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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불빛이 날 따라온다…'AI 알바생' 3세대 편의점 가보니

1일 오후 서울 중구 수표동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Dual Data Revolution)점. 평범한 거리 편의점에서 무인 시스템을 완비한 3세대 스마트 편의점으로 변신한 첫 점포다. 유리문 앞에 설치된 출입인증 단말기엔 ‘무인’이라고 적힌 빨간 불이 들어와 있다. 신용카드를 넣자 신분이 확인되면서 자동문이 열렸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다시 발판 위에 서야 한다. 스마트 폐쇄회로(CCTV)가 얼굴을 찍어 2차 인증을 한다. 한 번에 1명만 들어가도록 마련된 안전장치다. 
 
1일 서울 중구 수표동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점의 계산 로봇 '브니'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영선 기자

1일 서울 중구 수표동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점의 계산 로봇 '브니'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영선 기자

첫발을 딛자 편의점 바닥엔 푸른 불이 들어왔다. 92㎡(28평) 매장 바닥엔 다목적 전자 인식 셀 54개가 설치돼 있어 소비자의 움직임을 실시간 저장한다. 이 동선 인식 시스템 덕에 소비자가 무엇을 샀는지, 각 제품을 고르는데, 얼마나 걸렸는지, 중간에 얼마나 돌아다니며 다른 제품을 봤는지 등을 가늠할 수 있다. 
 
계산은 인공지능(AI) 결제 로봇 ‘브니’가 담당한다. 카드나 각종 페이, 핸드페이(손바닥 정맥 인증)를 쓸 수 있다. 성인인증을 하면 스마트 자판기에서 담배도 살 수 있도록 했다. 택배를 보내거나 할인행사 문의에 대한 응대도 모두 직원을 대신할 무인 시스템을 갖췄다. 이날 공개된 ‘김펭구 택배’는 카카오톡을 이용해 택배를 접수하고 배송비를 결제할 수 있다. 매장에선 카톡으로 받은 바코드를 스캔한 뒤 송장을 출력해 택배에 붙이면 된다.
 
1일 문을 연 서울 중구 수표동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점에서 공개된 무인 택배 시스템 '김펭구 택배'. 전영선 기자

1일 문을 연 서울 중구 수표동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점에서 공개된 무인 택배 시스템 '김펭구 택배'. 전영선 기자

 

무인점포, ‘인건비 전쟁’ 끝낼까

‘365일 24시간 급한 생필품을 바로 살 수 있는 곳’. 편의점의 정의다. 인건비가 오르고 매출이 꺾이면서 편의점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전제가 위기에 처했다. 현재 세븐일레븐 점포(1만여개) 중 20% 이상이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다. 장사를 오래 할수록 손해가 막심한 점포는 갈수록 증가한다. 점포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편의점 아르바이트 직원 한 명을 쓰는 비용은 연간 3000만원이다. 이에 부담을 느낀 경영주와 가족이 정상적인 생활을 포기하고 편의점 운영에 매달리는 상황이 속출한다. 
 
 1일 서울 중구 수표동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점. 바닥에 동선 인식 셀 54개가 깔려 있어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유제품 진열대 앞에 선 소비자 발밑 셀에 파란 불이 들어왔다. 전영선 기자

1일 서울 중구 수표동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점. 바닥에 동선 인식 셀 54개가 깔려 있어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유제품 진열대 앞에 선 소비자 발밑 셀에 파란 불이 들어왔다. 전영선 기자

24시간 영업을 유지하려는 편의점 본사와 손님이 없는 시간은 문을 닫고 싶어하는 가맹점주 사이 분쟁이 잦은 이유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무인점포는 오래 논의됐지만, 보안과 안전 문제로 도입이 지연됐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2017년부터 편의점에 기초적인 셀프 계산 시스템을 도입하거나(1세대 스마트 점포), 이미 신분 인증을 마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수 상권(공장이나 사무실)에 결제 AI 등을 도입한 형태(2세대 스마트 점포) 등을 실험하면서도 이를 일반 길거리 점포로 확대하는 것은 망설여왔다. 하지만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시스템 선호, 매출 감소, 인건비 상승 예고 등으로 확대 쪽으로 급물살을 타면서 3세대 스마트 점포가 탄생했다.   
2017년 5월 처음 등장한 세븐일레븐 스마트 편의점 시그니처 1~3세대 특징

