무부가 확정된 인사안을 ‘통보’했다는 취지로, 법무부와 검찰은 계속해서 신경전을 벌였다.
 
이후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급 인사에서는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검찰 간부들이 줄줄이 좌천성 인사 대상이 됐다. 윤 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대검 참모들은 대거 한직으로 한꺼번에 옮겨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의 의견이 ‘패싱’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같은달 이뤄진 중간간부·평검사 인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윤 총장은 대검 중간간부들의 ‘전원 유임’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정권 관련 수사를 해 오던 서울중앙지검 차장들과 대검 과장들 대부분이 교체됐다.
 
추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당시 인사에 대해 “검찰총장이 제 명(命)을 거역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도 “‘비정상의 정상화’로,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조직 개편 등에서도 연일 질타

 
추 장관은 검찰의 직접 수사를 대폭 축소하는 취지의 직제 개편 단행을 추진했다. 반부패수사부·공공수사부·외사부 등 일부를 형사부로 전환하는 등의 내용이다. 추 장관은 또 검찰이 기존 직제에 없는 조직을 설치할 경우에는 사전 승인을 받도록 특별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검찰은 전담 수사 부서의 존치가 필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지만, 직제 개편은 이뤄졌다. 아울러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대해서도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현 열린민주당 국회의원) 기소 과정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추 장관은 ‘적법 절차를 위반한 날치기’라고 입장을 밝히며 전결 처리를 지시한 윤 총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9월25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29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에서 개회사를 마친 후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9월25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29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에서 개회사를 마친 후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뉴스1

 

한명숙·채널A 의혹으로 갈등 구도 격화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 갈등은 최근 불거진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 위증교사 의혹과 채널A 강요미수 의혹에서 격화됐다.
 
추 장관은 한 전 총리 뇌물수수 사건 수사팀의 위증 강요 의혹과 관련해 윤 총장의 조치를 정면 비판, 인권감독관실이 아닌 대검 감찰부에서 직접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혁신포럼’에서는 “장관 말을 들으면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해서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고 윤 총장을 질타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측근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채널A 강요미수 의혹에 대해서는 한 검사장에 대한 법무부의 직접 감찰 카드를 꺼냈다. 아울러 한 검사장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 조치해 일선 직무에서 배제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6월2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앉아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6월2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앉아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추미애, 지휘권 발동…공문 보내

 
추 장관은 2일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을 발동했다. 윤 총장이 결정한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해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라는 것이다. 지휘는 공문을 통해 이뤄졌고, 수신인은 윤 총장이다. 전날 추 장관이 국회 법사위 긴급현안 질의에서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면 저도 결단할 때 결단하겠다”고 언급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조치다.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서면 지휘는 노무현 정부 때 천정배 당시 장관 이후 처음으로, 사상 두 번째다. 천 전 장관은 지난 2005년 강정구 교수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지휘했고, 김종빈 당시 검찰총장은 이를 수용한 뒤 “검찰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며 사퇴했다.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전례에 비춰봤을 때 사실상 윤 총장의 사퇴를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장관이 결단을 언급하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은 사실상 윤 총장에게 스스로 사퇴할 것을 요구한 의미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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