2017년 5월 처음 등장한 세븐일레븐 스마트 편의점 시그니처 1~3세대 특징

 
가맹점인 시그니처 DDR점의 경우 그동안 아르바이트 직원 5명을 고용해왔다. 임연수 사장(가맹점주)은 “시스템이 안정화되면 평일에도 무인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며 “하루에 단 몇 시간이라도 야간 근무를 줄이면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8590원)보다 최대 16.4% 오른 1만원(현재 노동계 요구 기준)까지 갈 수 있다. 하루 2~3시간씩만 무인으로 운영해도 월 100만원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우선 주말 야간 시간대에 무인 형태로 운영해보고 이후 사람이 없는 시간을 확대할 예정이다. 앞으로 무인 편의점 시스템이 고도화되면 경영주가 혼자 운영하는 ‘아르바이트생 없는 편의점’ 모델로 갈 수도 있다.             
 

기민한 안전 시스템 마련이 관건  

스마트 점포 무인 시스템 정착까지 걸림돌도 있다. 코리아세븐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점포 내 사고다. 직원 없는 점포에서 소비자가 다치거나 위해를 당하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화재, 기물 파손 등 위험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1일 서울 중구 수표동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점. 무인 운영 상태에선 안전을 위해 신용 카드, 페이 등으로 인증해야 들어갈 수 있다. 전영선 기자

1일 서울 중구 수표동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점. 무인 운영 상태에선 안전을 위해 신용 카드, 페이 등으로 인증해야 들어갈 수 있다. 전영선 기자

 
세븐일레븐 DDR점엔 무인경비시스템을 도입하고 비상벨을 3곳에 설치했다. 점포 내 CCTV 12대가 실시간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점포 밖에도 카메라가 있어 전체를 조망하며 사고에 대비한다. 실제로 비상벨을 눌러 무인경비시스템을 가동해보자, 편의점 바닥 센서에 일제히 빨간 불이 들어오고 거센 경보음이 올렸다. 문제가 생기면 연결된 경비업체가 5분 내 출동한다는 설명이다. 
1일 서울 중구 수표동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점 비상벨. 편의점 3곳에 있어 비상벨을 누르면 5분 내 경비업체가 찾아온다. 무인 편의점 시스템 운영의 승패는 안전확보가 결정할 전망이다. 전영선 기자

1일 서울 중구 수표동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점 비상벨. 편의점 3곳에 있어 비상벨을 누르면 5분 내 경비업체가 찾아온다. 무인 편의점 시스템 운영의 승패는 안전확보가 결정할 전망이다. 전영선 기자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 사람이 상주하는 것만큼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범 운영 기간 내 생길 수 있는 변수를 모두 파악해 대처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편의점을 드나들 때 신분을 인증해야 하는 시스템을 번거롭게 여길 여지도 있다. 이럴 경우 경쟁 편의점에 손님을 빼앗기게 되는 점이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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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은 스마트 점포 구축 비용도 과제다. 코리아세븐은 현재 이 비용은 대외비로 하고 있다. 첫 스마트 점포인 시그니처 DDR점 구축 비용은 본사가 부담했다.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 운영과 관리에 추가 비용이 얼마나 더 들지는 현재로는 미지수다. 
 
코리아세븐 김영혁 경영전략부문장(디지털 혁신부문장)은 “스마트 편의점이 늘수록 시스템 구축 비용은 내려간다”며 “24시간 열려있어야 하는 편의점 사업의 본질을 지키면서 점주의 수익을 보호하는 미래형 편의점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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